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수익난에 ‘무료 수하물’ 사라져…항공권 가격 상승 불가피
항공사들이 수익 악화를 이유로 추가 요금 부과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저가항공사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기존의 ‘수하물 무료(Bags Fly Free)’ 정책을 폐지하고, 앞으로는 ‘수하물 유료(Bags Fly for a Fee)’ 정책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요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대부분의 항공사가 첫 번째 수하물 요금으로 35~45달러를 부과하는 점을 감안하면 비슷한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뿐만 아니라,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자유 좌석 선택제를 폐지하고 가장 저렴한 항공권을 환불 불가한 ‘기본 이코노미(Basic Economy)’ 요금제로 변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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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책 변화로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제트블루 등 주요 항공사들과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게 된다. 앞으로는 수하물, 와이파이, 추가 좌석 공간, 동반자 좌석 배치, 선탑승 순위 변경, 일정 변경, 유리한 출발 시간대 선택까지 대부분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구조가 강화될 전망이다.
항공업계의 추가 요금 정책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2008년 유가 급등, 9·11 테러 이후 항공 수요 감소,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항공사들은 수익 확보를 위해 수하물 요금을 신설했다. 저가항공사 스피릿항공이 초저가 항공권을 제공하는 대신 모든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방식으로 성공하면서, 이 전략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일부 항공사의 저렴한 항공권은 실상 추가 비용을 고려하면 타 항공사와 큰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2023년 항공사들이 수하물 요금으로 벌어들인 수익만 330억 달러에 달한다.
항공권 가격 상승 요인은 단순하지 않다. 유가와 인건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발생한 항공기 사고로 인해 승객들의 항공 여행 기피 현상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다 대규모 감원, 미·중 무역전쟁, 인플레이션 등으로 경기 침체 우려까지 확산하고 있어 항공업계는 또 다른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은 항공편 감축 계획을 발표했으며, 사우스웨스트항공 역시 1분기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기업 출장 수요 감소와 원격 근무 증가도 항공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항공권 가격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여행 플랫폼 카약에 따르면 올해 국내선 항공권 가격이 전년 대비 3% 상승했으며, 호퍼는 올해 1월 국내선 요금이 전년 대비 12% 올랐다고 밝혔다.
업계의 위기는 향후 항공사 간 합병과 인수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바이든 행정부는 항공사 간 합병을 저지해왔으나,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항공업계를 둘러싼 ‘퍼레이드 오브 호러블스(parade of horribles, 끔찍한 일들의 연속)’이 언제 끝날지 불투명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만약 경제 불황이 본격화되면 항공권 가격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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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Photo/Erin Hool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