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시애틀 주택 시장에 또 다른 부담 되나"
시애틀 지역 건설업체들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자재에 대한 관세 인상으로 인해 주택 건설 비용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주택 구매자와 리모델링을 계획하는 집주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월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대부분의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또한, 이미 2월 4일 발효된 10%의 중국산 제품 관세에 더해 추가적으로 10%의 보편적 관세 부과를 위협하고 있다. 그는 지난주, 국경의 마약 밀반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러한 관세 조치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관세 조치는 특히 캐나다산 연목(Softwood Lumber)과 멕시코산 석고보드(Gypsum) 등 건축 필수 자재 가격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전역의 주택 건설업체를 대표하는 전국주택건설업협회(NAHB)는 철강과 알루미늄 가격 인상도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주택 건설업체들이 처음에는 추가 비용을 부담하겠지만, 결국 이 비용은 주택 구매자와 리모델링을 고려하는 기존 주택 소유자들에게 전가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대 부동산학과의 그레그 콜번 교수는 “건축 비용이 증가하면 주택 구매와 임대 비용이 모두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애틀 지역의 주택 시장은 이미 미국 주요 도시 중에서도 가장 비싸고,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워싱턴주 상무부는 2023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킹카운티가 향후 20년 동안 매년 1만 7,000채 이상의 주택을 추가 공급해야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건설업체들은 향후 주택 건설 비용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퓨얄럽지역의 주택 건설업체 사운드빌트 홈즈(Soundbuilt Homes)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커트 윌슨은 “이 지역에서 사용되는 연목의 절반 이상이 캐나다에서 수입된다”며, “국내 벌목과 제재소 가동이 증가하면 장기적으로 가격이 안정될 가능성도 있지만, 당장은 주택 구매자들이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시애틀의 건설 비용은 미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국주택건설업협회(NAHB)에 따르면, 2023년 미국 내 단독주택 건설 비용은 평균적으로 1제곱피트당 162달러(약 430,000달러 규모)였으며, 이는 2019년 대비 42% 증가한 수치다. 부동산 데이터 분석업체 코어로직(CoreLogic)은 이번 관세로 인해 건설 비용이 약 5%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시애틀 지역에서는 신규 주택의 건설 비용이 1제곱피트당 200달러에서 시작해 고급 주택의 경우 700달러 이상까지 상승하는 등 평균적으로 350~450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높은 생활비와 노동자 부족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 등이 비용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이번 관세가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애틀 지역의 콘도 개발업자이자 대출 담당자인 킨 응(Keane Ng)은 “최근 통과된 주택 관련 법안으로 인해 시애틀과 이스트사이드 지역의 토지 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적절한 개발 계획을 세운다면 건설업체들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주 의회는 2023년 HB 1337과 HB 1110 법안을 통과시켜, 주요 도시 및 카운티들이 단독주택 부지에서도 보조 주거 단위(ADU) 및 타운하우스 개발을 허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토지 공급이 증가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주택 건설 비용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관세 인상으로 인한 건축 비용 상승이 불가피해, 주택 가격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KSEATTLE.com
(Photo: KOM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