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워싱턴 뉴스

소련 붕괴에 강한 러시아 원했던 푸틴, '21세기 차르'로

작성자
KReporter
작성일
2024-03-18 08:26
조회
146

상트페테르부르크 가난한 가정 출신…KGB 요원으로 활동

2000년 대선 당선 뒤 2030년까지 집권 예약 '스트롱맨'




블라디미르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17일(현지시간) 공개된 러시아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 결과에 놀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압도적인 승리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24년 전까지만 해도 가난한 가정 출신의 국가보안위원회(KGB) 스파이가 러시아를 30년간 통치하는 '21세기 차르'로 등극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이는 거의 없었다.

그는 소련 붕괴 후 휘청이던 러시아를 일으켜 세운 지도자라는 평가와 권위주의로 장기 집권하는 '스트롱맨'이라는 상반된 평가가 엇갈린 평가를 받는다.

 

◇ 첩보영화에 매료된 가난한 소년…소련 붕괴 지켜보며 와신상담

푸틴은 1952년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에서 태어났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872일간 이어진 나치의 포위공격으로 끔찍한 상흔이 남아있던 곳이었다.

허름한 공동주택에서 가난하게 자란 푸틴은 2005년 방송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2차대전에 참전했다가 수류탄 파편에 다리를 다친 상이군인이었다고 얘기했다.

"레닌그라드 거리는 내게 한 가지 규칙을 가르쳤다. 싸움이 불가피할 때는 먼저 때려야 한다는 것이다."(2015년 인터뷰)



푸틴 러시아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열린책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푸틴은 15살에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에 잠입한 소련 스파이를 다룬 영화 '방패와 칼'을 보고 첩보요원이 되기로 결심한다. 첩보요원 한 명이 수천 명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내용에 매료됐다고 한다.

10대 때 대담하게 KGB 본부를 찾아간 그는 '법학을 전공하면 유리하다'는 조언을 듣고 2년 뒤인 1970년 레닌그라드대(현 상트페테르부르크대) 법대에 입학했다. 졸업과 함께 KGB 정식 요원으로 발탁되며 꿈을 이룬다.

1980년대 동독 드레스덴에서 KGB 장교로 활동하던 푸틴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소련으로 돌아왔다.

얼마 후 푸틴은 소련이 붕괴(1991년)하는 것을 지켜봤다. 그는 자국 방송 다큐멘터리에서 "소련 붕괴는 비극이었다"며 "경제난에 나는 달빛을 보며 택시를 몰아야 했고 우리는 완전히 다른 나라로 바뀌었다"고 회고했다.

애국심 투철한 KGB 요원에게 조국과 체제의 붕괴는 굴욕적이었고 다른 한편으론 강대국으로의 복귀를 열망했을 터다.

KGB에서 나온 푸틴은 모교 법학과 교수 아나톨리 소브차크를 찾아갔다. 마침 소브차크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에 당선돼 부시장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푸틴은 모스크바로 무대를 옮겨 중앙 정치에 진출한다.



FSB 국장 시절 푸틴과 옐친 전 대통령

FSB 국장 시절 푸틴과 옐친 전 대통령

[EPA/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1996년 보리스 옐친 대통령 시절 크렘린궁에 입성한 푸틴은 대통령실 행정 담당 제1비서실장, KGB 후신인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 등 권력의 핵심부에 접근했다. 1999년에는 46세에 총리로 파격 발탁됐다.

당시 러시아는 혼란의 시기였다.

1994∼1996년 1차 체첸 전쟁 실패에 이어 1998년에는 금융 위기로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1999년 9월 연이어 테러가 발생해 2차 체첸 전쟁이 벌어졌다.

2차 체첸 전쟁은 정치적으로 무명이었던 푸틴의 입지를 끌어 올린 사건으로 기록된다. 총리였던 푸틴은 "화장실에서도 그들을 소탕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으로 체첸 수도 그로즈니 공습을 주도, 체첸의 항복을 받아냈다.

