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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을 찾아서: 살며 사랑하며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

Chapter 6 나의 화양연화

작성자
LaVie
작성일
2022-12-13 19:18
조회
615

올해 달력이 마치 마지막 잎새처럼 한장 남았다. 

 

12월이 시작 하자마자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퍼지고 사람들은  한 해를 잘 마무리 하고 싶은 마음으로 더욱 분주해진다.

참으로 세월이 빠르다.

나이가 들수록 “참 세월이 빠르다”고 입 버릇처럼 말하게 된다. 그리고 세월이 나이 만큼의 속도로 간다고도 말들 한다. 오십은 오십마일로 육십은 육십마일로 간다고.  

 

하루 이십사시간, 일년 삼백육십오일은 젊은이나 늙은이에게나 똑같이 주어졌는데 왜 이렇게 느껴지는 것일까? 점점 살아갈 인생의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불안감과 세월의 무상함에서 오는 심리적 시간차이 일것 같다.

 

                                          인생이 꽃길만 같길 바라며 스카짓벨리 튤립축제 ---사진 LaVie

 

긴 인생의 여정을 달려오면서 나의 화양연화는 언제였을까? 

 

화양연화(花樣年華) :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표현하는 말

(花: 꽃 화  樣: 모양 양,상수리나무 상  年: 해 연,해 년,아첨할 영,아첨할 녕  華: 빛날 화)

 

“화양연화”는 2000년에 왕가위 감독이 양조위, 장만옥 주연으로 만든 작품으로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영화가 유명해지고 “화양연화”라는 사자성어가 행용되었다.

 

화양연화 영화의 플롯은 두 부부의 단순한 불륜을 소재로 한다. 그런데 막장 삼류영화로 끝나지 않고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감독의 특출난 미장센이 돋보였던 것도 있지만, 내포되어 있는 이야기 모든 것들을 최대한 절제했기에 아름다웠고 헤어졌기에 기억에 남을 수 있었다.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 화양연화를 관객들에게 답을 찾게 한다. 그리고 영화는 아래 문장과 함께 막을 내린다.

 

시절은 지나갔고 이제 거기 남은 아무것도 없다. 먼지 창틀을 통하여 과거를 있겠지만, 모든 것이 희미하게만 보였다.”

 

당신의 화양연화는 언제 입니까?

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누구에게나 인생을 책으로 쓴다면 장편의 소설이 되고 드라마로 만든다면 대하드라마가 각양각색의 소재와 주제로 펼쳐질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공통적인 바램이 있다면 인생에서 돌아가고 싶은 순간들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 순간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아쉬움과 그리움에 젊은 날의 청춘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왜냐면  여전히 내 삶보다도 자식을 위해 살면서 존재가치를 느끼는 부모들도 누구의 엄마, 아빠라는 이름이 아니라, 자신의 이름으로 살았던 눈이 부시도록 젊은 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시절이 나의 화양연화라고 말을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쩌면 그것은 지나간 것에 대한 막연한 회한일 수 도 있다. 지금은 세월의 무게로 모든게 변하고 사라진 시간들이다.

사람들은 사는게 고행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백세를 살아 본 원로 철학자는 인생이 ‘고생일지라도 사랑이 있어 행복 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고도 했다.

 

내 나이 속도에 맞춰 달려온 만큼 회한의 무게도 쌓여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에서도 말했듯이 희미한 기억속의 과거가 되어 버린 붙잡을 수도 돌이킬 수도 없는 지나간 시간들보다  신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신 선물 현재(present)를 소중하게 여기면서 가치있게 누려보자.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웃는 날이 되도록 노력을 해야한다. 행복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기에.

 

나에게 가장 젊은 날은 바로 오늘이다. 어느 유행가의 가사처럼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고 한다.   

긴 고행을 이겨내고 살아온 나 자신을 칭찬하며 나에게 주어진 남은 인생을 기대하면서 오늘을 잘 살아보자.

 

굿바이 나의 지나간 인생이여, 웰컴 나의 남은 시간들이여!

 

그래서 나의 화양연화는 오늘이다.

 

 

  • 글쓴이 LaVie
  • 전 금성출판사 지점장
  • 전 중앙일보 국장
  • 전 원더풀헬스라이프 발행인

 

 

전체 3

  • 2022-12-13 20:38

    글이 참 좋네요~ 작가님의 화양연화를 응원합니다! 꽃길만 걷길^^


  • 2022-12-13 20:28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스쳐가네요. 나의 화양연화가 언제 였는지 생각도 해보고 오늘도 좋은 글 읽고갑니다.


  • 2022-12-14 11:55

    귀한 시간 내주시고 좋은 글로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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