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워싱턴 뉴스

2.6㎞ 볼티모어 다리, 선박 충돌에 순식간에 무너진 이유는

작성자
KReporter
작성일
2024-03-27 08:06
조회
253

"충돌 방지 안전장치 충분했는지 의문"…열악한 교량 인프라도 도마에

반세기 된 노후 다리…"설계기준 넘는 충격 가해졌을 가능성"

"오염된 연료가 영향 미쳤는지도 조사 예정"




선박 충돌로 무너진 美 볼티모어 다리

선박 충돌로 무너진 美 볼티모어 다리

(볼티모어 로이터=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가 컨테이너선과 충돌해 무너져 있다. 이 사고로 미국 최대 자동차 수출입항인 볼티모어항이 잠정 폐쇄됐다. 2024.03.27 passion@yna.co.kr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의 대형 교량이 선박 충돌 후 불과 수십초 만에 무너져 내린 것은 설계 당시 적용된 구조적 충격 흡수력을 넘어서는 극단적 충격이 가해졌기 때문일 수 있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이 밖에도 충돌 방지 안전장치가 부족했을 수 있다는 지적, 오염된 연료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가설 등 여러 가능성이 제기된다.

◇ "선박 충돌 방지 장치 적절했나"…안전장치 아직 공개 안 돼

볼티모어항의 2.6㎞ 길이 아치형 트러스교인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는 26일(현지시간) 새벽 짐을 가득 실은 싱가포르 선적의 대형 컨테이너선 '달리'호가 교각을 들이받으면서 붕괴했다.

이 사고로 다리 위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8명이 추락했으며 이 가운데 6명이 실종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의 원인을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충돌 방지 안전장치가 충분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다리 밑바닥인 교반을 보호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인 '돌핀(dolphin) 등이 없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고속도로로 치면 가드레일 역할을 하는 돌핀은 선박의 충격을 흡수하고, 선박의 속도를 줄이거나 선박이 교량에 바짝 근접하지 못하도록 방향을 바꾸는 역할을 해 일종의 교량 보호물로 작용한다.

최신 교량에는 이 돌핀이 사용된다고 한다.

영국 왕립 공학 아카데미의 로버트 베나임 연구원은 이번 사고는 다리 기둥 주변의 선박 보호 장치가 "불충분"했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선박의 충돌 경로를 돌리기 위해 강바닥에 인공 섬이나 철제 '돌핀'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에 어떤 종류의 안전장치가 있는지 밝히지 않았다.

◇ 1977년 완공된 다리…초대형 컨테이너선 시대 이전에 설계

프랜시스 스콘 키 브리지가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대 이전에 설계돼 이번 충돌로 인한 충격을 버티지 못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애머스트 매사추세츠대(UMass) 샌제이 R. 아워드 토목공학과 교수는 미 NBC 뉴스에 "교량은 선박 충격을 견디도록 설계되며 그것이 전형적인 설계 절차"라며 "하지만 모든 구조물과 공학 시스템에서는 구조물의 설계를 넘어서는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며 이번 일이 그런 상황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워드 교수는 "현대에 건설되는 교량은 어떤 종류의 충격에 견딜 수 있어야 하는지를 규정하고 있다. 일단 이런 설계 기준이 정해지면 가장 극단적인 (충격)조건이 무엇일지도 이에 맞춰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이와 관련, 사고 교량이 "설계 기준을 완전히 준수했다"고 말했다.

버지니아공대의 구조 공학자인 로베르토 레온은 교량의 설계와 건설 과정에서 공학자들이 선박 충돌 등과 같은 '극단적인 사건'을 감안하지만, 볼티모어 교량이 건설될 당시에는 이번 사고를 일으킨 컨테이너선과 같은 크기의 선박들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형태의 선박은 그 당시엔 실제로 (설계와 건설에) 고려되지 못했다"며 "따라서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는 '상당히 보호받지 못했다'(fairly unprotected)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사고 교량이 거의 반세기 전인 1977년에 완공된 노후 교량인 점에 주목했다.

교량 설계와 건설 기술이 지난 반세기 동안 크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공대의 사메흐 바디에 교수는 "1970년대 이래 (교량 설계와 건설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바디에 교수는 그러면서도 "다리가 붕괴하기 전의 영상 몇 개를 봤는데 구조적으로는 안전해 보이긴 했다"고 덧붙였다.



