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작성자
KReporter3
작성일
2022-11-23 23:47
조회
150

 

1. “우리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왔는가, 어떻게 해서 이처럼 막대한 힘을 얻게 되었는가?” 살아가면서 한 번쯤 품어봄직한 의문이다. 아니, 아직 이러한 의문점을 못 가져보고 살아왔다면 이러한 질문을 통해 나의 삶을 적당한 거리를 두고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질문을 던져준 후, 독자로 하여금 사유의 안길로 걸어 갈 수 있도록 안내해주고 있다.

 

2. 인류 역사의 진로를 형성시킨 세 개의 혁명이 있다. 약 7만 년 전 일어난 인지혁명은 역사의 시작을 알린다. 약 12,000년 전 발생한 농업혁명은 역사의 진전 속도를 빠르게 했다. 과학혁명이 시작한 것은 불과 5백 년 전이다. 문제는 과거가 아니고 미래다. 과학혁명은 인류에게 축복을 줄 것인가? 재앙을 줄 것인가?

 

3. “약 135억 년 전 빅뱅이라는 사건이 일어나 물질과 에너지,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게 되었다.” 이 책의 첫 대목이다. 사람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는 것이 순서에 맞다. 저자가 해석하는 인간(human)이란 말의 의미가 독특한 긍정의 의미로 다가온다.

“‘인간(human)'이란 말의 진정한 의미는 ‘호모 속에 속하는 동물’이고, 호모 속에는 사피엔스 외에도 여타의 종이 많이 존재했다.” 지난 1만 년간 우리(인간) 종은 지구상의 유일한 인간 종이었기 때문에, 스스로를 유일한 인류라고 생각하는 데 익숙해 있다고 일침을 가한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는 사피엔스가 아닌 인류와 다시 한 번 경쟁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주장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건 모르는 일이다. 그러니 판단을 유보한다. “나는 호모 사피엔스 종의 일원들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사피엔스’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겠고, ‘인류(human)'란 표현은 ‘호모 속에 속하는 현존하는 모든 종’을 지칭하는 의미로 쓰겠다.”

 

4. “농업은 수백 수천 년에 걸쳐 서서히 발생했다. 버섯과 견과류를 채취하고 사슴과 토끼를 사냥하던 호모 사피엔스의 한 무리가 어느 날 갑자기 마을에 영구히 정착해서 밭을 갈고 밀씨를 뿌리고 강에서 물을 끌어오게 된 것이 아니다. 변화는 단계별로 일어났고 각 단계는 일상생활의 조그만 변화를 포함했다.” 저자의 관심은 농업혁명 이후 대부분의 인간사회가 남자를 여자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부계사회로 쏠린다. 가부장제는 거의 모든 농경 및 산업 사회의 표준이기도 했다.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모종의 보편적인 생물학적 이유일 뿐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몇 가지 이론이 있긴 하다. 근력 이론이 있다. 남자가 여자보다 더 힘이 세기 때문에 더 큰 완력을 사용해서 여자를 강제로 굴복시켰다는 뜻이다. 좀 요상한 표현이지만, 사회의 쓰레기라는 이론이 뒤따른다. 남성의 지배가 힘이 아니라 공격성의 결과라는 것이다. 나폴레옹의 숙적 웰링턴 공작의 입에서 나온 ‘쓰레기’라는 표현이 지금도 회자된다. 웰링턴 공작은 18세에 영국군에 들어갔을 때 즉각 장교로 임관되었다. 그는 자신의 지휘를 받는 평민들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 “우리는 지상의 쓰레기들을 징집해 병사로 쓰고 있다.” 그는 프랑스와 전쟁하던 시기에 동료 귀족에게 쓴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자는 묻는다. 어째서 높은 계급은 공작부인이 아니라 공작이어야 했는가? ‘가부장적 유전자’ 이론이 남아있다. 완력이나 폭력성은 덜 중요하게 보고, 대신 수백만 년에 걸친 진화를 통해 남녀가 각기 다른 생존 및 번식 전략을 발전시켰다고 설명한다.

 

5. 과학혁명 이야기를 해본다. 과학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대부분의 인류문화는 진보를 믿지 않았다. 황금시대는 과거에 있었고, 세상은 퇴화하지는 않더라도 정체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인간의 지식으로 세상의 근본 문제를 극복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상황이 바뀐 것은 근대에 들어서였다. 근대 문화는 우리가 아직도 모르는 중요한 것들이 많다고 인정했다. 무지의 인정이 과학적 발견으로 우리에게 새로운 힘을 줄 수 있다는 생각과 결합하자, 사람들은 결국 진정한 진보가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짐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욕심이 과했다. 인류는 우리가 새로운 지식을 얻고 적용함으로써 어떤 문제든 다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가난, 질병, 노화, 죽음은 인류의 피치 못할 운명이 아니었다. 그저 우리의 무지가 낳은 결과였다. “유전공학, 인공지능 그리고 나노기술을 이용해 천국을 건설할 수도 있고, 지옥을 만들 수도 있다. 현명한 선택을 한다면 그 혜택은 무한할 것이지만, 어리석은 선택을 한다면 인류의 멸종이라는 비용을 치르게 될 수도 있다. 현명한 선택을 할지의 여부는 우리 모두의 손에 달려있다.”

 

6. 이 책을 어떤 카테고리에 넣어야할까? 빅뱅을 시작으로 인류의 기원을 이야기하니까 자연과학으로?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정복한 것은 다름 아닌 ‘고유한 언어’ 덕분이라는 이야기가 들어있으니 사회과학으로? 돈의 탄생과 흐름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으니 경제, 경영으로 분류해야할까? 이 책은 이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사피엔스》는 2011년 이스라엘에서 히브리어로 출간된 이래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국제적인 베스트셀러다. 저자는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예루살렘의 히브리 대학교에서 세계사를 가르치는 유발 노아 하라리 박사이다.



 

이 북리뷰는 칼럼니스트 쎄인트의 책 이야기 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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