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성 경화증 환자 비만하면 진행 빠르다"
다발성 경화증
[출처: 서울아산병원]
다발성 경화증(MS) 환자가 비만하면 병의 진행이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발성 경화증은 면역체계가 뇌와 척수 등 중추신경계를 산발적으로 공격해 발생하는 자가 면역 질환으로 평형, 운동, 시력, 언어, 감각, 성기능, 배뇨·배변 장애, 인지장애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현재 완치 방법은 없다. 유병률은 여성이 남성의 4배로 압도적으로 높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의 라르스 알프레드손 역학 교수 연구팀이 전국 다발성 경화증 환자 등록부에서 3천249명의 자료(2005~2019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4일 보도했다.
이들은 환자 등록 당시 연령이 평균 37.8세였고 74%가 여성 환자였다.
연구팀은 다발성 경화증 진단 때의 체질량 지수(BMI)를 기준으로 이들을 정상 체중(BMI 18.5~24.9), 과체중(25~29), 비만(30 이상)의 3그룹으로 분류하고 다발성 경화증의 진행을 진단 후 최장 15년까지 추적했다.
그 결과 비만한 환자는 다발성 경화증의 진행을 나타내는 '확장형 장애 적도'(EDSS) 점수(0~10점)가 체중이 정상인 환자보다 빠르게 올라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비만한 환자는 EDSS 3점에 도달할 위험이 정상 체중 환자보다 41%, EDSS 4점으로 올라갈 위험이 3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비만한 환자는 신체적 삶의 질이 떨어질 위험이 정상 체중 환자보다 40%,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47% 높았다.
과체중인 환자는 다발성 경화증 진행이 비만 환자만큼 빠르지는 않았지만, 연구 기간 내내 과체중이 그대로인 환자는 전체적인 환자보다 EDSS 3점에 도달할 위험이 높았다.
이들은 신체적, 심리적 증상 악화와 인지기능 저하 위험도 높았다.
비만이 다발성 경화증의 위험 요인 중 하나라는 몇몇 연구 결과들이 있으나 비만이 다발성 경화증의 진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다발성 경화증 센터 실장 로버트 버멜 교수는 비만한 다발성 경화증 환자에게 생활 습관 관리와 함께 오젬픽, 웨고비 같은 GLP-1 수용체 길항제 계열의 비만 치료제 투여를 권고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다발성 경화증 치료·연구 위원회(ACTRIMS)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연합뉴스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