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담배 하루 15개비만큼 해롭다"
미국인 절반이 경험…공중보건 위협으로 공식 간주
"심장병·뇌졸중·감염에 영향…조기사망 위험 29% 높여"
![고립된 삶·외로움 (PG)](https://img9.yna.co.kr/photo/cms/2018/11/12/47/PCM20181112000147990_P4.jpg)
고립된 삶·외로움 (PG)
[최자윤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외로움을 비만이나 약물중독 같은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로 다뤄야 한다는 지적이 미국에서 나왔다.
비베크 머시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 겸 의무총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 '외로움과 고립감이라는 유행병'에서 "최근 몇 년 사이 미국인 절반가량이 외로움을 경험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머시 의무총감이 소개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은 조기 사망 가능성을 26∼29% 높인다. 매일 담배 15개비씩을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는 의미다. 심장병 위험도 29%, 뇌졸중 위험도 32% 커진다.
극단적인 경우에 질병이지만 일상에서 학업성취도와 업무 효율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외로움은 경제적인 문제로도 이어진다.
노인들의 고립감으로 인한 의료 서비스가 미국의 메디케어(노인 의료보험)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연간 67억달러(약 8조9천800만원)로 나타났다.
![비베크 머시 미국 의무총감](https://img7.yna.co.kr/photo/ap/2023/05/02/PAP20230502188201009_P4.jpg)
비베크 머시 미국 의무총감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머시 의무총감은 2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출연해 "사회적 연결이 흡연과 같은 수준으로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것을 알면 사람들은 놀랄지도 모르겠다"며 "외로움은 이제 진지하게 다뤄야 할 공중보건의 중대 도전"이라고 말했다.
외로움 문제는 사람들 사이의 왕래가 줄어든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기를 거치며 더 심각해졌다.
머시 의무총감은 코로나19가 한창 확산하던 2019년 6월부터 2020년 6월 사이에 사회적 네트워크의 크기가 평균 16% 줄었다는 연구결과를 인용하기도 했다.
머시 의무총감은 구멍 뚫린 사회 구조를 '꿰매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원봉사 조직이나 스포츠·종교 모임 같은 프로그램과 대중교통·주거·교육정책, 도서관·공원·운동장 등 물리적 요소를 아우르는 지역 공동체 인프라 확충이 대표적이다.
그는 사회적 고립의 영향에 관한 데이터 간의 격차를 해소하는 연구 의제를 수립하기 위해 '연결친화적' 공공정책이 나와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또 테크 기업들의 투명한 정보 공개와 디지털 환경 개선도 필요하다고 머시 의무총감은 덧붙였다.
일상생활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도 있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적어도 하루 15분씩은 보내기,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주의를 흩트리는 기기를 멀리하기 등을 제시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정신건강의 달'을 맞아 발표된 이번 보고서가 바이든 정부의 국가적 정신건강 개선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