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유니클로' 쉬인, 美 증시 상장 신청
저가 전략으로 급성장…5월 기업가치 86조원
쉬인 싱가포르 본부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판 유니클로로 불리는 패션기업 쉬인(Shein)이 비공개로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방송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안에 밝은 소식통은 쉬인이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모건스탠리를 상장 주간사로 선정했다면서 내년에 주식 거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비공개 상장 추진은 흔히 있는 일이다.
중국인 쉬스카이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고 재작년 본부를 중국 난징에서 싱가포르로 옮긴 쉬인은 지난 5월 자금 모집 때 기업 가치를 660억달러(약 85조6천억원)로 평가받았다.
IPO 때는 이보다 올려받는 것을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쉬인이 창립 11년 만에 전 세계 수억 명이 이용하는 세계 최대 패션 브랜드 중 하나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저가 전략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유행 중인 스커트를 단 5달러에, 청바지는 9달러에 팔아 패션업계를 교란했다.
온라인을 통해 중국을 제외한 150개가 넘는 국가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230억달러, 순이익은 8억달러를 기록했다.
온라인 의류 소매업계에서 지배적 위치에 올라선 뒤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미국 아마존, 중국 테무와 경쟁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퀘어 포레버21 매장 내 쉬인 팝업스토어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또 최근 미국 의료 소매업체 포레버21의 지분을 인수해 오프라인 판매 루트를 개척하고 있고 영국 여성 패션 브랜드 미스가이디드도 사들였다.
쉬인 상장의 걸림돌은 공급망과 관련해 미 하원 중국특별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는다는 점이다.
미 의원들은 쉬인에 중국 신장 지역에서 면화를 공급받는지를 소명하라고 압박하고 있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쉬인이 상장 전 공급망에서 강제노동을 배제했다는 점을 명확히 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신장 지역에서 위구르인들을 상대로 인종 말살과 강제노동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쉬인 측은 강제노동에 대해 '무관용 정책'을 갖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아울러 미 연방정부에 대한 로비 자금을 대폭 늘리는 등 대응에도 나섰다.
디자인 표절 논란 또한 상장에 악재다.
쉬인의 상장은 가뭄에 시달렸던 미국 IPO 시장에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와 안전자산 수요로 지난 2년간 미국에서 상장한 회사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올해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과 2021년 전기차회사 리비안이 그나마 대어로 꼽혔지만, 상장 후 주가 흐름은 기대만큼 좋지 못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에 더 많은 기업이 증시에 데뷔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