지지율이 5%로 폭락한 옐친 대통령이 1999년 12월 31일 사임하면서 푸틴은 대통령 직무대행을 맡았고 이듬해 3월 대선에서 52.9% 득표율로 대권을 쥐었다.

때마침 국제 고유가와 천연가격 상승 덕분에 러시아 경제도 살아났다. 2008년 전까지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은 연 7%대로 고속 성장했다.

러시아 위상을 추락시킨 옐친 시대에 지쳤던 국민은 푸틴을 "러시아의 구세주"라고 부르며 지지했다.



2012년 대통령 취임하는 푸틴

2012년 대통령 취임하는 푸틴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절대적 지지 속 30년 집권 예약

푸틴은 이번 5선으로 2030년까지 정권을 이어가게 됐다.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의 29년 집권기를 넘어선다. 하지만 그 과정이 썩 매끄럽지는 않았다.

2004년 71.3%의 득표율로 연임한 푸틴은 2008년에는 재연임을 금지한 러시아 헌법에 막혀 2012년까지 총리로 물러나야 했다. 대신 이 기간 대통령을 맡은 최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의 막후에서 실권을 이어갔다.

2011년 푸틴의 통합러시아당이 승리한 총선 결과가 조작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전역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그러나 푸틴은 총리 시절에 대통령 임기를 6년으로 늘리고 연임도 가능하게 헌법을 개정해 2012년 63.6% 득표율로 대통령에 복귀했다.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2018년 대선에는 역대 가장 높은 76.7% 득표율로 집권 4기를 열었다.

그는 2020년 개헌으로 두 차례 더 6년 임기 대통령직을 수행할 길을 열었기 때문에 2036년까지도 집권이 가능하다.

푸틴이 장기 집권하는 과정에서 서방은 러시아 민주주의가 후퇴했다고 비판한다.

서방에서는 푸틴이 집권하는 동안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무장 반란을 주도했던 예브게니 프리고진, 최대 정적으로 평가받던 알렉세이 나발니 등 많은 비판자들이 의문사하거나 투옥됐다는 점을 지적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푸틴을 "살인 독재자", "폭력배"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2022년 푸틴을 "전쟁광"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푸틴 집권 기간 반복적으로 전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체첸 전쟁 이후에도 2008년 조지아 전쟁으로 남오세티야 독립을 이끌었고, 2014년에는 무력을 동원해 크림반도를 병합했다. 2022년부터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특별군사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전쟁이 벌어질 때마다 국제적 비난과 서방은 강력한 경제 제재로 맞섰지만, 푸틴의 러시아 내 지지율은 오히려 올라갔다.



학생 시절 여성과 춤추는 푸틴

학생 시절 여성과 춤추는 푸틴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푸틴의 사생활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1983년 승무원 출신 아내 류드밀라와 결혼해 두 딸을 뒀지만 2014년 이혼했다. 지금은 31세 연하 올림픽 리듬체조 금메달 출신 알리나 카바예바와 연인이라는 의혹이 있지만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다.

고령으로 건강 이상설이 종종 서방 언론에 보도되지만, 푸틴은 술을 비롯해 몸에 나쁜 음료는 마시지 않는 등 자기 관리에 철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도, 삼보, 아이스하키, 낚시 등 스포츠를 즐기는 '마초 이미지'도 자주 노출했다.

한국에는 2001·2005·2013년 세 차례 방문했다. 총리 시절인 2010년에는 용인대에서 유도학 명예박사 학위도 받았다.


