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카운티 테슬라 운전자들, 다른 전기차로 눈 돌린다
테슬라에 대한 반발이 워싱턴주에서도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시애틀 지역에서는 ‘테슬라 테이크다운(Tesla Takedown)’이라는 이름으로 최소 여섯 차례의 시위가 열렸다. 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정치적 행보에 반대하는 글로벌 ‘행동의 날’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 같은 분위기는 킹 카운티의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애틀 타임스가 워싱턴주 차량등록국(Department of Licensing)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킹 카운티 내 테슬라 신규 등록 건수는 2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테슬라 차량을 겨냥한 기물 파손 행위도 서부 워싱턴 지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달 초 시애틀 캐피톨힐에서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테슬라 차량에 불을 질렀다. 이보다 앞서 린우드에서는 6대의 테슬라 사이버트럭에 나치 문양이 그려졌고, 센트럴리아에서는 테슬라 충전소가 ‘나치 차’라는 문구로 낙서 피해를 입었다.
이러한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일부 테슬라 운전자들은 다른 전기차로 전환을 고려하는 분위기다. 데이터스타스(DataStax) 시애틀 지사의 개발자 관계 책임자인 카터 라바사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최근 자신이 보유했던 테슬라 모델 Y를 처분하고, 리비안 R1S를 새롭게 구입했다고 밝혔다.
라바사는 킹5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를 계속 몰고 다니는 것이 비현명하게 느껴졌다”며 “운전하면서도 불안했고, 아내와 아이들을 생각했을 때 더 이상 테슬라를 소유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고차 시장에서 테슬라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작년만 해도 1만~1만5000달러는 더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래도 안전을 위해 기꺼이 감수할 만한 손해”라고 덧붙였다.
또한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가운데, 테슬라 운전자라는 이유로 불필요한 인식을 받는 것도 불편했다고 설명했다. “길에서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느꼈다”며 “특히 아이들이 ‘학교나 운동 연습 때 테슬라로 데리러 오는 게 창피하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렌튼 지역 닛산 판매업자 디미트리스 포티아디스도 유사한 고객 반응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고객들은 여전히 테슬라의 성능을 좋아하지만, 최근 몇 달간 반달리즘을 걱정하며 테슬라를 처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닛산은 이러한 분위기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포티아디스는 “최근 몇 달간 아리야와 리프 같은 전기차 판매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리건, 콜로라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테슬라 차량을 파손한 혐의로 3명이 기소됐다. 이들은 테슬라 자산을 고의적으로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유죄 판결 시 최소 5년에서 최대 20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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