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고착화 우려↑…첫 금리인하 '7월 아니면 9월'로 밀려
시장, 연준 '더 늦게, 더 적게' 인하 전망 부상
'라스트 마일' 진통…이달 26일 개인소비지출 지수 주목
뉴욕 브루클린의 한 상점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 노동부가 10일(현지시간) 발표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임대료와 운송비 상승 등으로 3개월 연속 시장의 전망치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고착화와 함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지난달보다 0.4%, 지난해 동월 대비 3.8% 상승해 모두 2월 상승률과 같았으며, 이는 모두 전문가의 예상치보다 0.1%포인트씩 웃돌았다.
이에 따라 달러화와 국채 수익률 상승과 주식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무엇보다 CPI의 가장 큰 구성요소인 임대료가 시장의 예측을 뒤집고 지속해서 강세를 보였으며, 서비스 인플레이션도 자동차 보험과 수리와 같은 운송비와 의료서비스 부문으로 인해 예상보다 상승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연준이 지난 1월과 2월 CPI 수치가 예상보다 견고했는데도 불구, 계절적 요인 등을 거론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대신 오히려 인하 의향을 내비쳤던 만큼 3월 CPI 수치를 주목했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달 자칫 경기침체가 촉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금리인하 신호를 보냈지만 이를 위해서는 신뢰할만한 이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역사적으로 볼 때 처음부터 제대로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조기 인하했을 경우 다시 되돌려서 금리를 인상하지 말아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이 '더 늦게, 더 적게(later and fewer)'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금리선물 시장은 이날 미 증시 마감 무렵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 5.25∼5.50%로 동결할 확률을 83%로 반영했다. 하루 전만 해도 이 확률은 43%였다.
또 6월을 시작으로 올해 3차례 금리인하를 예상했던 골드만삭스와 UBS의 애널리스트들은 이제 각각 7월과 9월에 두차례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날 CPI 보고서가 지난달 물가에 대한 최종 결론은 아니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미 상무부는 26일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선호하는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며, 근원 PCE 가격지수는 지난달 2.8%를 기록해 CPI보다 연준의 목표 2%에 더 근접해 있다.
게다가 임대료와 자동차 보험 등 3월 CPI 강세 요인 상당수는 PCE 가격지수에서는 가중치가 낮아서 지표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다만 CPI 보고서는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의 '마지막 마일(last mile)' 즉 막판으로 갈수록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찰스슈왑의 캐시 존스 수석 채권전략가는 "연준이 CPI를 추적하지는 않지만, 금리인하 시점을 연기하거나 인하 폭을 낮추는 이유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이 굳어지면 완화 여지가 많지 않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