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뉴스

쇠사슬 포승줄·노란색 수의에 수갑…美법정 선 테라사태 권도형

사회
Author
KReporter
Date
2025-01-09 06:00
Views
162

권씨, 뉴욕연방법원의 재판 前 협의 출석… 형사재판 내년 1월 본격 시작

취재진 질문에 '침묵'…美검찰 "신병인도 과정서 휴대전화 확보, 한국어 증거자료 번역도 필요"




가상화폐 테라 폭락 사태의 핵심인물 권도형씨(2024년 3월)

가상화폐 테라 폭락 사태의 핵심인물 권도형씨(2024년 3월)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씨의 미국 내 형사재판이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폴 엥겔마이어 판사는 8일(현지시간) 열린 권씨 사건의 첫 재판 전 협의에서 본재판 개시 일정을 내년 1월 26일로 잠정 결정했다.

본재판에 앞서 오는 3월 6일 재판 전 협의를 추가로 열고 증거개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권씨는 앞서 지난 2일 판사가 유죄 여부를 묻는 기소인부 심리에 출석해 자신이 받는 범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한 바 있다.

권씨는 지난달 31일 몬테네그로에서 미국으로 인도돼 현재 뉴욕 브루클린의 연방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권씨의 미국 법정 출석은 이날이 두 번째다.

이날 열린 재판 전 협의는 검찰과 피고인 측이 참석해 판사 주도 하에 재판에서 다툴 쟁점을 정리하고 향후 재판일정을 정하는 소송 절차다.

권씨는 이날 노란색 수의를 입고 양손엔 수갑, 몸에는 쇠사슬 포승줄이 묶인 채 호송인 2명과 함께 법정에 출두했다.

협의 시작 전 권씨는 변호인이 건네준 서류를 읽었고, 변호인인 마이클 페라라 변호사는 간혹 권씨에게 귓속말을 했다.

총 99명을 수용할 수 있는 방청석에는 현지 언론 및 한국 언론 기자와 사건 관계자 등 20여명이 앉아 협의를 지켜봤다.

권씨는 이날 협의가 진행되는 도중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아 다소 긴장된 모습으로 판사와 검사의 발언을 들었다. 권씨는 직접 발언하지는 않았다.



권도형씨 재판 전 협의가 열린 뉴욕 남부연방법원

권도형씨 재판 전 협의가 열린 뉴욕 남부연방법원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8일(현지시간)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씨의 재판 전 협의 절차가 열리는 뉴욕 남부연방법원 청사. 2025.1.8 pan@yna.xo.kr




검찰은 권씨가 받는 9개 범죄 혐의의 개요를 설명하며 이날 협의를 시작했다.

앞서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2023년 3월 권씨가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된 직후 권씨를 증권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상품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총 8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몬테네그로로부터 신병을 인도받은 이후 자금세탁 공모 혐의 1건을 추가해 그가 받는 범죄 혐의는 총 9건이 됐다.

검찰은 사건 증거자료의 용량이 수 테라바이트에 달할 정도로 방대하고 권씨의 신병 인도 과정에서 추가 증거물을 확보했다는 점을 들어 본재판 개시 전까지 충분한 검토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제시한 증거물에는 이메일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등 통신내용을 비롯해 금융거래, 회사 내부자료, 가상화폐 거래소 거래 기록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는 앞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권씨 및 권씨가 공동 설립한 테라폼랩스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채택된 증거물도 포함됐다.

검찰은 또 권씨 신병을 인도받는 과정에서 몬테네그로 수사당국으로부터 휴대전화 3대를 포함해 전자기기 4대를 확보했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몬테네그로 당국은 권씨 등을 검거할 당시 휴대전화 5대와 노트북 3대를 압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권씨 등이 작성한 한국어 통신자료를 영어로 번역해야 한다는 점도 본재판 개시까지 충분한 시일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로 들었다.

엥겔마이어 판사는 검찰 측 요청을 반영해 내년 1월 26일을 본재판 개시일로 잠정 결정하면서도 재판 개시 전까지 1년 넘는 기간을 두는 게 이례적이라며 권씨 측이 기일을 앞당기길 원할 경우 의견을 듣겠다고 말해 재판기일 조정 여지를 남겨뒀다.



미국으로 범죄인 인도되는 권도형(가운데)

미국으로 범죄인 인도되는 권도형(가운데)

[몬테네그로 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권씨는 자신이 설립한 테라폼랩스 발행 가상화폐 테라의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해 투자자들을 속이고 TV 인터뷰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허위 정보를 퍼뜨린 혐의 등을 받고 있다.

2021년 5월 테라 가치가 기준치인 1달러 밑으로 떨어지자 '테라 프로토콜'이라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가치가 자동으로 회복됐다고 말했으나, 실제로는 테라폼랩스와 계약한 투자회사가 테라를 몰래 사들이도록 해 인위적으로 가격을 부양한 시세조종 혐의도 받는다.

미 법무부는 앞서 권씨가 받는 9개 범죄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대 130년형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한편 권씨 측 변호인은 이날 협의에서 "권씨 범죄혐의 중 증권사기, 상품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등 3건은 정확히 똑같은 사안"이라며 이들 혐의를 동시에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을 폈다.

