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WA 입국 허가 받은 난민 1,100명 입국 계획 전격 취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을 중단하면서, 이미 워싱턴주 입국 허가를 받은 수백 명을 포함한 수천 명의 난민들이 발이 묶였다. 이번 조치는 난민 프로그램의 중단 기한 이전까지 입국이 예정되었던 난민들의 계획을 취소하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서명한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을 일시 중단했다. 이에 따라 입국 승인을 받은 난민들, 특히 전쟁과 박해를 피해 긴 심사를 거친 이들의 입국이 무기한 연기되었다. 이 중에는 미국의 전쟁에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 1,600여 명과 미군 현역 군인의 가족도 포함된다.
미국 국무부는 초기에는 월요일 이전에 항공편이 예약된 난민들의 입국 가능성을 열어두었으나, 이후 발송된 이메일에서 "난민 입국은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중단되었다"고 통보했다.
워싱턴주 사회보건부(DSHS)에 따르면, 2025 회계연도 기준으로 주 내 11개 난민 재정착 기관은 5,780명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었으며, 이 중 1,135명이 이미 입국이 확정된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이들의 입국 계획이 모두 보류되었다.
DSHS의 노라 웨스트 커뮤니케이션 부국장은 "이번 조치로 인해 난민 후원을 자발적으로 맡은 지역 주민들 또한 큰 영향을 받았다"며 "확정된 입국 일정이 모두 취소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가브리엘라(가명)는 이번 결정으로 인해 부모와 형제의 입국이 무산된 사례 중 하나다. 그녀는 "부모님은 입국 확정 후 집과 소지품을 팔았고, 저는 새 가구를 마련하기 위해 800달러 대출까지 받았다"며 "지금은 충격 속에 어떤 계획도 세울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을 도운 아프가니스탄 동맹군들의 입국 취소는 미국 참전 용사들에게도 큰 충격을 안겼다. 참전 용사들이 주축이 된 단체 #AfghanEvac의 션 밴다이버는 "이번 결정은 미국의 신뢰와 가치를 훼손한다"며 "우리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난민 프로그램 중단의 이유로 지역사회의 과도한 부담과 이민자 수용 능력 부족을 들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난민들이 세계에서 가장 철저한 심사를 거치는 이민자라며 이러한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글로벌 난민 단체의 크리시 오마라 비그나라자 대표는 "난민들은 가장 엄격한 심사를 거친 후에도 마지막 순간까지 새 삶을 꿈꾸며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번 조치로 모든 것이 무산되었다"고 말했다.
난민 프로그램은 양당의 지지를 받아온 사안이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에 이를 중단하며 워싱턴주를 포함한 여러 지역사회와 난민 단체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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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Photo/Julia Demaree Nikhin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