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충격 극복 가능"…미국 내 희망적 시나리오 확산
"1970년대말·2008년 초고유가 위기 때보다 위험하지 않은 수준"
미국 주유소에 게시된 휘발유 가격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높은 미국에서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 시대'의 충격도 극복 가능하다는 희망적인 시나리오가 확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미국 투자전문가 사이에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더라도 과거 고유가 시대와는 다른 전개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단 에너지 가격 급등은 경제 전반에 걸쳐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가계와 기업이 지출 감소로 연결되기 때문에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실제로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까지 에너지 위기 시기를 비롯해 2008년의 고유가 사태 때 미국의 경기는 급속도로 침체했다.
올해 미국의 유가도 과거 에너지 위기 때처럼 급등하고 있다.
미국 내 평균 휘발유 소매가는 지난주 현재 1갤런(3.78L)당 3.88달러를 기록하면서 올해에만 25% 이상 상승했다.
다만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 같은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실제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의견이 나뉘고 있다.
일각에선 수십 년 전과 비교할 경우 에너지 소비의 효율성이 훨씬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과거 같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된다.
특히 현재 유가는 과거와 비교할 수준이 아니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2008년 미국 내 평균 휘발유 소매가를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현재 가치로 환산한다면 1갤런당 5.71달러에 달한다. 현재 3.88달러보다 50% 가량 높은 수치다.
또한 배럴당 150달러 선을 위협했던 2008년 초고유가 때의 상승률과 비교한다면 현재 유가 상승률은 완만한 편이라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미국 경제의 원동력으로 불리는 소비자 지출은 최근 유가 상승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에너지를 제외한 미국의 소매 판매는 전월에 비해 0.2% 증가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구매력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제임스 해밀턴 캘리포니아대 경제학 교수는 최근 유가 상승에 대해 "과거와 비교하면 훨씬 완만한 상승"이라면서 "다만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충분하고, 당국도 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