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누구나 인재다 - 유대인과 이스라엘, 그들의 창조경제를 엿보다

작성자
KReporter3
작성일
2022-11-04 10:59
조회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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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는 타고 나는 것일까요?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우리 속담 '개천에서 용났다'가 생각납니다. 개천에서 용이 자랄 리는 만무고, 호기 있게 하늘을 날아가던 용이 뭔 고장인지 개천에 빠졌다가 다시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그런 말이 나왔나요? 이 말속엔 인재나 천재가 태어나는 것이라는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물론 인재하고 천재는 다르지요. 그러나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인재나 천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것이지요.

 

인재는 만들어진다

이 책은 ‘만들어지는 인재’에 대해 정리를 잘 해놨습니다. 이 책의 지은이는 2000년대 초반, 〈한국경제신문〉뉴욕 특파원으로 근무하면서 자연스럽게 주변에 사는 유대인과 어울리게 되었는데, 유대인 어머니들의 교육철학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공부 안 하면 죽는다" 아무리 교육열이 쎈 한국의 어머니들도 이 정도는 아니지요. 그저 자식의 앞날, 당신들의 체면을 위해 아이들을 들들 볶지요.

박근혜 정부가 출범 후 '창조경제'를 들고 나왔지요. 창조니 창의니 하는 말을 하도 들어서 별로 체감되지 않긴 합니다. 그저 코앞에 닥친 일이라도 차분하고 지혜롭게 잘 처리하길 바랄 뿐입니다. 창조와 창의는 이 책의 키워드입니다. 새 정부 출범 후 21세기 이스라엘의 경제성장 비밀을 다룬 책 《창업국가》가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 마치 정책 교과서처럼 여겨졌다는군요. 마치 누가 당신 그 책 《창업국가》 읽어봤어? 하고 물으면 “그럼~”하고 답하려고 했을지도 모르지요.

지은이도 이 문제에 일침을 가합니다. "창조경제를 올바르게 구현하기 위해서 먼저 몇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우선 창조경제의 벤치마킹 대상을 이스라엘 경제 시스템에 한정하지 말고,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유대인 사회와 그들의 사고 체계 전반으로 확대해야 한다." 지극히 공감이 가는 부분입니다.

 

 

유대인의 창의성

따라서 지은이는 특히 유대인의 '창의성'을 비롯한 그들에게 배울 좋은 점들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물론 유대인에게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단점도 있겠지요. 그러나 우선 그들이 전 세계에서 얼마나 멋진 삶과 활동을 하며 살아가는지 이미 상식이 되었지요.

 

유대인은 창의성은 '남보다 뛰어남'이 아닌 '남과 다름'으로 규정한다.

몇 해 전이던가요? 지방의 어느 초등학교 졸업식 날 졸업생 전원이 각기 상장을 받았답니다. 상 이름은 다 다른데, 부지런 상, 깔끔 상, 협동 상, 예의범절 상 등등 각 아이들의 초등 육 년 동안 가장 두드러진 성품과 행동에 맞춰 상장을 주었다는군요. 어느 선생님의 아이디어인지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보다 뛰어남’이 아닌 ‘남과 다름’의 좋은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현재까지 노벨상 수상자중 22%가 유대인이라고 합니다. 노벨경제학상만 한정시키면 41퍼센트, 과거에 유대인을 경멸하는 시절 때문에 자신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숨긴 사람들까지 포함시키면 더 많겠지요. 유대인의 창의성은 '티쿤올람'이라는 히브리어로 설명된다고 합니다. 티쿤올람은 유대 종교의 핵심 사상 중 하나로 평가될 정도로 유대인에게는 매우 의미 있는 용어라고 합니다. "영어로 'to improve the world'라고 표현하는 티쿤올람은 우리말로 '세상을 바꾼다' 또는 '세상을 개선한다'정도의 뜻이다." 유대학자들은 이 말을 이렇게 풀이합니다.

'신은 세상을 창조했지만 미완성의 상태로 놔두었고, 그런 불완전한 세상을 최종적으로 완성시키는 임무를 인간에 부여했다.'

유대인들은 이 말을 이렇게 해석하고 실제 삶에 적용하며 살아가고 있답니다. '내가 미완성의 세상을 바꿔 완전하게 만들겠다.'는 주체적인 생각이지요. 따라서 자연히 '남과 다른, 나만의 힘'에 주목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유대인의 성인식

또 하나 유대인에게 독특한 점은 그들의 자녀들에게 적용하는 '성인식'입니다. 우리처럼 미성년자의 '미'자만 떼어주는 성인식이 아니라, 참 바람직한 성인식입니다. 유대인에게 성인식은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의식이고, 실제로도 큰 의미를 갖습니다. 유대인들은 13세 생일이 되면, 종교적으로 성인 대접을 해준다고 합니다. 일생 중 결혼식만큼 비중을 두는 날이 성인식날 이라고 합니다. 과거엔 여성들에게 성인식이 없었는데, 여성 권리가 신장하면서 1921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유대인 여성들의 성인식이 거행되었다고 합니다. 일부 교파에선 여자아이들에겐 12 세 때 성인식을 치러 준다고 합니다(이 나이의 여자 아이들이 남자아이들보다 신체적인 성숙이 빠르기 때문에).

아이들에겐 이날 한 밑천 잡는 날이기도 하답니다. 결혼식 축의금 이상으로 봉투가 들어온다고 합니다. 사는 형편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다 모으면 적게는 수만 달러에서 수십만 달러까지 성인식 축의금이 들어온다는군요. 우리나라 같으면 '엄마가 보관할게..'하고 어느 결 엔지 빈 깡통이 되지만, 유대인은 그 자녀들의 돈에 일체 손을 안 댄다는 군요. 아이들도 그렇게 알고 있고요. 이들은 이 돈을 예금 또는 채권을 사서 묻어둔다고 합니다. 이들이 20대 초반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쯤이면 최소한 두 배 이상 불어나 있겠지요. 우리 돈으로 약 1억 원 정도가 평균치라고 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취직이 안 되어 알바로 스펙 쌓기로 버는 것보다 쓰는 것이 더 많아서 삶의 의욕을 잃어가는 우리의 현실과는 판이하게 다르군요.

"열세 살에 행해지는 성인식을 종교적 관점과 생활 경제적 관점으로 살펴볼 수 있는데,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물론 생활 경제적 관점이다. 성인식에 들어오는 축의금을 청소년들이 스스로 관리함으로써 구체적인 실물 경제의 감각을 키우고, 덤으로 돈까지 불린다." 자연스럽게 유대인 자녀들은 취직보다는 그들의 시드머니로 창업을 꿈꿉니다. 페이스 북의 마크 저커버그, 구글의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래리 페이지 외 19살에 델 컴퓨터를 세운 마이클 델이 창업의 길로 들어선 유대인들이고 그 외에도 수도 없이 많다고 합니다.

무엇인가 남에게 좋은 점을 배운다는 마음 자세는 좋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꽃과 식물도 무조건 내 땅에 옮겨 심는다고 잘 자라진 않겠지요. 그 토양을 어떻게 가꾸고 관리하느냐가 중요하겠지요. 그런 면에서 우리 모두는 가정, 학교, 사회에서 유기적인 관계로 우리의 새싹들을 잘 키워나가야겠다는 마음이 합해지지 않는다면 글로벌 사회에서 더욱 더 왕따가 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이 책이 그런 마음을 다지는데 다소나마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북리뷰는 칼럼니스트 쎄인트의 책 이야기 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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