사고로 끊어진 볼티모어 '키 브리지'

사고로 끊어진 볼티모어 '키 브리지'

(볼티모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26일(현지시간) 새벽 대형 화물선 한 대가 볼티모어 항만을 가로지르는 '키 브리지'의 교각을 들이받으면서 다리가 무너져 내려 최소 6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주변 도로에서 보이는 끊어진 다리와 훼손된 철제 구조물들. 2024.3.27 jhcho@yna.co.kr




◇ WSJ "오염된 연료 때문에 선박 동력 잃었을 가능성…당국 조사 예정"

오염된 연료 때문에 달리호가 동력을 잃고 다리에 충돌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국이 사고 선박이 동력을 잃고 교량과 충돌하는 데 오염된 연료가 영향을 미쳤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달리호는 교량과 충돌하기 전에 동력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동력 문제가 현재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달리호에 탑승했던 한 담당자는 "배의 동력이 끊기고 조타 장치와 전기 장치도 작동하지 않았다"며 "엔진 하나가 털털거리더니 멈췄다. 엔진실은 칠흑같이 어두웠고 탄 연료 냄새가 났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해상 정전은 흔한 일은 아니지만, 발생하면 선박의 주요 사고 위험이 된다고 WSJ은 전했다.

해상 정전의 원인 중 하나로는 오염된 연료가 꼽힌다.

그리스의 조선 구조 전문가 포티스 파굴라토스는 오염된 연료는 선박의 주 발전기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주요 원인이며, 선박에 정전이 발생하면 추진력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천문학적 보험금 청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보험 전문가들은 다리 구조물 손실 자체부터 항구 운영 중단까지 모든 문제에 대해 수십억달러 상당의 보험금 청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손실의 규모와 복잡성을 생각한다면 소송이 불가피하며 소송 과정만 10년이 걸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고 WSJ은 전했다.

 

연합뉴스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

전체 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39099

AI가 일자리 뺏는다?…구글·MS 등 빅테크, 공동연구 나서

KReporter | 2024.04.05 | 추천 0 | 조회 171
KReporter 2024.04.05 0 171
39098

"삼성전자, 대미투자 2배이상으로 증액…36.5조원 추가투자"

KReporter | 2024.04.05 | 추천 0 | 조회 100
KReporter 2024.04.05 0 100
39097

아마존, “시애틀 아닌 벨뷰서 성장 이루어질 것” 벨뷰 캠퍼스 건설 재개

KReporter | 2024.04.04 | 추천 0 | 조회 793
KReporter 2024.04.04 0 793
39096

미국인 은퇴 저축 필요액 '급증'…146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

KReporter | 2024.04.04 | 추천 0 | 조회 509
KReporter 2024.04.04 0 509
39095

4월 8일 역대급 개기일식, 시애틀에서도 실시간 관측하는 방법

KReporter | 2024.04.04 | 추천 0 | 조회 456
KReporter 2024.04.04 0 456
39094

4월 4일 ‘내셔널 부리또 데이’…Chipotle, Qdoba 무료 행사

KReporter | 2024.04.04 | 추천 0 | 조회 312
KReporter 2024.04.04 0 312
39093

벨뷰서 매물 내놓은 연쇄 빈집털이범 활개

KReporter | 2024.04.04 | 추천 0 | 조회 526
KReporter 2024.04.04 0 526
39092

퇴근 뒤 연락하면 과태료…미국서 '연결안될 권리' 입법 추진

KReporter | 2024.04.04 | 추천 0 | 조회 346
KReporter 2024.04.04 0 346
39091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 낮추는 시장…핌코 "점진적 속도 전망"

KReporter | 2024.04.04 | 추천 0 | 조회 153
KReporter 2024.04.04 0 153
39090

테슬라 주가 전망 '극과 극'…"14달러 적정" vs "2천달러 간다"

KReporter | 2024.04.04 | 추천 0 | 조회 255
KReporter 2024.04.04 0 255
39089

포드, 신형전기차 SUV·트럭 양산 연기…국내 배터리업계도 여파

KReporter | 2024.04.04 | 추천 0 | 조회 116
KReporter 2024.04.04 0 116
39088

"트럼프, 미일이든 한미일이든 효율적이라면 뭐든 찬성"

KReporter | 2024.04.04 | 추천 0 | 조회 98
KReporter 2024.04.04 0 98
39087

바이든, 공무원 신분보장 강화…트럼프의 '길들이기' 사전차단

KReporter | 2024.04.04 | 추천 0 | 조회 104
KReporter 2024.04.04 0 104
39086

시애틀 공무원 임금 대폭 인상 결정…예산 부족은 ‘나 몰라라’ (1)

KReporter | 2024.04.03 | 추천 0 | 조회 548
KReporter 2024.04.03 0 548
39085

전 시애틀 시장 아들, 아동 포르노 거래 및 소지 혐의로 기소

KReporter | 2024.04.03 | 추천 0 | 조회 347
KReporter 2024.04.03 0 347
39084

WA ‘백만달러 도시’ 무려 18곳…일반 주택가격 최소 100만 달러↑

KReporter | 2024.04.03 | 추천 0 | 조회 760
KReporter 2024.04.03 0 760
39083

'시애틀 레스토랑 위크' 4월 14일 시작, 고정가격 20달러부터

KReporter | 2024.04.03 | 추천 0 | 조회 453
KReporter 2024.04.03 0 453
39082

올림피아 사회보장국 직원 살해 위협·인종차별 비방한 남성 유죄

KReporter | 2024.04.03 | 추천 0 | 조회 271
KReporter 2024.04.03 0 271
39081

계속되는 빅테크의 '군살빼기'…아마존 웹서비스 수백명 감원

KReporter | 2024.04.03 | 추천 1 | 조회 336
KReporter 2024.04.03 1 336
39080

트럼프 "전기차는 다 중국이 만들 것…임기 첫날 보조금 폐기"

