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심에 유독 많이 내리는 비, 기후 변화의 징조?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 도시들이 주변 농촌 지역보다 더 많은 비를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후 변화와 도시화가 결합되어 발생하는 현상으로, 도시가 비를 끌어들이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발표되었으며, 지난 20년 간의 변화가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의 데브 니요기 교수는 “이 현상은 미국 전역에서 확인되고 있다”며, “도시 열섬 효과처럼 도시 강우 효과도 도시화와 관련된 중요한 특징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들은 이미 홍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러한 비의 증가가 도시의 인프라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할 수 있다.
미국의 도시들이 비를 더 많이 맞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고층 건물들은 폭풍을 늦추고 비를 내리게 하는 역할을 하며, 자동차 배기가스와 공장 오염물질은 비를 내리는 구름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또한, 콘크리트와 아스팔트에서 방출되는 열은 대기 중의 대류를 증가시켜 비를 유도한다. 니요기는 이를 큰 물풍선이 터지는 현상에 비유하며, “도시들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물풍선을 찌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휴스턴, 마이애미, 뉴올리언스와 같은 도시들은 도시 강우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지역이다. 이들 도시는 주기적으로 대규모 홍수를 경험하며,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연구진은 2001년부터 2020년까지 1,0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위성 데이터를 활용하여 강수량을 측정했다. 그 결과, 거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도시가 주변 농촌 지역보다 평균적으로 더 많은 강수량을 보였다. 이 현상의 강도는 지난 20년 간 거의 두 배로 증가했으며, 이는 도시화와 기온 상승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니요기는 이러한 결과가 도시 계획자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강조하며, 증가하는 강우량을 고려하여 도시 홍수를 예방하고 지하수층을 보충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녹색 인프라를 통해 수자원을 관리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이것이 앞으로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미국 도시들이 기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들을 제시하고 있으며, 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Copyright@KSEATTLE.com
(Photo: i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