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지금이야 적응이 다 됐지만, 미국와서 제일 힘들었던 것들 중 하나가 친구들이랑 맥주한잔 하기로 약속잡는것과 원래 스타일 대로 이발하기다. 

처음 한 두달 동안 사무실 근처 헤어샵에서 이발을 했는데, 여간 디테일하게 요구를 해 놓지 않으면 머리스타일이 산으로 가는 경험을 했다. 한국에서는 "지난번 이발한 지 3주 정도 됐어요" 이렇게 이야기 하면 알아서 3주 후에는 현재의 스타일의 머리가 되도록 척척 잘라주셨는데 말이다. 인종간 차별을 두려는건 아니지만 미국에서 이발을 하다보면 젓가락질에 익숙해진 한국사람의 섬세한 손놀림이 무척이나 그리워진다.  가벼운 주머니 사정에 한국보다 두배는 비싼 요금을 내고, 쓱싹쓱삭 삐죽삐죽 대~충 깍긴 머리를 보고 팁까지 주고 나오려니 정말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그러고 보면 에드몬드 벧엘비용실은 오아시스인 셈인가? 최근에 요금을 약간 더 내리신것 같은데 사실 계산하고 나올때면 약간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니깐... 아주머니랑 이런저런 얘길 하다보면 내가 시애틀에 있는지 서울에 있는지 모르겠을 정도로 편안하다.

~~~ 이제 얼마 있으면 다시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게되는데 벌써부터 이발하는게 고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