KReporter | 2024.04.03 | 추천 1 | 조회 361
KReporter 2024.04.03 1 361
39079

달 탐사경쟁 본격화에…美백악관, NASA에 '달 표준시 제정' 지시

KReporter | 2024.04.03 | 추천 0 | 조회 101
KReporter 2024.04.03 0 101
39078

대만서 25년만에 최대 규모 강진…日·中·필리핀에 쓰나미 경보

KReporter | 2024.04.03 | 추천 0 | 조회 162
KReporter 2024.04.03 0 162
39077

미 3월 민간고용 18만4천개 증가…시장 예상 웃돌아

KReporter | 2024.04.03 | 추천 0 | 조회 65
KReporter 2024.04.03 0 65
39076

"작년 美 15개주 중국인 토지 구매 제한…20여개주 올해 추진"

KReporter | 2024.04.03 | 추천 0 | 조회 171
KReporter 2024.04.03 0 171
39075

'불법 이민 강공' 트럼프, "살인 피해자 가족과 얘기" 거짓 논란

KReporter | 2024.04.03 | 추천 0 | 조회 166
KReporter 2024.04.03 0 166
39074

세금 마감일 2주 임박, “세금 연장 신청하는 방법은?”

KReporter | 2024.04.02 | 추천 0 | 조회 365
KReporter 2024.04.02 0 365
39073

올해 시애틀에서 집 사려면 연봉 '15만7천 달러’ 필요

KReporter | 2024.04.02 | 추천 0 | 조회 556
KReporter 2024.04.02 0 556
39072

숄라인 I-5 인근 7개월간 도로 폐쇄, 교통 불편 예상

KReporter | 2024.04.02 | 추천 0 | 조회 371
KReporter 2024.04.02 0 371
39071

망명 신청 난민들, "켄트 호텔 체류 연장 위해 모금 중"

KReporter | 2024.04.02 | 추천 0 | 조회 341
KReporter 2024.04.02 0 341
39070

4살 아들 잔혹 살해한 에버렛 모친, 보석금 500만 달러 선고

KReporter | 2024.04.02 | 추천 0 | 조회 407
KReporter 2024.04.02 0 407
39069

'제조업 경기확장' 지표에 미 6월 금리인하 가능성 50% 아래로

KReporter | 2024.04.02 | 추천 0 | 조회 183
KReporter 2024.04.02 0 183
39068

애틀랜타 FBI 건물 입구에 차량 돌진…운전자 체포

KReporter | 2024.04.02 | 추천 0 | 조회 170
KReporter 2024.04.02 0 170
39067

'부활절 토끼' 아니고 '굴 토끼'?…바이든 말실수 또 도마에

KReporter | 2024.04.02 | 추천 0 | 조회 230
KReporter 2024.04.02 0 230
39066

트럼프, 공탁금 2천400억원 막판 조달…자산 압류 모면

KReporter | 2024.04.02 | 추천 0 | 조회 128
KReporter 2024.04.02 0 128
39065

테슬라 1분기 차량 인도 전년대비 8.5%↓…비관론에 주가 급락세

KReporter | 2024.04.02 | 추천 0 | 조회 129
KReporter 2024.04.02 0 129
39064

미 - 중 정상, 회담 4개월여만에 소통…전략경쟁에도 대화모드 관리

KReporter | 2024.04.02 | 추천 0 | 조회 68
KReporter 2024.04.02 0 68
39063

유명 스카짓 밸리 튤립 축제, 이른 개화로 화려한 개막

KReporter | 2024.04.01 | 추천 0 | 조회 436
KReporter 2024.04.01 0 436
39062

"올 여름 마운트 레이니어 방문하려면 지금 당장 예약해야"

KReporter | 2024.04.01 | 추천 0 | 조회 419
KReporter 2024.04.01 0 419
39061

타코마 도끼·칼 난동, 우버 운전사 등 2명 공격한 20대 여성 체포

KReporter | 2024.04.01 | 추천 0 | 조회 491
KReporter 2024.04.01 0 491
39060

청소년 11명, 노르망디 파크 베이프샵 집단 침입 강탈

KReporter | 2024.04.01 | 추천 0 | 조회 395
KReporter 2024.04.01 0 3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