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내 사랑 maudie

작성자
KReporter3
작성일
2022-09-09 01:45
조회
148

<내 사랑 maudie>는 그림을 사랑한 캐나다의 모드 루이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아름다운 영화다. 에이 슬링 감독이 시나리오를 읽고 샐리 호킨스를 바로 떠올렸다고 한다. 그녀의 훌륭한 연기는 이영화를 더욱 성공적으로 이끌 만큼 호평을 받았다. 샐리 호킨스는 오스카 상과  2016년 밴쿠버 국제 영화제에서도 관객상을 수상했다. 모드 루이스는 1903년 캐나다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선천적인 장애로 류머티즘 관절염의 만성 염증성 질환의 환자이다. 여러 관절에서 염증이 나타나 손가락과 몸이 뒤틀어져 걷는 것도 불편해 보였다. 모드(샐리 호킨스)가 서른이 넘었을 때 그녀의 의사와 상관없이 오빠는 집을 팔고 숙모 집에 맡겨 버린다. 눈칫밥을 먹던 모드는 독립을 꿈꾸다가 에버릿이(에단 호크) 가정부를 구한다는 메모지를 보고 찾아가게 된다.


 


성격이 괴팍하고 거칠고 무뚝뚝한 에버렛은 고아원 출신이고 교육을 받지 못해 글도 읽지 못한다. 그는 바다에 나가 물고기를 잡아 팔고 보육원에서도 일한다. 남자라 살림까지는 벅차서 가정부를 구했던 것이다. 에버렛의 집은 마을에서 떨어진 작은 집이다. 그럼에도 작은 체구에 장애 있는 모드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불구냐고 물었고 일을 잘할 수 있다고 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보육원 원장은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들이라고 했다. 그래서 모드를 데려 왔고 짐은 작은 트렁크와 그림 몇 장이다. 초반 모든 게 서툰 모드를 청소도 못하고 게으른 사람이라고 싫어했다. 뒤치다거리는 어림없다고 모욕을 주며 나가라고 몰아붙였다. 그러나 모드는 버텼고 청소와 식사를 준비하자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었다. 모드는 생닭을 잡아 슈트를 만들었고 가구에 색칠해서 집안을 꾸몄다. 잠은 에버렛 옆에서 잤는데 서열은 에버렛, 개, 닭, 그리고 모드이다. 그만큼 에버렛은 모드를 하찮게 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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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 루이스와 에버렛 루이스의 집


 


마트에 온 모드에게 숙모는 에버렛의 성노예라는 소문에 역겹다고 했다. 그래서 부부라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숙모에게 놀러 오라고 했지만 거부했다. 집에 온 어부 프랭크가 모드에게 악수를 청하고 말을 건넸다. 대답하는 모드의 빰을 에버렛이 세차게 때리는 것을 본 프랭크는 황당해하며 못 버틸 거라고 했다. 모드는 싫으면 당장 떠나 주겠다고 따져 물었다. 그렇치만 두 달치 월급을 받고 물감 사는 것으로 그친다. 뉴욕에서 온 샌드라가 에버렛에게 샀던 생선을 받으러 왔다가 그림을 보고 놀란다. 모드는 살아있는 시절을 기억해주고 싶어서 그림을 남긴다고 했다. 모드는 샌드라의 뉴욕 구두에 관심이 많다. 에버렛은 물건 놓는 곳만 빼고는 벽에 그리는 것을 허락했다. 글씨를 알지 못하는 에버렛에게 판매 물건을 장부정리를 하자고 모드는 현명한 제안을 한다. 그리고 집 주변에 있는 합판을 주어다 그림을 그렸다.


 


같이 살기로 하고 혼인 증명서와 결혼식을 생략한다. 둘은 샌드라에게 주문한 생선을 갖다 주고 그림카드를 주었다. 샌드라에게 돈을 받고 그려주기로 했다. 모드는 카드에 그림을 더욱 정성스럽게 그린다. 창문에 튤립을 그려 넣으니 예쁘다. 겨울엔 남편이 마차를 태워주고 장작을 쪼개는 그에게 따뜻한 차를 대접한다. 그러면서 그림 창작에 더욱 몰두하게 된다. 모드는 늘 담배를 피웠다. 작업을 할 때도 담배를 물고 있다. 완고했던 에버렛도 물감을 사주었다. 올라가는 계단과 조그만 공간이 있으면 그림으로 마음을 표현했다. 에버렛은 다들 왜 그림을 사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샌드라가 집으로 찾아왔다. 더 큰 그림을 보고 싶어서다. 모드의 그림은 뭐든 사겠다고 했다. 돈을 벌자 인정받았고 그림을 편하게 그릴 수 있었다. 모드는 완성된 그림에 에버렛의 이름도 같이 적었다.