 

연합뉴스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

전체 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39335

New 바이든 대통령, 이번 주 시애틀 방문 예고…캠페인 참석 목적

KReporter | 11:10 | 추천 0 | 조회 129
KReporter 11:10 0 129
39334

New UW 시위대 걷잡을 수 없이 커져…폭력 사태도 만연

KReporter | 11:02 | 추천 0 | 조회 200
KReporter 11:02 0 200
39333

New 시애틀시, 켄트 호텔 이민자 주거비 2개월 추가 지불 결정

KReporter | 10:58 | 추천 0 | 조회 166
KReporter 10:58 0 166
39332

New 알래스카행 크루즈서 가위로 3명 찌른 노동자 기소

KReporter | 10:52 | 추천 0 | 조회 226
KReporter 10:52 0 226
39331

New 시애틀 12~15세 어린이 5명, 연쇄 차량 절도·경찰 추격전 끝에 체포

KReporter | 10:50 | 추천 0 | 조회 126
KReporter 10:50 0 126
39330

New 결국 미국 금리 내려갈텐데…"'배당귀족주' 투자 고려해볼 만"

KReporter | 09:11 | 추천 0 | 조회 197
KReporter 09:11 0 197
39329

New 트럼프 면전서 거침없는 속사포 '폭로'…"외설적 내용도 난무"

KReporter | 09:09 | 추천 0 | 조회 144
KReporter 09:09 0 144
39328

New AI가 만든 가짜사진, AI로 잡아낸다…오픈AI, 검증도구 개발

KReporter | 09:06 | 추천 0 | 조회 53
KReporter 09:06 0 53
39327

New 바이든이 유독 수요일에 행사하는 이유?…트럼프 재판 없는 날

KReporter | 09:04 | 추천 0 | 조회 42
KReporter 09:04 0 42
39326

시애틀 집값 상승세 지속, 고소득층만이 경쟁하는 시장 형성

KReporter | 2024.05.07 | 추천 0 | 조회 469
KReporter 2024.05.07 0 469
39325

킹 카운티, 최저임금 시간당 ‘20달러’ 인상 심의

KReporter | 2024.05.07 | 추천 0 | 조회 374
KReporter 2024.05.07 0 374
39324

워싱턴주, STEM 선도...미국 내 과학·공학 졸업생 수 가장 크게 증가

KReporter | 2024.05.07 | 추천 0 | 조회 169
KReporter 2024.05.07 0 169
39323

WA 병원, 지난해 17억4천만 달러 손실 기록…올해 악화 예상

KReporter | 2024.05.07 | 추천 0 | 조회 168
KReporter 2024.05.07 0 168
39322

시택 공항서 델타 항공기 화재 발생, 승객 비상 대피

KReporter | 2024.05.07 | 추천 0 | 조회 242
KReporter 2024.05.07 0 242
39321

골드만 "금리인하 기대 되살아나…헤지펀드, 소비재 매수 전환"

KReporter | 2024.05.07 | 추천 0 | 조회 114
KReporter 2024.05.07 0 114
39320

미국인들, 집값·임대료 대폭 상승 예상…"1년후 주택가 5.1%↑"

KReporter | 2024.05.07 | 추천 0 | 조회 316
KReporter 2024.05.07 0 316
39319

IMF 총재 "무역규제로 전세계 GDP 최대 7% 손실 가능성"

KReporter | 2024.05.07 | 추천 0 | 조회 52
KReporter 2024.05.07 0 52
39318

미국 "이-하마스 협상 중대 단계…바이든-네타냐후 건설적 논의"

