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워싱턴 뉴스

美 남부에서 공용어 대접 받는 스페인어, 캘리포니아·텍사스주 인구 40%가 히스패닉

사회
작성자
KReporter2
작성일
2023-09-04 11:29
조회
607

캘리포니아·텍사스주 인구 40%가 히스패닉…LA는 49%로 백인 압도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의 해변 거리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의 해변 거리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6개월여간 살면서 적잖이 놀란 것 중 하나는 이 지역의 인구 구성이다.

미국 남서부에 스페인어를 쓰는 히스패닉 인구가 많다고 듣긴 했지만, 이렇게나 많을 줄은 몰랐다.

집 근처를 산책할 때나 마트에서 장을 볼 때, 관공서에서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릴 때 등 어딜 가든 백인보다 훨씬 많이 보게 되는 인종이 히스패닉이었다. 예상과 달리 오히려 흑인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밖에 나가면 주변에서 영어보다 스페인어가 들릴 때가 더 많은 지경이었다.

한번은 집에 문제가 생겨 건물 관리팀에서 수리해주러 왔는데, 중간에 잠시 혼자 남게 된 히스패닉 청년이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해 소통이 불가능했던 적도 있다. '미국에 오기 전에 차라리 스페인어를 공부했어야 하나' 싶을 정도였다.

이런 상황은 통계로도 알 수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의 2020년 인종 비율 통계

미국 인구조사국의 2020년 인종 비율 통계

미 인구조사국의 2020년 통계를 보면 미국 50개 주 가운데 멕시코와 국경을 맞댄 캘리포니아주와 뉴멕시코주는 히스패닉·라틴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뉴멕시코주는 인구의 47.7%가 히스패닉·라틴계로, 백인(36.5%)을 압도한다. 뉴멕시코주 옆에 있는 텍사스주는 백인(39.7%)과 히스패닉·라틴계(39.3%)가 비슷한 비중이다.

캘리포니아주 역시 히스패닉·라틴계 인구가 39.4%로, 백인(34.7%)보다 더 많다.

약 1천만 명이 사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로 범위를 좁혀보면 히스패닉 비중이 더 압도적이다. 전체 인구의 49.0%가 히스패닉·라틴계이고, 백인은 그 절반 정도인 25.2%에 불과하다. 아시아계는 15.8%, 흑인·아프리카계는 9.0%다.

이는 필자가 동네에서 피부로 체감하던 것과 거의 비슷한 수치다.

여러 집단이 모여 살 때 각 집단의 '머릿수'는 그 사회에서 갖는 영향력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특히 민주주의 정치 체제를 표방하는 나라에서는 선거마다 한 사람이 한 표씩을 행사하므로 인구가 많은 집단이 자신들을 대변하는 우두머리를 뽑고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이민자들에게 좀 더 포용적인 정책을 펴는 민주당이 주 정부와 의회 등의 정치권력을 장악하게 된 것도 이런 인종 구성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주 정부를 비롯해 공립학교와 각종 공공기관, 민간 기업들까지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대부분의 문서에 스페인어를 공용어처럼 병기하고 있다.

전기요금, 가스요금, 인터넷 요금 등 매월 날아오는 각종 고지서의 봉투를 열고 두툼하게 접힌 여러 장의 종이를 펼쳐보면 같은 내용을 적은 문서가 영어와 스페인어 두 가지 버전으로 함께 들어있다.


남부 캘리포니아 가스회사(SoCalGas)의 안전 안내문에 스페인어가 병기된 모습

남부 캘리포니아 가스회사(SoCalGas)의 안전 안내문에 스페인어가 병기된 모습

공공 기관과 민간 기업의 고객센터에도 대부분 스페인어 상담원이나 상담 번호가 따로 있다.

주지사나 경찰서장 등이 공식 기자회견을 할 때는 스페인어 통역을 순차로 진행해 시간이 두 배로 걸린다.

아시아계 이민자 입장에서 보면 부러운 부분이고, 약간의 박탈감마저 느껴진다.

이런 환경에서 살다 보니 지난 6월 소수인종 우대정책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 유지 여부에 대한 연방 대법원의 판결을 앞두고 관련 기사를 쓰면서 머릿속에 의문부호가 떠나지 않았다.

어퍼머티브 액션은 미국 대학들이 입학 전형에서 흑인이나 히스패닉 학생들에게 가점이나 우선권을 줘온 정책으로, 아시아계 학생들이 이에 반기를 들고 주요 대학인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었다.

미국 전체 인구를 보면 백인(57.8%)이 가장 많고, 히스패닉·라틴계(18.7%), 흑인·아프리카계(12.1%) 순이다.

