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 예산 삭감 직격탄 맞은 시애틀…보건·교육·문화 전방위 타격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정부 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일부 부처를 폐지하면서, 그 여파가 시애틀을 포함한 워싱턴주 전역에 퍼지고 있다. 특히 공중보건, 교육, 연구, 사회복지 등 시민들의 삶과 밀접한 분야가 직격탄을 맞고 있어 지역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애틀 시의회 사라 넬슨 의장은 최근 이메일을 통해 “공중보건 서비스에 대한 이번 수준의 예산 및 인력 삭감은 비양심적이며, 이는 시애틀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의학적, 과학적, 재정적, 도덕적으로도 이번 삭감에는 그 어떤 정당성도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워싱턴주 정부는 전체 예산 삭감 규모를 검토하는 동시에 일부 정책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영유아 교육부터 대학 연구까지 줄줄이 예산 삭감
보건복지부 산하 시애틀 사무소가 최근 폐쇄되며 약 200명의 직원이 해고됐다. 해당 사무소는 저소득층 유아를 위한 ‘헤드스타트(Head Start)’ 프로그램을 관할해왔으며, 이로 인해 6명의 프로그램 관계자가 유급 휴직 상태에 들어갔다. 워싱턴주 헤드스타트협회 조엘 라이언 회장은 “15,000여 명의 아이들을 위한 수업과 서비스가 점진적으로 해체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주 보건국은 질병 추적, 백신 접종, 정신건강 치료 등 핵심 보건 사업을 위해 받던 연방정부 예산 1억6천만 달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이는 200개의 정규직 일자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한 연방 판사가 지난주 이 같은 삭감에 대해 일시 중지 결정을 내렸다.
교육 분야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교육부 폐지를 추진하며 K-12(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육예산 최대 8억4,500만 달러가 삭감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타이틀 1 프로그램 예산도 다양성 프로그램 철폐 여부에 연동되면서 지원 중단 위기에 놓였다.
연구비 축소도 심각하다. 국립보건원(NIH) 예산 삭감이 현실화됐다면 워싱턴대학교와 프레드 허친슨 암센터는 총 10억 달러 이상의 연구비를 잃을 뻔했다. 이들 삭감은 22개 주의 집단 소송으로 인해 현재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린 상태지만, NIH는 항소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환경·에너지까지…곳곳에서 흔들리는 공공 인프라
국립인문재단(NEH) 지원금이 끊기면서 워싱턴주 내 문화단체들이 약 1천만 달러의 예산 손실을 입었다. 이는 예술가·작가 활동지원, 어린이 독서 프로그램, 지역사 주제 강연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휴머니티스 워싱턴의 줄리 지글러 대표는 “사과 농사에서부터 원주민 어업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의 문화 대화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방자금 삭감은 자연환경과 에너지 분야에도 파급되고 있다. 마운트 레이니어 국립공원을 포함한 국유림·공원관리 인력 감축으로 인해 등산로가 폐쇄되고 방문자 서비스가 축소됐다. 워싱턴 동부의 퍼시픽노스웨스트국립연구소(PNNL)와 핸퍼드 핵시설에서는 인력 및 예산 불확실성이 안전 문제로까지 이어지며 연방의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보너빌 전력청의 인력 감축 또한 전력망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켰으나, 이는 최근 철회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DOGE’ 이니셔티브를 중심으로 연방 예산 재편이 급진적으로 추진되는 가운데, 시애틀과 워싱턴주가 그 여파의 최전선에 놓이게 됐다. 향후 연방 차원의 정책 변화와 이에 대한 지역 대응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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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Mat Hayward/Getty Images for Community Change A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