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뉴스

간호사 의료행위 확대 공방…"불법 판칠것"vs"의사들 반성부터"

사회
작성자
KReporter
작성일
2024-03-08 08:16
조회
50

현장선 "차라리 의사면허 발급", "암묵적으로 하던일" 냉소…'법적보호 보장' 요구도

간호계 "이참에 간호법 제정을"…대통령실, 제도화 추진하되 법제화 방향은 '미정'




오늘부터 간호사도 진료행위 본격 투입

오늘부터 간호사도 진료행위 본격 투입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간호사가 의료 현장에서 더 많은 진료행위를 할 수 있게 된 8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수술실에서 의료진이 장비를 옮기고 있다.
2024.3.8 nowwego@yna.co.kr




 

정부가 지침을 만들어 간호사들에게 의사가 하던 업무 일부를 허용한 것과 관련해 의사단체와 간호사 단체가 공방을 펼쳤다.

대한간호사협회(간호협)는 간호사를 활용해 의료체계를 개편하겠다는 방향성에 대해 지지를 표했지만, 현장에서는 "암묵적으로 하던 일"이라는 냉소적인 반응과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간호계는 이번 기회에 '간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는 간호사의 역할에 대한 법제화를 추진할 방침을 밝히면서도 간호법을 제정할지, 의료법을 개정할지 등 구체적인 방향은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장기화 전망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장기화 전망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의협 "불법 의료행위 양성화"…"먼저 고집·독선부터 버려라"

8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간호사를 숙련도와 자격에 따라 '전문간호사·전담간호사·일반간호사'로 구분해 감별, 검사, 치료·처치 등 총 10개 분야 98개 진료지원 행위와 관련한 업무범위를 설정한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보완 지침'을 발표했다.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생긴 의료 공백을 간호사들을 적극 활용해 메꾸겠다는 의도다.

이와 관련해 의사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와 간호사 단체인 대한간호사협회(간호협)는 서로를 향해 비판을 주고받고 있다.

의협이 "불법 의료행위 양성화"라고 비판하자, 간호협과 간호사 등이 포함된 노조가 각각 "독선을 버려라", "먼저 반성부터 하라"고 일갈하며 공방이 이어졌다.

의협은 7일 브리핑에서 "불법 의료행위 양성화"라며 "제대로 자격도 갖추지 못한 PA(진료지원) 간호사에 의한 불법 의료행위가 양성화되면 의료인 면허 범위가 무너지면서 의료 현장은 불법과 저질 의료가 판치는 곳으로 변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간호사 등 여러 의료 직역이 참여하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에서 "의사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의료현장의 불법의료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의사인력을 늘리자는 데 반대해온 의협은 '불법의료행위 양성화' 운운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간호협도 "의협은 간호사 시범사업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를 즉각 중단하고, '나만 옳다'는 고집과 독선을 먼저 버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이날 브리핑에서 다시 "의료행위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악결과에 대해 환자나 보호자들이 PA(진료보조) 간호사를 민형사상 고발하게 된다"며 "전공의 1명 일을 하기 위해서는 PA 간호사가 최소한 3배는 필요할 텐데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불법'이라는 의사단체 등의 주장과 관련해 "간호사들이 할 수 없는 것(의료행위)은 분명히 적시했고, 논란이 있는 부분은 위원회 등 병원 내 절차를 통해 수립하도록 했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시범사업에 참여하면 법적 근거에 따라 시행되는 합법적인 행위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PA간호사 제도화에 대해서는 "시범사업으로 현장에서 적용했던 사례들을 판단해 어느 범위까지 PA의 업무 범위를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여러 평가를 종합하고 의견을 추가로 들은 뒤 조율 과정을 거쳐 제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간호법 제정' 촉구

'간호법 제정' 촉구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의료현장선 냉소·불안 목소리도…간호계, '간호법' 제정 요구

시범사업과 관련해 의료현장의 간호사들은 '달라질 게 없다'는 식의 냉소적인 반응과, '여전히 간호사에 대한 법적 보호가 없다'는 불안을 함께 내비쳤다.

보건의료노조는 성명에서 "사실상 의사 업무가 무제한으로 간호사에게 전가되는 것"이라며 "'이럴 거라면 차라리 간호사에게 의사면허를 발급하라'는 게 의료현장 간호사들의 목소리"라고 밝혔다.

이 노조의 광주·전남본부는 "이미 병원에서 암묵적으로 해온 일을 지침(법률)으로 분류한 셈이라, 현재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간호사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가 끝난 후에도 간호사들이 의사 업무를 떠맡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의사들 현안에 왜 간호사가 고생해야 하느냐"는 불만도 제기된다.

관행적으로 의사 업무를 해온 PA 간호사들은 문제가 없으나, 그 외 다른 간호사들은 의사 업무에 처음 투입되면서 숙련도 부족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가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의료사고가 났을 때 간호사가 제대로 보호받을 수 없다"며 "의료현장의 진료 공백은 의사 업무를 간호사에게 떠넘기는 '땜질 처방'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시적이긴 하지만 간호사들이 할 수 있는 의료행위가 확대되면서, 이번 기회에 간호사들의 역할을 명확히 하도록 '간호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간호협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간호법은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의료를 강화하고 의료사고 안전망을 구축하는 '의료개혁'을 뒷받침하는 법안"이라며 국회와 정부에 법 제정을 촉구했다.

