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기독교 관점에서 ‘조커'가 위험한 영화인 이유

작성자
KReporter3
작성일
2022-08-23 17:45
조회
148

가족들과 조커를 봤다


히어로물에 큰 관심이 없지만, 그나마 배트맨이 나오는 '다크 나이트'는 재미있게 봤다. 따라서, 요즘 핫하기도 하고 특별히 볼 영화가 없어서 가족들과 '조커'를 보기로 했다. 전반적인 내용은 조커가 희대의 악당이 된 배경이며, 한 명의 선량한(?) 시민이 암울한 환경에서 미친 사이코패스로 커가는 과정을 여러 사건을 통해 보여준다.


 


다만, 가끔 나오는 잔인한 장면 때문에 동생은 집에 가고 싶어 했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영화가 너무 다크하고 퇴폐적이라서 마음이 불편하다고 했다. 좀 더 나아가 감독이 왜 이런 영화를 제작했고 대중들이 왜 좋아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마치 평론가인 마냥, 나는 이 영화가 양극화 문제, 빈곤 등 사회의 어두운 민낯을 영화라는 예술로 거침없이 풀어내고, 많은 대중이 심히 공감할 수 있기 부분이기 때문에 유명하다고 대변했다. 그리고, 나를 포함해 누구라도 저런 고통스러운 상황에 놓여있었으면 조커 같은 악당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사회가 조금 더 따듯했다면, 제대로 된 부모가 있었다면, 마음을 위로해줄 친구가 있었다면 이런 상황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와 같은 불쌍한 조커를 향한 연민과 무책임한 사회에 대한 분노가 생겼다. 아무튼 나의 대변을 통해 가족들은 이 영화가 대중적으로 유명하고 예술적으로 대단하다고 이해하지만, 보는 내내 찜찜한 마음은 피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선과 악의 기준?


이후, 책 리뷰 및 기독교 유튜버인 '책읽는사자'의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됐다. 이 유튜버는 영화 '조커'가 내포하는 메시지 때문에 기독교적으로 위험하고 안 좋은 영화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쭉 들어본 결과, 내가 놓친 큰 의미들을 되새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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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러가기 >> " target="_blank" rel="noopener">]


 


미국에서는 '다크 나이트'가 상영된 후 모방 범죄가 많이 일어나서, '조커'가 개봉하자 경찰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 '조커'가 악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단순히 잔인한 장면과 어두운 내용을 포함하기 때문이 아니다. 영화 '조커'가 선과 악의 절대성을 부정하기 때문이다.


 


영화 '조커'에서는 선과 악의 기준이 모호하고 상대적이며, 환경에 따라 뒤바뀔 수 있다. 예를 들어, '다크 나이트'를 봤을 때는 조커가 한없이 나쁜 놈으로 알고 있었는데, '조커'를 보고 나서는 사회로부터 고통받는 불쌍한 인물로 묘사되곤 한다. 조커가 진짜 악당인지 아닌지는 개개인의 관점과 가치관에 따라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독교에서는 선과 악의 기준이 분명하고 절대적이다. 세상과 인간을 초월하는 완벽한 신적인 존재가 기준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영화 '조커'와 기독교가 정의하는 선과 악의 기준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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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기독교가 정의하는 죄란?


- 기독교에서 죄란 범죄와 같은 나쁜 행위를 뜻하는 것이 아니며,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짐을 뜻함


- 죄가 탄생한 배경은 창세기 3장에서 아담과 이브가 하나님의 규율을 어기고 선악과를 먹었기 때문임


- 이후, 모든 후손은 그로부터 죄를 물려받게 되어, 인간은 본성상 죄인임


- 죄의 대가 죽음(롬 6:23)이며, 죄를 해결하기 위해 죄 없는 자의 죽음이 필요함


- 따라서, 죄가 없는 존재인 하나님이 인간의 모습인 예수님으로 세상에 오셔서 대신 십자가에서 죽으시며, 예수님을 통한 영원한 죄 사함을 믿으면 구원을 받는다는 논리임


 


[참고] 법의 상대성 모순


- 법은 인간이 더욱 행복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든 인간이 만든 방파제 같은 역할이며, 인간을 위해 법이 존재함
- 하지만, 법 자체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아리까리함이 발생할 수도 있음

- 또한,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의도와 다른 판결을 낳을 수도 있음


 


마음을 훔치는 대중문화의 위력


책으로 읽고 공부하는 것은 고도의 집중력과 의지가 필요하지만,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는 행위는 누구나 어렵지 않게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 심지어, 지나다니다가 듣게 되는 노래 소절도 얼핏 듣고 가사를 따라 부를 수 있다. 귀만 열려있다면 몸과 마음이 바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각종 대중예술은 우리 문화와 생활에 깊게 침투되어 있으며, 감기처럼 쉽게 전파되고, 트렌드라는 명목하에 대중들이 따라가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만큼 대중예술과 문화의 영향력은 매우 강하며, 때로는 위험하고 무섭기도 하다.


