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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을 찾아서: 살며 사랑하며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

Chapter 4 저항적 감사

작성자
LaVie
작성일
2022-11-29 12:04
조회
466

 

 

올 해도 추수감사절을 감사하게도 가족들과 함께 보내었다.

해마다 11월 셋째주 목요일로 지정해서 지키는 추수감사절은 북미 대륙을 개척한 청교도들(Pilgrims)의 '감사'로 시작 되었다. 순례자의 조상들(Pilgrim's Fathers)이라 불리는 영국 청교도들은 영국 헨리 8세와 제임스 1세, 찰스 1세 때 이어진 종교 박해로 인해 1600년대 초기부터 신앙의 자유를 찾아 102명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북미 대륙으로 이주한 것이 직접적인 유래이다.

청교도 개척자들은 무사히 신대륙에 도착했지만, 그들이 도착한 11월 중순은 강풍과 눈보라 치는 혹독한 추위, 질병과 식량 부족, 원주민들의 냉대, 들짐승들의 위험, 거할 집 하나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그 겨울에 절반 가까운 사람들이 죽었다.

하지만 척박한 땅을 개간하고 씨를 뿌려 그 다음 해에 기대 이상의 추수를 거두고 눈물로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원주민 인디언들이 칠면조 구운 요리와 호박파이(pumpkin pie)를 가져와 화해와 친교를 나눴다. 그것이 유래가 되어 추수감사절에는 칠면조 고기와 호박 파이를 먹게 되었다.

추수감사절이 되면 말 그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언가 감사할 거리를 찾고 반드시 감사해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을 한다.

물론 한 해 동한 지은 농사 수확이 너무 풍성해서 감사하고, 나의 사업이 형통해서 감사하고, 지금까지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음에 감사한 사람들 처럼 감사할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이고 좋을까 생각한다. 이러한 감사는 순응적 감사로 정말 감사하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내 인생을 가로 막고 있는 듯한 답답함과 목표한 것들을 이루지 못한 초조함에 감사보다는 불평과 불안이 더 엄습해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감사할 것인가?  어쩌면 상대적 감사를 찾을 수 도 있겠다. 기아 난민과 비교해서, 혹은 아픈사람,  집이 없는 사람, 혹은 실직으로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 그들과 비교해서 그래도 내가 좀 더 나은 처지에 있음에 감사 할 수 있는 상대적 감사이다.

 

 

그러나 더욱 적극적인 감사는 저항적 감사라고 할 수 있겠다.

저항이란 “어떤 힘이나 조건에 굽히지 아니하고 거역하거나 버팀” 이라고 네이버 국어사전에 정의되어 있다.

세상은 여전히 부조리해서 불의한 사람이 성공하고 돈이 최고의 권력이 되어버린 악한 세상이지만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악에 저항하며 세상 부조리를 넘어 감사 하는것이  바로 저항적 감사이다. 비록 지금은 불완전한 삶이라 할 지라도 포기하지 않는 것,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는것, 그리고 이 세상에 나를 창조 하시고 나를 존귀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뜻을 기대하며 나의 삶을 완성해 갈 수 있으리라 소망을 갖는 그런 감사이다.

저항적 감사는 수동적인 순응적 감사와 그리고 비교해서 얻는 상대적 감사, 이것들 보다 더욱 가치있다. 불행하다고 여길 수 있는 환경에서도 굴하지 않고 내 인생에 내가 주체가 되는 능동적이고 적극적 감사이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가장  귀한 선물을 주셨는데 세상의 부귀영화와 비교할 수 없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예수그리스도를 받았기 때문이다.

올해 추수감사절에 나는 터키와 펌프킨 파이 대신 비록 보쌈과 해물파전을 먹었고, 감사 기도 제목이 떠오르지 않아도 감사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12월에 사랑과 평화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경배하는 크리스마스가 있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이 시작되었다. 올 한해도 한달 남짓 남겨두고 있다. 여전히 한파속에 홀로 걷는 인생처럼 힘들고 외롭더라도 불행의 깊이 만큼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불행과 부조리에 저항할 수 있길... 그래서 더 많이 행복하길.....

 

 

                                                                       ---------  “저항적 감사”용어는  노진준 목사 설교 제목 [저항적 감사] 에서 인용함

 

 

 

  • 글쓴이 LaVie
  • 전 금성출판사 지점장
  • 전 중앙일보 국장
  • 전 원더풀헬스라이프 발행인

 

전체 1

  • 2022-12-02 18:26

    언제나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읽으면서 저도 작은것에 감사하며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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