이와 관련 검찰 측은 앞서 SEC가 권씨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 사례를 들어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테라USD(UST·이하 테라)와 루나가 증권성과 상품성을 동시에 지닌다며 혐의 적용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권씨는 앞선 SEC와의 소송에서 투자자들을 기만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며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실패한 상황에서조차 자신들이 만든 가상화폐 상품 및 그 작동 방식에 진실성을 가졌다고 항변한 바 있다.

권씨는 이후 SEC와 44억7천만 달러(약 6조5천억원) 규모의 환수금 및 벌금 납부에 합의했다. 그의 회사는 현재 파산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해 3월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권씨를 체포한 몬테네그로 당국은 지난달 31일 권씨의 신병을 미국으로 인도했다.

한국 정부도 권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으며 권씨도 한국행을 희망했으나 몬테네그로 당국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권씨는 이날 재판 전 협의가 끝난 후 '여전히 무죄라고 생각하느냐', '한국 피해자에 대한 배상은 어떻게 하겠느냐'라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호송인력과 함께 법정을 떠났다.

 

연합뉴스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

Total Reply 0

New
Number Title Author Date Votes Views
1283

탄핵선고 D-1 '폭풍전야' 막판 세 대결…찬반진영 철야집회

KReporter | 2025.04.03 | Votes 0 | Views 79
KReporter 2025.04.03 0 79
1282

저출생에 국민연금 가입자 6년 만에 2천200만명선 무너져

KReporter | 2025.04.03 | Votes 0 | Views 74
KReporter 2025.04.03 0 74
1281

'불법 정치자금' 송영길 2심서 '이정근 녹취록' 증거능력 공방

KReporter | 2025.04.02 | Votes 0 | Views 103
KReporter 2025.04.02 0 103
1280

'강남역 여친살해 의대생' 피해자 어머니 "가해자 엄벌" 호소

KReporter | 2025.04.02 | Votes 0 | Views 93
KReporter 2025.04.02 0 93
1279

탄핵선고 D-3…찬반 단체, 본격 심야 세대결

KReporter | 2025.04.01 | Votes 0 | Views 90
KReporter 2025.04.01 0 90
1278

'성폭력 피소' 장제원 전 의원 숨진 채 발견…현장에 유서

KReporter | 2025.04.01 | Votes 0 | Views 106
KReporter 2025.04.01 0 106
1277

이재명 '대북송금 뇌물사건' 법관 기피 각하 결정문 수령

KReporter | 2025.03.31 | Votes 0 | Views 117
KReporter 2025.03.31 0 117
1276

탄핵찬성 단체들 저녁 도심 행진…탄핵반대 단체들은 철야집회

KReporter | 2025.03.31 | Votes 0 | Views 95
KReporter 2025.03.31 0 95
1275

'2심 무죄' 이재명 선거법 소송기록, 상고 하루만에 대법으로

KReporter | 2025.03.28 | Votes 0 | Views 100
KReporter 2025.03.28 0 100
1274

주말 앞두고 탄핵 집회 가열…"즉각 파면" vs "尹 지킨다"

KReporter | 2025.03.28 | Votes 0 | Views 101
KReporter 2025.03.28 0 101
1273

검찰, 이재명 선거법 2심 무죄에 상고…"위법성 중대·수긍불가"

KReporter | 2025.03.27 | Votes 0 | Views 93
KReporter 2025.03.27 0 93
1272

산불 연기 보이는데도 논·밭두렁서는 여전히 불법 소각

KReporter | 2025.03.27 | Votes 0 | Views 106
KReporter 2025.03.27 0 106
1271

이재명 선거법 2심 무죄…김문기·백현동발언 "허위아냐, 처벌불가"

KReporter | 2025.03.26 | Votes 0 | Views 86
KReporter 2025.03.26 0 86
1270

尹탄핵심판 선고일 발표 오늘도 안 나와…헌재 4월 선고 가시화

KReporter | 2025.03.26 | Votes 0 | Views 92
KReporter 2025.03.26 0 92
1269

헌재 27일 오전 헌법소원 40건 선고…尹탄핵심판은 아직 미발표

KReporter | 2025.03.25 | Votes 0 | Views 98
KReporter 2025.03.25 0 98
1268

2심 선고 전날 대장동 재판서 날세운 이재명-검찰…녹취록 공방

KReporter | 2025.03.25 | Votes 0 | Views 88
KReporter 2025.03.25 0 88
1267

헌재, 한덕수 탄핵 기각…기각 5인·각하 2인·인용 1인 의견

KReporter | 2025.03.24 | Votes 0 | Views 80
KReporter 2025.03.24 0 80
1266

항공기 승무원 좌석에 앉은 미국인, 이동 요구하자 폭행

KReporter | 2025.03.24 | Votes 0 | Views 107
KReporter 2025.03.24 0 107
1265

尹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 또 발표 못해…한번 더 '다음주로'

KReporter | 2025.03.21 | Votes 0 | Views 83
KReporter 2025.03.21 0 83
1264

李 "살아서 싸워야" 김경수 단식 만류…金 "좀 더 버텨보려 해"

KReporter | 2025.03.21 | Votes 0 | Views 81
KReporter 2025.03.21 0 81
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