간호협은 "간호사의 업무 범위는 법으로 정해지지 않아 법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며 "이제라도 정부가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고, 법적 보호를 해주겠다고 한 것은 대한민국 의료체계를 한층 발전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전문간호사협회도 성명을 통해 "명백한 법의 보호 아래 수행할 수 있는 업무를 당당하게 수행하고 싶다"며 "관련 법을 개정해 주시기 바란다. 의사들은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업무가 간호사들에게 넘어오지 않도록 의료현장으로 속히 돌아와라"고 촉구했다.

◇ 정부 "PA간호사 제도화 필요"…대통령 거부권 행사했던 간호법 제정엔 부담

정부 역시 '법제화'를 통한 간호사의 역할 재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일 중대본 회의에서 "숙련된 진료지원 간호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근본적인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함께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가 간호계가 원하는 대로 간호법 제정을 추진할지는 미지수다.

간호법은 지난해 야권이 추진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입법이 무산됐고, 간호사들은 단식농성까지 하며 반발했다.

이후 정부는 간호사 제정에는 반대하면서도 의료법을 개정해 간호사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겠다고 밝혀왔다.

박 차관은 브리핑에서 "간호협의 의견을 당연히 경청하고 반영하지만, 의료 제도와 관련되는 법안이 성안되려면 광범위한 의견 수렴이 있어야 한다"며 "간호법이 재추진되려면 과거 제시했던 불가 사유가 해소가 돼야 한다. (간호법 제정을 추진할지에 대해) 현재로서는 가타부타를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도 "(법제화 방향이) 간호법이 될지, 간호사법이 될지, 아니면 의료법 개정안이 될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단 PA 간호사의 법적 제도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간호법 제정 쪽으로 단정할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bkkim@yna.co.kr


 

연합뉴스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

전체 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775

여관서 숨진채 발견된 50대 여성…함께 투숙했던 70대 검거

KReporter | 2024.04.05 | 추천 0 | 조회 57
KReporter 2024.04.05 0 57
774

복지부 "필수의료 중심으로 패러다임 전환…올해 1조4천억 투입"

KReporter | 2024.04.05 | 추천 0 | 조회 36
KReporter 2024.04.05 0 36
773

"다 너 때문에…" 전처 연인 살해하려 한 40대, 징역 20년 구형

KReporter | 2024.04.04 | 추천 0 | 조회 44
KReporter 2024.04.04 0 44
772

이선균에 3억 뜯은 실장 "검찰 신문조서 증거채택 동의 안해"

KReporter | 2024.04.04 | 추천 0 | 조회 35
KReporter 2024.04.04 0 35
771

윤 대통령, 집단사직 45일만에 전공의와 첫 만남…의정갈등 돌파구 찾나

KReporter | 2024.04.04 | 추천 0 | 조회 33
KReporter 2024.04.04 0 33
770

"잘 가 푸바오, 영원히 기억할게"…울음바다 된 푸바오 배웅길

KReporter | 2024.04.03 | 추천 0 | 조회 40
KReporter 2024.04.03 0 40
769

신발로 직원 폭행한 조합장, 피해자 아내·장인까지 스토킹

KReporter | 2024.04.03 | 추천 0 | 조회 30
KReporter 2024.04.03 0 30
768

"학생 간 성폭력 사안 알렸더니 교사 부당 전보…철회해야"

KReporter | 2024.04.03 | 추천 0 | 조회 37
KReporter 2024.04.03 0 37
767

정부 이틀째 대화 제안…대통령·전공의 만남 성사 여부 '주목'

KReporter | 2024.04.02 | 추천 0 | 조회 32
KReporter 2024.04.02 0 32
766

유승준 "승소 4개월 지났는데 아무 소식 없어…22년 버텼다"

KReporter | 2024.04.02 | 추천 0 | 조회 42
KReporter 2024.04.02 0 42
765

'당기시오' 출입문 밀어 70대 넘어져 사망…유죄 확정

KReporter | 2024.04.02 | 추천 0 | 조회 45
KReporter 2024.04.02 0 45
764

'도심에 타조' 이어 이번엔 고속도로에 송아지가…50여분간 질주

KReporter | 2024.04.01 | 추천 0 | 조회 39
KReporter 2024.04.01 0 39
763

'여중·여고 칼부림 예고' 게시글 작성한 10대 구속영장 기각

KReporter | 2024.04.01 | 추천 0 | 조회 32
KReporter 2024.04.01 0 32
762

포르쉐 버리고 잠적 20대, 숙취 운전 정황…혐의 적용 못해

KReporter | 2024.04.01 | 추천 0 | 조회 35
KReporter 2024.04.01 0 35
761

"딸키우면 행복할거라 생각" 신생아 매매해 학대한 부부 실형

KReporter | 2024.03.29 | 추천 0 | 조회 51
KReporter 2024.03.29 0 51
760

"병간호 감당 어려워" 치매 아내 살해한 80대 징역 3년

KReporter | 2024.03.29 | 추천 0 | 조회 44
KReporter 2024.03.29 0 44
759

"자해했다" 입 맞췄지만 40대 남성 여친 살인미수 혐의 구속

KReporter | 2024.03.29 | 추천 0 | 조회 48
KReporter 2024.03.29 0 48
758

한일 경제단체, '저출산·지역소멸 극복 세미나' 개최

KReporter | 2024.03.28 | 추천 0 | 조회 44
KReporter 2024.03.28 0 44
757

감귤 쪼아먹은 새 수백마리 떼죽음…"주사기로 농약 투입"

KReporter | 2024.03.28 | 추천 0 | 조회 54
KReporter 2024.03.28 0 54
756

'의료공백' 길어지자 건강보험 재정 1천882억원 추가 투입

KReporter | 2024.03.28 | 추천 0 | 조회 43
KReporter 2024.03.28 0 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