 


성경에서 죄는 하나님의 법을 어긴 것(요일 3:4)과 하나님을 대항하는 반란으로 묘사하며, 하나님보다 높아지려고 한 가장 아름답고 힘이 강한 천사였던 루시퍼의 몰락(신 9:7; 수 1:18)으로부터 시작된다. 재미있는 것은 루시퍼가 노래를 담당하는 천사였다는 점이다.


 


최근에 심상치 않은 노래 구절들을 몇 개 발견했다.


 


이효리 - White snake (Feat. Los)


선과 악을 구분하는 그 날이 올 거야

에덴동산이 아닌 현실에 부딪힐 거야

고통이 따르는 삶을 알게 될 거야

그때 나를 찾아와 지혜를 구하리라



I I I I’m a White Snake

딱딱한 오래된 껍질을 벗어나

I I I’m a White Snake

오늘 넌 새로운 날 보게 될 거야


 


TXT (투모로우바이투게더) - 어느 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


내 몸이 미쳤나 봐

내 머리엔 뿔이 돋아

어떡해 멈출지를 몰라



Oh 세상 속 나 혼자 나빠

구해줘 어쩌면 난 괴물이 된지도 몰라

Got no one but you



버려진 날 찾은 넌 구원인 걸까 (ah ah ah)

(Who you, you?)

네 날개도 나와 같은 아픔인 걸까


 


TXT (투모로우바이투게더) - New Rules


왼발, 오른발이면

오른발, 왼발이 편해

왜 이런지는 나도 몰라

세상 모든 게 선악과 (yum yum)



잠긴 옥상엔 더 괜히 가고 싶어

정해진 문자 말투 난 지겨워 지겨워



...



나 벌 받을게 뻔해도

더 짜릿한 걸 원해



기독교 신자가 아니라도 위 몇 구절이 굉장히 의미심장하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위 노래들에 대해서 큰 걱정을 안 한다. 왜냐하면, 사실 위 노래들은 타이틀 곡이 아닌 몇 개의 수록곡 중 하나이며, 별로 대중적인 노래도 아니기 때문이다. 길거리에 많이 들리지도 않고, 마케터가 노래의 재미를 더하기 위한 상징적인 의미를 추가한 정도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특정 키워드를 너무 적나라하게 제시하기 때문에, 원한다면 알아서 쉽게 걸러서 들으면 된다.


 


대신에 우리도 모르게 주입되는 우상숭배 사상이 더욱 위험하고 생각한다. 기독교에서는 우상숭배란 하나님보다 특정 개념, 인물, 사상을 더 높이는 것을 뜻한다. 더 나아가, 우울하거나 힘들 때 위로받는 노래가 하나씩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이 아닌 그 이외의 것에 의지하는 행위 자체가 우상숭배로 여겨질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대중예술을 통해 희로애락을 즐기는 행위와 문화가 너무 당연시 여겨지기에, 이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조커'가 악한 영화라고 처음에 시작했지만, 사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우리가 만들고 접하는 모든 영역의 기술, 예술, 문화, 교육 등 다 악하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의 때가 묻은 세상은 죄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이 세상에 태어나서 살고 있는 입장에서, 완벽한 세상인 천국으로 가기 전까지 이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방법이 없다. 마치 이 미로에서 벗어날 탈출구가 하나 존재하는데, 저기 명왕성보다 멀다고 하면 얼마나 허무하고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피할 수 없다면, 최소한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분별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독극물이 안 좋다는 인식을 받아들였다면, 무엇이 독극물인지 인지하고 먹지 않도록 주의하면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세상에는 마약, 담배, 독주, 설탕 등 몸에 해로운 식품이 너무 많고 먹지 말도록 각종 경고문이 깔려있지만, 마찬가지로 너무 오랫동안 익숙해진 나머지 이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신이 아닌 이상 모든 인간은 죄를 범하며 산다. 따라서, 완벽히 거룩한 삶을 사는 것은 불가능하며, 본인이 선한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만한 생각이다. 큰 것을 바라지 않는다. 세상을 선하게 바꾸려고 앞서 나아가지 말고, 세상의 유혹과 악함을 인지하는 것이 첫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악의 심판은 내가 아닌 하나님의 역할이며, 다행인 것은 이미 선이 악으로부터 승리했기 때문이다.


 



 


출처brunch.co.kr/@hiclemi


 


이 영화 리뷰는 브런치 작가 원준 Clemi 님의 동의하에 게시되었습니다.


 


* 미국 워싱턴 주 최대 한인 커뮤니티 케이시애틀은 양질의 영화리뷰 기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선정된 작가님은 블로그/브런치/웹사이트 링크를 게시글에 남겨드립니다. 작품 기고: contents@kseatt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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