미국 언론이 이 주제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한 기사들을 읽다 보니 흑인의 경우에는 여전히 소수이고 역사적으로 차별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이해가 됐는데, 히스패닉은 좀 다른 차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 남부 국경을 넘어오는 이민자들을 포함해 히스패닉 인구는 점점 많아지는 추세이고, LA 같은 대도시에서 이미 주류로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우대가 필요한 소외 계층으로 볼 수 있을까.

지난해 10월에는 라틴계인 누리 마르티네스 LA 시의회 의장이 백인 동료 의원이 입양한 흑인 아이를 두고 "원숭이 같다"는 등의 인종차별적인 비하 발언을 한 사실이 폭로돼 의장직에서 사퇴한 일도 있었다.


누리 마르티네스 전 LA 시의회 의장

누리 마르티네스 전 LA 시의회 의장


 

 

 

연합뉴스 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

전체 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756

‘끊이지 않는 도난’ 전국적으로 물건에 열쇠 걸어 잠그는 상점 증가

KReporter | 2023.09.05 | 추천 0 | 조회 1283
KReporter 2023.09.05 0 1283
755

워싱턴주, “교사 대 학생 비율 미국에서 가장 낮은 곳 중 하나”

KReporter | 2023.09.05 | 추천 0 | 조회 799
KReporter 2023.09.05 0 799
754

美 남부에서 공용어 대접 받는 스페인어, 캘리포니아·텍사스주 인구 40%가 히스패닉

KReporter2 | 2023.09.04 | 추천 0 | 조회 607
KReporter2 2023.09.04 0 607
753

美축제서 7만명 고립 네바다주 '버닝맨' 행사장 침수돼

KReporter2 | 2023.09.04 | 추천 0 | 조회 508
KReporter2 2023.09.04 0 508
752

美서 돌연변이 30여개 더 많은 코로나19 새 변이 확산 조짐

KReporter2 | 2023.09.02 | 추천 0 | 조회 850
KReporter2 2023.09.02 0 850
751

美학교들, 통학버스 운전사 부족해 개학 연기·교통카드 지급

KReporter2 | 2023.09.02 | 추천 0 | 조회 417
KReporter2 2023.09.02 0 417
750

‘무법 지대’ 시애틀, 올해 50번째 살인 기록…역사상 최고 속도 (1)

KReporter | 2023.09.01 | 추천 0 | 조회 1390
KReporter 2023.09.01 0 1390
749

약물 과다 복용 10대 사망자 급증…WA 학교들 날록손 비축 비상

KReporter | 2023.09.01 | 추천 0 | 조회 742
KReporter 2023.09.01 0 742
748

전선 잘라가는 ‘구리선 도둑’ 기승…킹 카운티 일부 가정 전력 손실

KReporter | 2023.09.01 | 추천 0 | 조회 634
KReporter 2023.09.01 0 634
747

250만 구독자 '1등 엄마' 유튜버 두 얼굴…아동학대 혐의로 체포

KReporter | 2023.09.01 | 추천 0 | 조회 792
KReporter 2023.09.01 0 792
746

서스턴 카운티 경찰, 스매시앤그랩 범죄자들에게 '무자비' 선언

KReporter | 2023.08.31 | 추천 1 | 조회 1030
KReporter 2023.08.31 1 1030
745

아시안 대상 주택 침입 범죄 급증으로 사우스 시애틀 곤혹

KReporter | 2023.08.30 | 추천 0 | 조회 1069
KReporter 2023.08.30 0 1069
744

훔친 차 타고 경찰에 총 쏜 15세 2명 기소…부모 “아이가 한 행동” (2)

KReporter | 2023.08.29 | 추천 0 | 조회 900
KReporter 2023.08.29 0 900
743

"투명 가방 메야 등교"…학교들, 잇단 총기사건에 규제 도입

KReporter | 2023.08.29 | 추천 0 | 조회 588
KReporter 2023.08.29 0 588
742

밀크쉐이크 리스테리아 발병으로 타코마 레스토랑 2차 고소

KReporter | 2023.08.28 | 추천 0 | 조회 881
KReporter 2023.08.28 0 881
741

미국 남극기지는 무법지대?…성폭력 난무해도 모르쇠·쉬쉬

KReporter | 2023.08.28 | 추천 0 | 조회 1017
KReporter 2023.08.28 0 1017
740

미국 코로나 입원자 증가세…"바이러스와 사는법 배워야"

