영화리뷰

사랑이 지나간 자리

작성자
KReporter3
작성일
2022-09-19 16:21
조회
146

가족 추천 영화로 미국 울루 그로스바드의 1999년 작품을 소개한다. 영화는 1988년의 미국 시카고 마을에 있었던 실화이다. 사진작가로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 가고 있는 베스는 어느 날 세아 이를 데리고 동창회에 가게 된다. 그런데 그곳에서 둘째 아들을 잃어버리게 되면서 가족이 갈등을 겪게 되는 이야기이다. 어느 날 빈센트는 장난꾸러기 벤 동생이 뚜껑이 닫혀서 갇혔던 걸 꺼내 준다. 빈센트는 엄마 베스(Beth Cappadora: 미셀 파이퍼 분)가 동창회에 데려간다고 하자 가기 싫다며 아빠 팻(Pat Cappadora: 트리트 윌리암스 분)을 따라가길 원했다. 동생인 벤도 싫고 캐리도 싫은 빈센트는 투덜거리며 가족사진을 찍고 엄마를 따라간다. 와중에도 빈센트는 아빠랑 집에 있고 싶다는 얘기를 했으나 엄마는 듣지 못한다. 복잡한 동창회에 무엇 때문에 아이 셋을 데리고 갔을까? 둘은 남편에게 맡기고 한 아이만 데려갔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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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의 가족


 


고등학교 동창회에 도착하자 캐리의 대모라며 엘렌이 아이를 안아준다. 베스는 아이 셋을 데리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친구가 등록하고 결재했다. 오늘 베스는 사진작가로 패션 촬영도 해야 한다. 베스는 빈센트에게 벤을 맡기고 체크인을 다녀온 사이 벤이 보이지 않았고 빈센트는 목이 가렵다고 했다. 순식간에 사라진 벤을 친구 엘렌과 찾아보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워낙에 숨바꼭질을 좋아하는 벤이라 호텔 구석구석을 다니며 3살짜리 남자애를 찾고 물어봤으나 허당이었다. 친구는 방송실에 올라가 도움을 청했다. 베스의 아들을 다 함께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고 인상착의를 말해 주었다. 결국 수사 협조까지 받게 되는 데 경찰은 되도록 5시간 안에 찾는 게 답이라고 했다. 부주의로 아이를 잃은 엄마가 된 베스는 오열하며 소리 질렀다.


 


방송 취재 기자들이 들이닥쳤다. 베스를 인터뷰한 영상이 뉴스로 방영된다. 막내와 빈센트는 친정 엄마에게 맡기고 대대적으로 벤을 찾는 전단지가 뿌려진다. 베스의 친구들이 찾아왔으며 동참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자원봉사자들은 줄어들었다. 경찰들은 벤 찾는 일에 적극 협조했다. 가짜 신고가 계속 들어오고 벤이 죽었다는 소문까지 퍼졌다. 경찰 팀장 캔디는 웃으며 이겨내자고 했다. 결국 6주 만에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벤의 인형을 보고 울컥하자 빈센트는 엄마를 꼭 안아준다. 남편은 전화를 하지만 베스는 종일 일어나지도 못한다. 와중에 빈센트는 게임을 했다. 베스는 빈센트를 학교에서 데려오는 시간이 늦어지고 잊어버리기도 했다. 베스는 점점 누워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퇴근해오는 남편이 와도 막내가 울어도 잠만 잤다. 빈센트가 막내에게 우유를 먹였고 화가 나 화병을 깨트리기도 한다. 베스는 벤을 찾는 전단지를 버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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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을 찾는 자원봉사자들


 


가을에서 겨울이 되었다. 가족이 모이는 성탄절에 빈센트는 선물을 받고 기뻐했다. 할머니는 벤 선물까지 사 왔다. 돌아오면 가족이 잊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란다. 그러나 베스는 어머니께 떠들썩한 파티보다 푹 자고 싶었다고 큰소리쳤다. 다들 놀라 베스를 바라봤으나 오히려 다 끝난걸 왜 받아들이지 못하느냐고 따졌다. 임신한 동생이 따졌고 파티가 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그때 빈센트는 산타에게 벤을 선물로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월간지에 벤의 이야기로 쌓여 있던 전단지는 동이 났다. 친구와 남편의 권유로 베스는 다시 사진 찍는 일을 시작한다. 어느 정도 활기를 되찾을 때 남편은 아이를 하나 더 낳자고 했다. 베스는 벤의 대체품 같아 싫다며 아버님과 식당을 열고 싶다고 했다. 베스는 거대한 눈더미 밑에 서있는 느낌이라면서 무너지면 파묻힐 거라고 했다. 둘은 이일로 심하게 싸웠고 막내 캐리의 괴성에 멈췄다. 빈센트는 아빠에게 엄마가 벤이 보고 싶은 거라고 입장을 대변해 주었다.


