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시

케이시애틀 연재 에세이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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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창고

작성자
rainrain
작성일
2020-02-21 23:57
조회
431

              마음 창고


 


북 쪽 베란다


덜 마른 조기 한 두름 걸어 놓았다


 


몇 시간이 지났을까


텅 비어 있어야 할 마음 창고가 아직 무겁다


수련 진도를 점검하기 위해 눈을 떠 보니


눈앞에서만 사라진 묵은 기억들


마음 창고 벽에 달라붙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점잖게 달래서 떨어진 놈이 아니다


나는 바람과 신선놀음하고 있는 조기를 끌어내


일그러진 집착의 얼굴을 소금으로 박박 문질러본다


 


조기와 씨름하던 날,


마침내


갈기갈기 찢어진 살덩어리만 바람에 흔들리고 말았다


 


명상이 곧 허상이다


바람이 또 살랑거린다


 


——————-  시인 서 주석 님


 


 


                 The Mind’s Storage


 


 


I hung a bunch of half-dry croakers


Over the north veranda


 


Several hours later


The mind that should be vacant by now is still weighty.


As I open my eyes to check the progress of practice


The old memories that disappeared from mere sight


Are implacably clinging to the wall of the mind’s storage.


 


They will not go easily by gentle coaxing.


I take out the croaker that dallies with the wind,


And scrub harshly with salt


The warped face of attachment.


 


On days I wrestled with croakers


Only the clumps of the torn flesh waved in the wind.


Meditation is none other than false imagery,


The wind stirs again.


 


———————- Translated by  Chang soo  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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