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불법이민 증가…멕시코 화물열차 지붕에 불법탑승해 국경行
철도 운영사 "최근 6명 숨지거나 다쳐"…일부 노선 일시운행 중단
멕시코 화물열차 주변 철로에 모여 있는 이민자들
19일(현지시간) 멕시코 중부 멕시코주 우에우에토카 지역 철로 주변에 이민자들이 모여 있다.
미국 입국을 꿈꾸는 중남미 이민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멕시코 북부 국경지대로 향하는 화물열차 지붕에 올라타 위태로운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멕시코 철도회사 페로멕스(Ferromex)에 따르면 최근 멕시코 중남부에서 화물 열차에 불법으로 몸을 싣는 가족 단위 이민자들 사례가 지속해 보고되고 있다.
페로멕스를 운영하는 그루포멕시코는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화물 열차를 이동 수단으로 삼는 이들의 수가 "전례 없는 수준"이라며, 이에 따른 사고 위험도 극도로 높아진 상태라고 경고했다.
실제 최근 며칠 동안 이민자 6명이 숨지거나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고 페로멕스는 덧붙였다.
경위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없는 사고까지 합치면, 화물 열차에서의 이민자 사고 건수는 더 많을 것이라고 이 회사는 덧붙였다.
페로멕스는 전날 기준 "코아우일라주 토레온에 1천500명, 치와와주 시우다드후아레스에 1천여명, 과나후아토주 이라푸아토에 800명 이상의 이주민이 열차를 기다리거나 이미 화차를 불법 점유한 상태"라고 전하기도 했다.
각 화차 안에는 일반적으로 화물이 가득 실리기 때문에, 이민자들은 아무런 안전장치 없는 지붕에 앉거나 화차 측면 어딘가를 붙들고 선 채로 몇 시간을 버틴다고 한다.
열차는 또 이주민을 상대로 강간·갈취 범행을 저지르는 갱단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단속 부재 속에 페로멕스는 60개 노선에 대한 화물 열차 운행을 전날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각 열차에 평균 30개 화차를 연결하는 페로멕스는 1천800개 화차에 해당하는 화물 운송에 일정 부분 악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페로멕스 측은 현지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화물차 60대 운행을 하루 동안 중단하면 4천만 페소(31억원)를 손해 보게 된다"고 주장했다.
멕시코 정부는 열차 운행이 하루 만인 이날 재개됐다고 밝혔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페로멕스 측에서) 화물차 운행을 다시 시작한 것으로 보고 받았다"며 "우리는 이주민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불법 입국자 즉시 추방 정책(42호 정책) 종료 직후인 6월(9만9천500여명)에 감소했던 불법 이민자 적발 숫자가 7월(13만2천여명)과 8월(17만7천여명·이상 미 국경순찰대 예비 자료 기준)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18일에는 멕시코 남부에서 아이티 출신 등 이주민 수천명이 난민지원위원회(COMAR)에 한꺼번에 들어가려다 일부가 다쳐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 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