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 헤드 상추와 양상추 조각들이 보이길래 씻어 물기를 빼고 큼직하게 찢어 놓는다.
복숭아, 현미 볼 떡, 삶은 계란,
구운 치즈, 체리 페퍼 고루 담는다.
구운 아몬드와 귀리를 얹고
약간의 소스를 뿌려준다.
(소스는 발사믹, 올리브유, 후추
조금, 메이플 시럽이나 레몬즙은 취향껏.)
콘프레이크 뿌려도 상관없다.
복숭아는 딱따기 복숭아나
천도복숭아를 넣는 게 식감이 좋다.
복숭아를 징그럽게도 좋아한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는 아버지가
황도, 백도, 천도 가리지 않고
한 상자씩 사주셨다.
김치냉장고라는 신문물이 생기기 전이었기 때문에
많은 양을 사두면 상할 수도
있었지만, 우리 집에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사 오시자마자 다 먹어치우는
복숭아 먹깨비가 살았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 이던가?
한 번은 가정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펙틴질이란 걸 알려주시면서 여담으로 이런 말씀을 하셨다.
" 얘들아, 복숭아를 많이 먹으면 미인이 된다. 단, 깜깜하게 불 끄고 먹어야 예뻐진다."
왜 그런 건지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해가 어둑어둑 지고 나면
불을 끄고 복숭아를 먹기 시작했다.
다 먹은 씨를 봉지에 버렸는데
아침에 보니 뭔가 꼬물거리는 게 보이는 거다.
그다음은 말하지 않겠다.
그동안 어둠 속에서 내가 먹은
복숭아가 몇 갠데...
인터넷이 생기고 제일 먼저
찾아본 검색이 < 어둠 속 복숭아>였다.
그 후로 나는
복숭아는 반드시 밝을 때 먹어야
맘이 편하다.
그런 중에도 복숭아에 대한
내 사랑은 식지 않아서
여름엔 복숭아 먹는 재미로 산다.
오늘도 굿모닝^^
이 레시피는 29년차 주부 명랑엄마의 아침일기 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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