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게 펼쳐지는 여자들의 주먹 세계…영화 '지옥의 화원'
작성자
KReporter3
작성일
2022-12-14 19:42
조회
186
영화 '지옥의 화원' [찬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싸움 실력만으로 '최강의 여직원'이 될 수 있는 세계. 언뜻 보면 평온하기만 한 회사인 미쓰후지 상사의 이면에는 말 그대로 피 튀기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영화 '지옥의 화원'은 주먹 서열이 곧 사내 서열이 된다는 엉뚱한 상상을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학원 액션물의 구조를 충실히 따라간다. 힘으로 서열이 결정되는 세계관, 각 세력을 이끄는 리더들 앞에 붙는 유치한 별명, 남다른 싸움 실력과 정의감을 지닌 주인공, 그의 곁에 있는 힘없는 친구 등이 그렇다.
하지만 각본을 쓴 일본 코미디언 바카리즈무는 여성 회사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신선함과 유쾌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미쓰후지 상사를 대표하는 여직원 세 명의 별명은 진부하지만 여성의 이름 앞에 붙는다는 것만으로도 신선함을 준다.
귀여운 얼굴에 정반대 성격을 지닌 영업부의 사타케 시오리(가와에이 리나 분)는 '광견', 과거 폭주족 집단 세 곳을 거느렸던 개발부의 안도 슈리(나나오)는 '악마', 상해죄로 감옥까지 다녀온 제조부의 간다 에쓰코(오오시마 마유키)는 '괴수'라는 수식어를 달고 늘 세력 다툼을 벌인다.
영화 '지옥의 화원' [찬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 중반까지 이야기의 주인공은 미쓰후지 상사에 새롭게 전입한 직원 호조 란(히로세 아리스)인듯 하다. 입사 첫날 '사타케', '에쓰코', '안도' 파를 모두 격파해낸 그는 단번에 '서열 1위'로 올라서며 회사의 판도를 뒤흔든다.
란은 굉장한 싸움 실력을 지녔지만 능력을 과시하는 법이 없다. 누군가 도전을 해오거나, 약자가 곤경에 처했을 때만 힘을 사용하며 털털한 성격으로 모두에게 사랑받는다. 말 그대로 만화 주인공의 특성을 모두 지닌 인물이다.
미쓰후지 상사 여직원들의 '주먹 세계'가 만화 같은 이야기라면, 영업부의 다나카 나오코(나가노 메이)는 독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 동료들과 수다를 떨고, 퇴근 후에는 백화점 쇼핑을 하는 게 소소한 즐거움인 나오코는 이 모든 상황을 관전한다.
영화 '지옥의 화원' [찬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우연한 계기로 란과 친구가 되면서 상황은 변한다. 나오코는 란에게 결투를 신청한 주식회사 톰슨 여직원들에게 납치를 당하면서 싸움에 휘말리고 숨겨왔던 자신의 격투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마치 위기에 처한 친구를 구하려다 자신도 몰랐던 힘을 발견하고 각성하는 주인공처럼.
란과 나오코, 사내 단짝이었던 두 사람 중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영화는 란을 주인공, 나오코를 화자로 내세워 이야기를 끌어가는 듯하다가 반전을 통해 '주연 자리'를 둔 두 사람의 다툼을 그려내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란을 중심으로 여직원들이 뿜어내는 '걸크러시' 매력, 순정만화에 나올 법한 외모의 나가노 메이가 펼치는 액션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15일 개봉. 102분. 15세 관람가.
영화 '지옥의 화원' [찬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공=연합뉴스(케이시애틀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