KReporter | 2023.08.28 | 추천 0 | 조회 586
KReporter 2023.08.28 0 586
739

실종된 고양이, 8년 만에 시애틀 주인과 재회

KReporter2 | 2023.08.26 | 추천 0 | 조회 748
KReporter2 2023.08.26 0 748
738

에버렛 프레드 마이어에서 고의로 차량 폭발 일으킨 남성 영상 공개

KReporter | 2023.08.25 | 추천 0 | 조회 889
KReporter 2023.08.25 0 889
737

노동절 앞두고 서부 워싱턴 혈액 부족…긴급 헌혈 촉구

KReporter | 2023.08.25 | 추천 0 | 조회 425
KReporter 2023.08.25 0 425
736

산후안 카운티, 미 최초로 주 4일 근무제 만장일치 승인…”임금은 유지” (1)

KReporter | 2023.08.23 | 추천 0 | 조회 1032
KReporter 2023.08.23 0 1032
735

새아빠로부터 엄마 보호하려다…21세 시애틀 여성, 흉기에 107번 찔리고 숨져

KReporter | 2023.08.22 | 추천 0 | 조회 2115
KReporter 2023.08.22 0 2115
734

밀크쉐이크 리스테리아로 남편 잃은 타코마 여성, 버거 가게 고소

KReporter | 2023.08.22 | 추천 0 | 조회 1547
KReporter 2023.08.22 0 1547
733

하와이 '빨간 지붕 집'은 100년된 목조주택…어떻게 불길 피했나

KReporter | 2023.08.22 | 추천 0 | 조회 865
KReporter 2023.08.22 0 865
732

시애틀 경찰서장 “올해 869정 총기 압수에도 총격 멈출 수 없어”

KReporter | 2023.08.21 | 추천 0 | 조회 415
KReporter 2023.08.21 0 415
731

"美, 올가을 모든 국민에 코로나19 부스터샷 접종 촉구키로"

KReporter | 2023.08.21 | 추천 0 | 조회 736
KReporter 2023.08.21 0 736
730

한해 4천752명!…총 맞아 죽은 미국 미성년 역대 최다

KReporter | 2023.08.21 | 추천 0 | 조회 383
KReporter 2023.08.21 0 383
729

돌연변이 30여개 더 많다…코로나19 무서운 변이 다시 출현(

KReporter2 | 2023.08.19 | 추천 0 | 조회 1018
KReporter2 2023.08.19 0 1018
728

미국인들 "마약이 총기 폭력보다 더 큰 위협"

KReporter2 | 2023.08.19 | 추천 0 | 조회 387
KReporter2 2023.08.19 0 387
727

美 중년 남성 10명 중 3명은 폭음…대마초 사용도 급증

KReporter2 | 2023.08.19 | 추천 0 | 조회 445
KReporter2 2023.08.19 0 445
726

“월급이 생활비 못 따라가” 미 전국에서 노숙자 11% 급증

KReporter | 2023.08.18 | 추천 0 | 조회 1248
KReporter 2023.08.18 0 1248
725

켄트 한 아파트 단지서 경찰 신고 수백 건 접수…결국 시가 아파트 고소

KReporter | 2023.08.18 | 추천 0 | 조회 1390
KReporter 2023.08.18 0 1390
724

파이오니어 스퀘어 상점주, 강도 사건 이후 도시 자원 확충 호소

KReporter | 2023.08.18 | 추천 0 | 조회 541
KReporter 2023.08.18 0 541
723

가는 어깨에 긴 목 '바비 보톡스' 美서 화제…부작용 우려도

KReporter | 2023.08.18 | 추천 0 | 조회 664
KReporter 2023.08.18 0 664
722

미국인들 "마약이 총기 폭력보다 더 큰 위협"

KReporter | 2023.08.18 | 추천 0 | 조회 378
KReporter 2023.08.18 0 378
721

재산 범죄 급증으로 타코마에서 ‘전기 울타리’ 설치 허용 (1)

KReporter | 2023.08.17 | 추천 0 | 조회 1338
KReporter 2023.08.17 0 1338
720

시애틀-포틀랜드-캐나다 연결하는 고속 열차에 1억9800만 달러 자금 요청

KReporter | 2023.08.17 | 추천 0 | 조회 634
KReporter 2023.08.17 0 634
719

부통령 방문 호위하던 벨뷰 오토바이 경찰관, I-5위로 떨어져 중태

KReporter | 2023.08.17 | 추천 0 | 조회 1022
KReporter 2023.08.17 0 1022
718

WHO "돼지 인플루엔자에 사람 감염 확인…지역전파는 없어"

KReporter | 2023.08.14 | 추천 0 | 조회 365
KReporter 2023.08.14 0 365
717

하와이 산불 사망자 93명, 美 100년만에 최악…수색 3% 초기단계

KReporter2 | 2023.08.13 | 추천 0 | 조회 432
KReporter2 2023.08.13 0 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