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감독 정우성의 연출력 보여준 다채로운 액션…영화 '보호자'

작성자
KReporter
작성일
2023-08-15 12:19
조회
199
영화 '보호자'의 한 장면

영화 '보호자'의 한 장면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폭력 조직에 몸을 담았던 수혁(정우성 분)은 살인죄로 10년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다.

옛 연인을 찾아간 그는 자기에게 딸이 있었단 사실을 알게 되고, 조직의 보스 응국(박성웅)을 찾아가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한다.

응국은 조직의 2인자 성준(김준한)에게 수혁을 감시하라고 지시하고, 성준은 '세탁기'로 불리는 2인조 킬러 우진(김남길)과 진아(박유나)에게 수혁을 제거하라고 한다.

정우성이 주연뿐 아니라 연출을 맡은 영화 '보호자'의 이야기 구도는 어디서 본 듯 낯익다.

한때 갱스터였던 주인공이 새 삶을 추구하지만, 폭력의 세계를 쉽사리 못 벗어나는 이야기는 알 파치노 주연의 '칼리토'(1994)와 같은 영화에서 다뤄졌다. 류더화(유덕화) 주연의 '천장지구'(1990)도 비슷한 이야기로 볼 수 있다.

'보호자'는 이렇게 익숙한 이야기 구도에 새로움을 입혔다.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건 다채로운 액션이다.

수혁의 전사(前事)를 보여주는 장면에서 그가 쥔 칼은 손전등처럼 빛을 낸다. 어두운 공간에서 수혁이 칼을 휘두를 때마다 빛이 난무한다. 관객은 한 편의 댄스 쇼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우진과 진아의 폭력도 여느 액션 영화와는 다르다. 이들이 쓰는 사제 폭탄은 강한 폭발력을 가졌지만, 자그마한 공 모양에 알록달록한 색은 장난감의 느낌을 준다.

이는 마치 게임이라도 하듯 폭력을 자행하는 우진과 진아의 모습과 어울린다. 이들은 사람이 있는 건물을 폭파해놓고 태연한 얼굴로 그 앞에서 셀카를 찍는다. 이들의 폭력 장면엔 경쾌한 음악이 흐른다.

수혁의 액션은 선이 굵고 힘이 있어 대조를 이룬다. 그의 액션은 자동차와 떼놓을 수 없다. 수혁은 자동차를 몰아 건물에 난입하고, 그에게 달려든 조직원들은 급선회를 반복하는 차에서 하나둘 떨어져 나간다.

 



영화 '보호자'의 한 장면

영화 '보호자'의 한 장면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영화에서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펼치는 추격전은 상당한 속도감이 있다. 중앙선을 넘어 아찔한 역주행을 하기도 한다. 자동차의 격렬한 충돌은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한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해서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다. 관객은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는 조바심 없이 편안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다만 관객이 영화에 몰입하고 감동하려면 캐릭터에 대한 공감이 있어야 할 텐데 이 부분에선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수혁과 옛 연인의 전사가 거의 없다 보니 이들의 마음에 공감하기가 쉽지 않은 면이 있다. 수혁의 딸도 그를 새 삶으로 당기는 장치에 머무르는 듯한 느낌이다. 두 사람을 잇는 끈은 수혁이 딸에게 느끼는 혈육의 정 외엔 찾기 어렵다.

이 영화에서 수혁의 새 삶을 막는 건 그에 대한 성준의 열등감과 질투로 볼 수 있다. 누구도 벗어나기 어려운 과거의 굴레와 폭력 세계를 지배하는 냉정한 법칙도 아울러 보여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정우성은 '나와 S4 이야기'(2013), '세가지 색-삼생'(2014), '킬러 앞에 노인'(2014) 등 단편 영화를 연출한 적은 있지만, 장편 연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독으로서 정우성의 가능성을 보여준 장편 데뷔작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특히 이 영화에서 펼쳐낸 개성적이면서도 강도 높은 액션은 차기작을 기대하게 한다.

이 영화의 액션은 상당 부분 정우성의 아이디어라고 한다. 김준한은 9일 시사회에서 정우성을 "대한민국의 보물 같은 액션 장인"이라며 극찬했다.

