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사업장으로 기우는 노동시장…구인 점유율 사상 최고
9명 이하 사업장, 지난 9월 구인 공고도 '나홀로' 늘어
코로나 이후 창업 열기 반영…소비자 지출은 둔화 전망
지난 10월 미국 일리노이주 알링턴 하이츠의 소매 상점에 붙은 구인 공고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뉴욕의 맨해튼과 퀸스에서 라틴 댄스 교습소를 운영하는 낸시 보카네그라(35)는 내년에 파트타임 직원 3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현재 2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데, 살사와 메렝게, 바차타 등 라틴 댄스 레슨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보카네그라는 한 대학에서 진로상담을 하다가 실직한 후 관심을 갖고 있었던 댄스 교습소를 지난 2021년 11월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소규모 창업 열기 속에서 출발한 것이기도 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미국의 9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의 구인 공고 비율이 20%를 넘어,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노동시장이 작은 사업장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신호며, 이들 사업장에 대한 탄탄한 수요는 전반적으로 냉각된 노동시장과도 대조를 보인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일자리 웹사이트 짚리크루터(ZipRecruiter)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줄리아 폴락의 노동부 자료 분석 결과, 9명 이하 소규모 사업장은 지난 9월 전체 채용공고의 21%를 차지했다.
이는 2000년 기록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점유율이다.
또 9명 이하 사업장의 채용 공고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거의 20%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10~49명, 50~249명, 250~999명, 1천~4천999명, 5천명 이상 등 더 규모가 큰 기업들의 경우 모두 줄었다.
최근 수년간 원격 고용이 확산하고 미국인들의 일하는 방식이 변화하면서 더 많은 중소기업이 설립되는 동시에, 전국 각지에서 직원 확보가 가능해졌다는 게 폴락 이코노미스트의 설명이다.
새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첫 절차 중 하나인 사업자등록번호(EIN) 신청 건수도 올해 들어 10월까지 거의 150만건에 이르렀고,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늘었다.
2005년 기록을 시작한 이후 2021년을 제외하고는 최다이기도 하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기업 소유자의 약 61%가 10월에 채용을 했거나 시도했다고 답했으며, 17%는 향후 3개월 이내에 구인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내내 꾸준한 흐름이기도 하다.
소규모 사업장에서 이처럼 채용 수요가 유지되고 있지만, 전반적인 임금 인상 추세는 완화하고 있다.
이는 뜨거웠던 노동 시장이 진정되고 있다는 신호며, 더 큰 기업들과 구인 경쟁에 힘겨워하던 더 작은 기업들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된 소비자 지출이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고, 특히 올여름의 폭발적인 성장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연합뉴스 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