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과연 그에게 일상이 존재하는가

작성자
KReporter3
작성일
2022-08-25 21:15
조회
199

진짜 인플루언서가 읽었을 때,
몹시 불편할 수도 있겠다.


 


지금 시대에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없이 비즈니스가 가능할까? 게다가 내가 하는 비즈니스는 고객사에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제공하고 있고, 인플루언서와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이들을 사용자 코어 타깃으로 두고 있는 만큼 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리가 지끈거렸다.


 


개인도 브랜드라고 외치는 시대다. <인플루언서>라는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인플루언서가 되는 법', 혹은 ‘인플루언서들의 삶을 찬양하는 내용', 혹은 ‘브랜드의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도움이 되는 내용' 정도일 것으로 예상했다.


 


보통 책을 선택할 때 출판사의 책 소개,  목차, 리뷰 정도는 살펴본 후 구매를 하는데 이 책은 (거의 처음으로) 그런 과정 없이 바로 선택한 책이다. 이유는 단지 제목.


[책 정보 보기] 인플루언서 : 디지털 시대의 인간 광고판


 


인플루언서라는 코어 타깃을 이해하기 위해 아주 적합하겠다는 기대로 앉은 자리에서 완독했다. 물론 그들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고, 그들을 추종하는 팔로워들의 마음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예상했던 내용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지만.


 


지금은 퍼스널 브랜딩 시대다

 


나를 홍보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 같다는 불안을 조장하는 이 사회에서 내가 하는 비즈니스가 어떤 올바른 역할을 하면 하면 좋을지 고민이 된다. 책을 읽으며 '선한 의도의 인플루언서도 정말 많지 않나?' 하는 의문을 가질 때쯤, 저자는 선한 영향력조차 결국 선할 수 없는 사회적 구조를 해석하며 그 속에 가려진 어두운 이면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저자는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라 해도 모두가 인플루언서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마케팅 분야에서 칭하기 시작했던 ‘인플루언서'의 범위를 명확하게 짚어준다. 눈뜨는 순간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모든 일상을 공개하면서 그들이 얻는 것이 무엇인지 등, 인플루언서의 세계를 경제적, 문화적 측면에서 다룬 보고서 같은 책이다.


 


얼마 전 넷플릭스 ‘애나만들기' 후반부에 나오는 변호사의 대사가 생각났다. "우리 모두에겐 애나 같은 면이 약간씩 있죠" 이제는 우리 모두가 브랜드가 되었다고, 누구나 애나처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조금 더 부풀리고 과장해서 거짓말하지 않느냐고.


 


nZx10kkERTkgwY_2RgQY5wc-6r8.png넷플릭스 시리즈 [애나만들기] ⓒNETFLIX


 


인플루언서를 무조건 나쁘다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지금 내가 앉아 있는 의자, 입고 있는 옷, 들고 있는 가방. 이 모든 것들이 그 누구의 광고도 없이 오직 나만의 생각으로 찾아내어 구매한 것이라고 할 수 있나? 이 책 또한 홍보를 위해 출판 초기 서평단을 모집해서 북리뷰계의 인플루언서들에게 책을 보내 홍보를 하는데 말이다. 중요한 것은 인플루언서들이 말하고 보여주는 것들을 무조건 받아들이거나 찬양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


 


최근 프리지아 사태도 생각났다. 그녀가 입고 들고 리뷰했던 샤넬 제품 중 무엇이 진품이고 무엇이 가품인지 찾아내는 것이 그토록 중요하다면, 그 사태를 바라보는 수많은 브랜드들과 기업은 스스로에게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까. 쭉쭉 올라가던 프리지아의 구독자 수를 보며 부러워하던 인플루언서들과 누군가의 무너짐을 통쾌해하는 사람들, 혹은 사랑했던 스타의 무너짐을 아쉬워하는 사람들. 이런 양극단에 있는 대중들은 스스로에게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까.


 


거짓으로 쉽게 쌓은 모래성은

쉽게 무너질 수 있다.


 


브랜드와 기업은 더 진정성을 가져야 할 것이고, 개인은 조금 더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겠다. 프리지아가 입었던 옷 중에는 브랜드에서 출시한 적조차 없었던 제품도 있었다. 누가 봐도 (r이 빠지) Dio까지만 프린팅된 패턴의 옷인데도 불구하고 프리지아에게 씌워진 금수저라는 프레임 덕분에(?) 모두가 정품이라고 받아들인 것이다. 이 웃픈 사건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많았다.


 


이 책의 마지막은 인플루언서를 꿈꾸며 퇴사한 20대 청년의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책 속의 청년은 SNS 팔로워를 올리기 위해 발버둥 치지만 결국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렇다면 성공한 인플루언서들과 이 청년의 SNS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딱히 큰 차이도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차이점이 있다면 성공했고 실패했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패션/뷰티 관련 비즈니스만 15년 가까이 해오다 보니 주변에 인플루언서 지인이 꽤 있다. 나는 인플루언서는 아니지만 대단한 성공을 이루지는 못해도 타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인생을 살고 싶다.(이런 생각을 한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그럼 그게 인플루언서인가? 저자는 영향력을 끼친다고 다 인플루언서는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 시대에 그렇게 정확한 구분선이 있는지 궁금하다. 책을 읽다 보면 내 마음속 깊은 곳 진실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어디까지를 '진정성'있는 생각이라 할 수 있을지 내 마음조차 의심하게 되고 그래서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끝없이 질문하게 된다.


 


질문을 멈추는 순간,

인생도 멈추는 게 아닐까


 


읽는 내내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해 준 이 책에 감사한다. 그리고 나는 질문에 답을 찾는 여정에 있고, 오늘 내 하루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여러분 회의합시다:)


아들아 밥 먹자:)


 



 


이 북리뷰는 K-워킹맘 CEO 리지 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brunch.co.kr/@ri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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