 


9년 후 이탈리안 팻은 레스토랑을 열었고 빈센트와 캐리도 부쩍 자랐다. 새집 새 식당 정말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베스의 표정도 한결 밝아졌다. 어느 날 남자아이가 잔디 깎는 알바를 하겠다고 왔다. 베스는 순간 아이가 벤과 닮았다고 생각하면서 오늘 당장 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잔디 깎는 벤의 모습을 촬영했다. 그러다 필름을 가지러 간 사이 휘발유가 떨어졌다면서 내일 오겠다는 아이의 메모지를 발견한다. 사진을 인화하던 베스는 팻이 퇴근하자 보여준다. 전문가가 예측한 벤의 8살 얼굴과 거의 일치했다. 이튿날 팻은 출근하지 않고 부모님께 사실을 알리고 경찰에도 연락했다. 그러나 모든 건 절차가 필요하며 무엇보다 베스 부부 자녀라는 확신이 필요하다. 영장도 준비됐고 지문도 벤과 똑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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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벤)의 새아버지 조지


 


엄마는 빈센트를 불러 사진 속에 아이가 벤 같다고 설명했다. 그들을 연행하러 경찰차가 출동했다. 베스는 집에 있으라는 경찰의 말을 무시하고 두 블록을 뛰어갔으나 제지당한다. 조지 카라스를 부르고 12살 샘이라는 아이가 살고 있는지 확인했다. 그러면서 유괴죄로 체포한다고 했다. 1988년 6월 3일 벤 카파 도라를 납치한 협의다. 사건의 전말은 베스의 친구 세실은 1985년 아기를 낳았는데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벤이 태어난 해였다. 세실은 신경쇠약으로 입원까지 했다고 한다. 3년 후에 퇴원해서 동창회에 왔다가 벤을 보고 납치하게 된 것이다. 미시애 폴리스로 잠수를 탄 뒤 조지를 만나서 결혼을 한 거였다. 조지는 벤을 입양했고 이 동네로 이사를 오게 된 것이다. 5년 전 세실은 자살했다고 한다. 경찰 캔디(Candy Bliss : 우피 골드버그 분)는 전에 세실과 인터뷰하며 차까지 마셨음에도 몰랐던 자신의 책임을 질책했다. 조지가 벤을 의심 없이 입양한 것은 세실이 속였기 때문이고 경찰도 감쪽같이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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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벤)을 축하하는 파티


 


바깥에는 기자들의 취재로 출입이 불편했다. 조지 집에서 벤을 데려왔다. 모든 게 안정되는 듯 보였으나 벤도 형도 힘들어했다. 주일엔 교회에 함께 갔다. 성도들은 벤이 돌아온 걸 축하해 주었다.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함께 춤을 추었다. 어깨동무 피코 춤을 추며 흥겨운 시간을 보낸다. 밤에 조지가 샘의 사진과 의료기록과 성적표를 갖고 왔다. 아이의 상태를 파악하기에 좋은 자료였다. 조지는 소중한 아내와 아들이었다고 했다. 납치된 아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샘은 농구 원정단으로 뛰고 있으며 6학년 형들과 같이 하고 있다. 형과 샘은 농구를 하면서 차츰 친해져 갔다. 그러다 게임 중에 샘을 치고 쓰러지게 하는 사고를 친다. 아버지 팻은 소리를 지르며 형 탓을 했다. 사고 안치는 날이 없다면서 샘을 감싸고돌자 민감하다고 소리 질렀다.


