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2개월짜리 초단기 뉴진스 프로듀싱 계약?… 서명 못해"
대표 해임·주주 간 계약 해지도 '수용 불가'…법정 다툼 불가피
어도어측 "민희진 사내이사 계약이 11월까지…이후는 재계약과 함께 진행돼야"
기자회견서 발언하는 민희진 전 대표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5월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오전 열린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4.5.31 [공동취재] mjkang@yna.co.kr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소속 걸그룹 뉴진스 프로듀싱을 계속 맡도록 하는 '업무위임계약서'가 불합리하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30일 밝혔다.
민 전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어도어가 보낸 업무위임계약서가) 프로듀싱 업무를 맡아달라고 제안하는 취지로 보기에는 그 내용이 일방적이고 불합리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 전 대표에 따르면 김주영 어도어 이사회 의장은 지난 28일 민 전 대표에게 '업무위임계약서'를 보냈다. 여기에 적힌 계약 기간은 민 전 대표가 해임된 지난 27일부터 오는 11월 1일까지로 총 2개월 6일이다.
민 전 대표는 이에 대해 "2개월짜리 초단기 프로듀싱 계약"이라며 "뉴진스는 지난 6월 일본 도쿄 돔에서 팬 미팅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2025년에는 월드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월드투어를 준비하는 아이돌 그룹 프로듀싱을 2개월 만에 완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놀랍다"고 지적했다.
민 전 대표는 특히 ▲ 업무수행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 어도어의 경영 사정상 계약을 유지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어도어의 필요에 따라 대표이사가 판단한 경우 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언제, 어떤 이유로든 해당 업무에서 배제할 길을 열어둔 꼼수"라고 해석했다.
또 "경영과 프로듀싱의 분리라는 명분과 달리 프로듀서임에도 '경영실적 등이 현저히 저조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며 모순을 보이는 점, '지나치게 광범위한 규정 준수 사항을 강제'하거나 '계약기간이 2개월임에도 경업금지 기간은 그 6배'인 점 등 불합리한 조항으로 가득하다"고 주장했다.
민 전 대표는 "과연 하이브가 뉴진스의 프로듀싱을 지속해 맡기고 싶은 것인지 그 진정성에 의구심을 품게 만든다"며 "이는 의도적으로 프로듀서 계약 거절을 유인해 또 다른 언론플레이를 위한 포석으로 삼고자 하는 행위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도어 이사회는 이런 불합리한 계약서에 금일 30일까지 서명할 것을 요구해 왔으나 서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어도어 측은 '2개월 초단기 프로듀싱 계약'이라는 민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해 "민 이사의 사내이사 계약 기간이 11월 1일까지여서 잔여기간의 역할에 대해 계약서를 보낸 것으로, 이후 계약은 재계약과 함께 진행돼야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민 전 대표가 '독소 조항'으로 지목한 해지 조항에 대해서도 "프로듀서로서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을 경우, 그로 인해 경영상 큰 피해를 주는 행위 등을 방지할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한 것"이라며 "민 이사의 역할을 고려해 임원들과 동일하게 '위임계약'으로 준비했고, 위임인 이상 당연히 포함되는 조항"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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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전 대표가 대표이사 해임, 풋옵션이 포함된 주주 간 계약 해지, 뉴진스 프로듀싱 업무위임계약에 대해 모두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힘에 따라 앞으로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코너에 몰린 민 전 대표가 자신을 향한 공격에 맞서고자 치열한 법정 다툼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민 전 대표 측은 다만 구체적인 법적 대응 방법에 대해서는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뉴진스 멤버들은 지난 27일 민 전 대표의 해임 이후 이와 관련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들은 올해 상반기 한국 컴백, 일본 공식 데뷔, 일본 도쿄 돔 팬 미팅 등 굵직한 활동을 소화했다. 뉴진스는 다음 달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한 K팝 시상식 참석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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