 


둘은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린다. 모드는 꾸준하게 그림을 그려 창가 쪽에 전시했고 그림을 판매한다는 글씨도 써 놓았다. 그러다 지역신문에 모드의 기사가 났다. 신문 기사를 보고 오빠가 찾아왔다. 집도 팔고 빚더미에 오른 오빠는 돈 관리해줄 사람을 자청했다. 필요 없다고 거부하자 그림만 사 갔다. 에버렛과 모드는 서로에게 익숙해져 가며 주변의 사물과 사랑을 풍경처럼 담아냈다. 캐나다 방송국에서 모드의 삶과 그림을 소개했다. 인터뷰도 하고 에버렛도 함께 촬영했다. 집안에 그린 그림들도 보여 주었다. 최근 미국의 닉슨 부통령도 모드의 그림을 샀다는 것도 소개되었다. 방송의 위력으로 모드는 유명해졌고 사람들은 몰려와 그림을 구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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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 루이스의 작품들


 


"관절염 환자가 이런 성공을 거둘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마셸 다운에 오시면 아직도 작은 집 현관에서 그림을 팔고 있는 모드 루이스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방송에 착하게 나온 모드와 상반되게 무뚝뚝하고 나쁜 사람으로 나온 게 기분이 언짢다. 에버렛의 만류에도 모드는 그림을 갖고 아픈 숙모에게 갔다. 끝내 행복을 찾은 모드를 숙모는 인정해 주었다. 숙모는 숨겨온 사실을 털어놓았다. 모드가 전에 낳았던 아기는 정상이며 사산되지 않았다. 오빠가 돈을 받고 좋은 가정에 보냈던 것이다. 에버렛은 방송으로 인해 사람들이 몰려드는 게 못마땅하다. 더구나 허구한 날 오빠와 아기 타령을 하는 모드가 꼴 보기 싫어 큰소리를 쳤다. 들으려 하지도 않았고 모드가 없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심한 말까지 했다. 둘은 싸움을 하고 헤어지게 된다. 샌드라 집에 있게 되었고 그림을 가르쳐 달라고 했지만 그림은 만들어내는 거라고 했다.


 


"저는 바라는 게 별로 없어요


 붓 한 자루만 있으면 아무래도 좋아요


 창문, 창문을 좋아해요.


 내 인생 전부가 이미 액자 속에 있어요


 바로 저기요"


 


모드 없이 지내던 에버렛은 후회했다. 그녀를 찾아가 자신보다 낫다며 같이 살자고 했다. 더 바랄 게 없다고 모드는 손을 잡았다. 에버렛은 모드 딸이 사는 곳에 차를 세웠다. 숨어 지켜본 모드는 모자란데 없이 예쁜 딸이 있어 안심했다.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로부터 편지가 왔고 갈수록 유명해졌다. 모드는 간신히 걸을 정도로 힘들어 보였다. 몸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았지만 그림은 꾸준히 그렸다. 그러다 눈길에 넘어지고 말았다. 폐기종으로 담배는 더 이상 안 된다고 의사는 경고를 주었다. 관절염이 안 좋아져 이젠 붓을 쥐기도 어렵다. 그림을 그리던 모드가 소리를 지르며 쓰러졌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에버렛은 괜찮다는 말을 지나치게 믿은 것을 후회했다. 평생 모드를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산 것에 눈물 흘렸다. 모드는 사랑받았다며 편하게 숨을 거두었다. 에버렛은 먹먹했고 슬펐으며 어찌할 줄을 몰랐다. 가정부를 구한다는 메모지를 평생 간직해온 모드를 그리워했다. 그림을 판다는 피켓은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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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 루이스의 작품들


 


영화 끝부분에 방송 촬영을 했던 실제 모드와 에버렛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모드는 체구가 왜소하고 웃는 모습이 그녀의 그림처럼 밝았다. 이영화는 샐리 호킨스 배우의 팬이라며 <명랑 엄마의 아침 일기>님께서 추천해서 다시 보게 되었다. 사실 몇 년 전에 감명 깊게 봤던 영화인데 잊고 있었다. 모드의 역은 블루 재스민의 영화에 진저로 출연했던 <샐리 호킨스>이고, 에버렛 역은 비포 선 라이즈에서 제시 역을 맡았던 <에단 호크>이다. 모드는 그림을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가난과 몸의 열악한 환경을 딛고 열정적으로 그림을 그려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모드는 집안에서 창으로 내다 보이는 풍경을 그림으로 담아냈다. 샐리 호킨스도 그림에 소질이 있어 몇몇 작품은 실제 그린 것이라고 전한다. 에버렛을 연기한 에단 호크는 할리우드 최고의 로맨스 역할의 배우인 게 무색할 정도로 무뚝뚝하고 표정 없었다. 게다가 사랑에 서툰 남자로 열연을 확실히 보여 주었다. 모드의 그림은 유난히 색감이 밝고 사랑스럽다. 신체와 환경이 고달프고 힘들었음에도 모드의 그림은 보는 이들을 밝고 환하게 만들어 준다. 모드 루이스의 삶이 궁금하다면 이영화를 추천드린다. 


 



 


이 영화리뷰는 브런치 작가 신미영 sopia 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출처: brunch.co.kr/@sopia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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