 


베스는 벤에게 어릴 적 옷을 꺼내 보여 준다. 아기 옷에서 향나무 냄새가 났다. 아직 아줌마라 부르며 조지 아버지를 만나도 되냐고 물었다. 가족이 모이는 추수 감사절에 벤은 할머니 집에 간다고 했다. 추수 감사절 가족이 함께 하는 거라 협상 불가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팻이 운영하는 식당엔 손님이 넘치고 빈센트는 친구가 많다. 빈센트는 농구팀 선발전으로 바쁘고 샘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괜찮아지길 바랬다. 1871년에 시카고에 대형화재가 났고 시카고에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불이 나서 마을 전체가 탔다. 베스는 샘은 그때 죽었던 사람들이 묻힌 묘지에 가서 촬영했다. 베스는 '우리가 널 사랑하는 걸 알지?' 하면서 안아주었다. 그동안 널 얼마나 안고 싶었는지 모른다고 했으나 샘은 그분들이 항상 안아 주셨다고 답했다. 베스가 샘에게 바라느게 있느냐고 묻자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 즉 조지 아빠에게 가는 거라는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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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와 엄마 베스


 


이튿날 아침에 샘이 없어졌다. 자신이 살던 집으로 가서 잠을 자는걸 조지와 빈센트가 데려왔다. 이문제로 샘과 가족들은 갈등하기 시작했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샘과 현실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다. 조지는 다시는 집에도 안 갈 거라고 하자 샘이 진심으로 행복하게 사길 원했다. 조지는 샘이 슬퍼 보인다면서 좋은 가족이 돼 달라고 부탁했다. 팻은 다 같이 행복하길 진정 바랬다. 그러나 샘이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걸 뻔히 아는 베스는 자신들이 꼭 납치범 같다고 했다. 샘을 돌려보내자는 베스와 그렇게는 못한다는 팻이 팽팽히 맞섰다. 결국 샘은 조지 아버지 곁을 선택해서 떠났다. 베스는 아들이 떠나자 아픈 가슴에 오열했고 팻은 허전해 담배를 피웠다. 다시 일상을 찾으려 베스는 사진에 몰두했다. 반항심이 있던 빈센트는 몰래 나가 사고를 저질러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고 갇히게 된다. 베스와 빈센트는 손을 잡고 울었다. 빈센트를 데려가라는 연락을 받았다. 힘든 베스는 팻에게 이번 일은 잊어 달라며 자신을 사랑해 달라고 부탁했다.


 


샘이 면회 와서 형이 그리웠다며 집 나온 걸 후회한다고 말했다. 샘은 트렁크 속에서의 익숙한 냄새로 3살 때 옷장 속에 갇혀다가 형 도움으로 나왔던 것을 기억해냈다. 밤중에 샘이 농구공을 갖고 나타났고 둘은 시합을 했다. 그러면서 이젠 안 돌아갈 거라고 하면서 큰 트렁크를 보여준다. 지난주에 조지 아버지와 대화했고 밤에 온 이유는 괜히 일 커지는 게 싫어서라고 했다. 가방을 들던 빈센트는 샘에게 3살 때 네 손을 놓았다고 자백했다. 그리고 꺼지라고 했다는 말에 벤은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 둘은 그렇게 다시 내기 농구를 한다. 지는 사람이 가방을 들기로 하는 데 2층에서 부모가 지켜본다. 그리고 입맞춤으로 모든 걸 받아들이고 이해했다. 가족이란 이런 것 같다. 조건 없이 받아들이는 것, 벤은 키워준 아빠 조지가 정이 들어서 처음엔 힘들었지만 형과 부모의 사랑을 알고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아들을 잃어버리고 힘들었을 베스 가족.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다시 행복하고 단란한 가족이 될 것이다.


 


동창회에서 방심한 사이 친구의 유괴로 한가족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날 꼭 세 아이를 데리고 동창회에 참석해야 했는지, 빈센트와 아기는 아빠 팻에게 맡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혼잡한 동창회에 아이 셋을 데려간다는 것은 위험을 안고 간 것이다. 가기 싫었던 빈센트가 일부러 벤의 손을 놓았다고 자백했다. 동창회에서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와 동생의 손을 놓았던 빈센트, 온 가족이 겪어야 했던 고통은 말로 다할 수 없었다. 9년의 세월을 고통 속에 보냈고, 벤이 돌아왔지만 그 자리에 적응하는 게 쉽지가 않았다. 늘 아이들은 잘 돌봐야 한다. 어느 순간에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돌봐야 한다. 나도 어려서 두 아이를 시장에 데려갔다가 한 눈 파는 사이 네 살짜리 큰아이를 잃어버렸던 기억이 있다. 하늘이 노래지고 힘이 빠져 찾아 헤매었다. 바로 찾기는 했지만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찔하다. 어딜 가나 아이를 보살피는 일은 중요하고, 어떤 경우도 유괴를 저지르는 일은 해서는 안된다.


 



 


이 영화리뷰는 브런치 작가 신미영 sopia 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출처: brunch.co.kr/@sopia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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