KReporter | 2024.05.07 | 추천 0 | 조회 39
KReporter 2024.05.07 0 39
39317

사회보장, 메디케어 혜택 삭감 위기? 새 추정치 발표 예정

KReporter | 2024.05.06 | 추천 0 | 조회 614
KReporter 2024.05.06 0 614
39316

시애틀 날씨 ‘극과 극’…이번 주 올해 첫 80도 예고

KReporter | 2024.05.06 | 추천 0 | 조회 420
KReporter 2024.05.06 0 420
39315

워싱턴주, 2023년 산불 위험 노출 주택 수 전국 10위 차지

KReporter | 2024.05.06 | 추천 0 | 조회 108
KReporter 2024.05.06 0 108
39314

5월 6일부터 에버렛 스쿨존 주변 과속 단속 카메라 본격 가동

KReporter | 2024.05.06 | 추천 0 | 조회 172
KReporter 2024.05.06 0 172
39313

노스시애틀 드라이브바이 총격, 남성 1명 생명 위독

KReporter | 2024.05.06 | 추천 0 | 조회 188
KReporter 2024.05.06 0 188
39312

LA서 40대 한인 남성 경찰 총격에 사망…경찰 과잉진압 의혹

KReporter | 2024.05.06 | 추천 0 | 조회 162
KReporter 2024.05.06 0 162
39311

박빙대결 미국 대선…USA투데이 조사서 바이든-트럼프 37%로 동률

KReporter | 2024.05.06 | 추천 0 | 조회 149
KReporter 2024.05.06 0 149
39310

CNN "트럼프 방위비 관련 발언 오류투성이…한국, 40~50% 부담"

KReporter | 2024.05.06 | 추천 0 | 조회 73
KReporter 2024.05.06 0 73
39309

'조지 플로이드 효과'…대학시위 진압 살얼음판 걷는 미국 경찰

KReporter | 2024.05.06 | 추천 0 | 조회 80
KReporter 2024.05.06 0 80
39308

시애틀 월급 다 부어야…모기지도 버거운데, '자녀 양육 비용'은 더 비싸

KReporter | 2024.05.03 | 추천 0 | 조회 1268
KReporter 2024.05.03 0 1268
39307

워싱턴주에서 낚시로 연간 10만 달러를 벌 수 있다?

KReporter | 2024.05.03 | 추천 0 | 조회 1834
KReporter 2024.05.03 0 1834
39306

도미노피자, 배달기사에게 팁 주는 고객에게 팁 준다

KReporter | 2024.05.03 | 추천 0 | 조회 812
KReporter 2024.05.03 0 812
39305

시애틀 카페 폭발…”굉음에 인근 주택까지 흔들려”

KReporter | 2024.05.03 | 추천 0 | 조회 906
KReporter 2024.05.03 0 906
39304

워싱턴주 아시안, 동인도 노린 남미 조직범죄 일당 2명 체포

KReporter | 2024.05.03 | 추천 0 | 조회 697
KReporter 2024.05.03 0 697
39303

4월 고용증가 17만5천건에 그쳐·실업률 3.9%…연착륙 기대↑

KReporter | 2024.05.03 | 추천 0 | 조회 159
KReporter 2024.05.03 0 159
39302

트럼프 "대선 정직하게 치러지면 승복…아니면 싸워야"

KReporter | 2024.05.03 | 추천 0 | 조회 224
KReporter 2024.05.03 0 224
39301

현대차, 캘리포니아와 손잡고 수소전기트럭사업 본격화

KReporter | 2024.05.03 | 추천 1 | 조회 207
KReporter 2024.05.03 1 207
39300

"구글, 아이폰 기본검색 설정 위해 2022년 27조원 넘게 줬다"

KReporter | 2024.05.03 | 추천 0 | 조회 114
KReporter 2024.05.03 0 114
39299

워싱턴 대학교 친팔레스타인 시위 캠프 계속 늘어나…긴장 고조 (2)

KReporter | 2024.05.02 | 추천 0 | 조회 374
KReporter 2024.05.02 0 374
39298

출근길 린우드 I-5 위로 쇠파이프 투척, 운전자 극적 생존

KReporter | 2024.05.02 | 추천 0 | 조회 739
KReporter 2024.05.02 0 739
39297

벨뷰 무장 차량 강탈 10대들, 명품관 10만달러 절도 행위도 발각

KReporter | 2024.05.02 | 추천 0 | 조회 666
KReporter 2024.05.02 0 666
39296

포틀랜드 경찰차 15대 방화…‘메이데이’ 집회 중 사건 발생

KReporter | 2024.05.02 | 추천 0 | 조회 227
KReporter 2024.05.02 0 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