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 - 서울의 삶을 만들어낸 권력, 자본, 제도, 그리고 욕망들

작성자
KReporter3
작성일
2022-11-04 11:04
조회
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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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100년 전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파크에 의해 도시와 관련된 사회과학 연구가 시작되었다. 이는 도시사회학, 도시생태학의 모태가 된다. 당연히 도시는 건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 구역 내에서 거주 또는 일상을 꾸려 나가는 사람들, 그 독특한 문화까지도 포함된다.

서울은 어떠한가? 서울은 메트로폴리스인가? 196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은 현재 지방의 소도시 수준이었다. 농지(農地)도 제법 많았다. 50여년 만에 서울은 참 많이 변했다. 요즘도 거의 매일 변한다. ‘메트로폴리스’는 그리스어로 ‘어머니의 도시’, 즉 모(母)도시란 뜻이다. 그렇다면, 자(子)도시인 식민지도시가 존재해야 한다는 이야기? 물론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이를 현대에 적용시키는 것은 무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트로폴리스라는 명칭은 뭔가 냄새를 풍긴다. 예하도시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느낌이다.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 1965년부터 2015년 서울 수도권의 인구는 약 10배가 증가했다. 1975년부터 1995년까지 20년간 매년 50만 명이 수도권으로 이주했다.” 정부에게 이들은 경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인적자원이자 동시에 도시 기반시설을 제공해야 하는 부담스러운 대상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서울이 급팽창하는 시점에 주목한다. 동사무소의 출현부터 신자유주의 도시계획의 집행까지 서울을 만들어온 통치술의 변화를 추적한다. 저자는 2013년 ‘사사로운 토크’라는 팟캐스트 출연을 제안 받았다. 이 책은 그 대담집을 토대로 한다.

 

동사무소는 어떻게 문을 열게 되었나?

한 국가의 구성원, 지역의 거주자는 소속이 분명해야 한다. 주거부정은 용납이 안 된다. 한국인에게 가장 기초적인 조직은 ‘동’이다. 이 ‘동’에도 정치원리가 존재한다. “처음 동은 자치 조직이었는데, 권력이 필요할 때면 행정조직으로 바꾸었다가 다시 자치 조직으로 풀고 때 되면 다시 행정조직으로 바꾸었습니다. 전시 동원 체제라든지 배급 체제 같은 어떤 한 방향으로 주민들을 움직여야 할 때에는 동을 강한 행정 기계로 바꿔버립니다. 그러다가 동을 유지하는데 돈이 많이 든다 싶으면 이걸 자치 조직으로 바꿔서 너희 돈으로 너희가 알아서 하라고 하는 거죠.”

 

서울 시민 절반의 보금자리, 다세대 / 다가구 주택

셋방 문화는 해방 이후부터 계속 있어왔으나 1970년대 중반 현저히 늘어났다. 그러다 1970년대 후반 전기요금 누진제 때문에 여러 세대가 사는 주택의 전기세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어, 1979년 8월 한전에 대규모 민원을 넣는 집단행동이 발생한다. 1984년 신군부 정권은 다세대 주택의 경우 누진세를 적용하지 않도록 보장하기에 이른다. 이를 시작으로 화장실, 부엌을 추가로 넣을 수 있도록 하고, 지하 셋방을 양성화했다. 이 밖에도 임대소득세 면제, 취등록세 감면, 국민주택기금 대출 등 다양한 세금 감면 정책을 통해 다세대, 다가구 주택을 장려했다. 결국 연간 60만 명 정도의 도시 유입인구 중 상당수를 다세대, 다가구 주택이 흡수하게 되었고 또 현재까지도 서울 인구의 절반인 500만 명 정도를 수용하고 있다.

이 책은 지난 세월 서울의 확대, 발전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론 아쉽다. ‘서울특별시’라는 행정구역이 만들어지기까지 개입되었던 권력, 자본, 제도 그리고 수많은 욕망들의 흔적을 들여다본다. 서울 안에서 일어나는 그 야심 가득한 움직임은 여전하다. 아니, 더 심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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