'보호자'는 제47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제55회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42회 하와이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됐다.

15일 개봉. 97분. 15세 관람가.

 



영화 '보호자'의 한 장면

영화 '보호자'의 한 장면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

전체 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341

무덤 팔 때의 서늘한 긴장감이 그대로…영화 '파묘'

KReporter | 2024.02.20 | 추천 0 | 조회 35
KReporter 2024.02.20 0 35
340

이름 잘못 팔았다 죽은 사람이 된 남자…영화 '데드맨'

KReporter | 2024.01.29 | 추천 0 | 조회 79
KReporter 2024.01.29 0 79
339

마체테 칼 휘두르고 장총 쏘는 마동석…넷플릭스 영화 '황야'

KReporter | 2024.01.25 | 추천 0 | 조회 88
KReporter 2024.01.25 0 88
338

어린 시절 꿈꾼 초콜릿 향 가득한 환상의 세계…영화 '웡카'

KReporter | 2024.01.23 | 추천 0 | 조회 86
KReporter 2024.01.23 0 86
337

히어로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힘…영화 '시민덕희'

KReporter | 2024.01.11 | 추천 0 | 조회 109
KReporter 2024.01.11 0 109
336

미스터리 풀리고 액션·유머 강해졌다…영화 '외계+인' 2부

KReporter | 2024.01.03 | 추천 0 | 조회 118
KReporter 2024.01.03 0 118
335

더 코믹하게 돌아온 '상남자' 슈퍼히어로…영화 '아쿠아맨 2'

KReporter | 2023.12.21 | 추천 0 | 조회 155
KReporter 2023.12.21 0 155
334

늘 대중과 호흡했던 정치인의 초상…다큐 '길위에 김대중'

KReporter | 2023.12.18 | 추천 0 | 조회 136
KReporter 2023.12.18 0 136
333

역사 앞에서 고뇌하는 영웅 이순신…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KReporter | 2023.12.12 | 추천 0 | 조회 156
KReporter 2023.12.12 0 156
332

반란군에 맞선 군인과 가족의 고통…'서울의 봄' 뒷이야기들

KReporter | 2023.11.30 | 추천 0 | 조회 237
KReporter 2023.11.30 0 237
331

이순신 최후 '노량' 김한민 감독 "'명량''한산' 경험 다 녹였죠"

KReporter | 2023.11.15 | 추천 0 | 조회 279
KReporter 2023.11.15 0 279
330

이 시대에 딱 맞는 듯한 설렘과 웃음…영화 '싱글 인 서울'

KReporter | 2023.11.15 | 추천 0 | 조회 180
KReporter 2023.11.15 0 180
329

12·12 군사반란 9시간의 긴박감을 그대로…영화 '서울의 봄'

KReporter | 2023.11.10 | 추천 1 | 조회 243
KReporter 2023.11.10 1 243
328

로맨스를 빌린 힐링 드라마…영화 '어느 날 그녀가 우주에서'

KReporter | 2023.11.10 | 추천 0 | 조회 177
KReporter 2023.11.10 0 177
327

아름다운 판타지 속 거장의 질문…'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KReporter | 2023.10.25 | 추천 0 | 조회 248
KReporter 2023.10.25 0 248
326

데이비드 핀처의 차갑고 스타일리시한 스릴러…영화 '더 킬러'

KReporter | 2023.10.25 | 추천 0 | 조회 268
KReporter 2023.10.25 0 268
325

24년 전 '나라슈퍼 사건'으로 한국 사회를 보다…영화 '소년들'

KReporter | 2023.10.25 | 추천 0 | 조회 270
KReporter 2023.10.25 0 270
324

부모의 잘못된 사랑을 파헤치는 스릴러…영화 '독친'

KReporter | 2023.10.25 | 추천 0 | 조회 226
KReporter 2023.10.25 0 226
323

김해숙·신민아 모녀 연기한 영화 '3일의 휴가' 12월 개봉

KReporter | 2023.10.13 | 추천 0 | 조회 298
KReporter 2023.10.13 0 298
322

탈북민의 눈으로 본 한국 사회…영화 '믿을 수 있는 사람'

KReporter | 2023.10.13 | 추천 0 | 조회 230
KReporter 2023.10.13 0 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