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시

케이시애틀 연재 에세이 시리즈:

38살, 박사 유학을 떠나다 | 될 때까지 하는 영어 회화 도전기 | 미운 오리 문과생 치과 의사 되다

나는 미국 고등학교 교사 (완결) | 시애틀로 간 백미와 현미 (완결) | 나의 첫 포틀랜드 (완결)

미국 박사 과정 동기들 집밥 - American home cooked-meal

에세이
작성자
KReporter3
작성일
2022-12-02 15:39
조회
575

38살, 박사 유학을 떠나다 (20화)

 

학부 과정과 다르게 박사 과정은 같은 학년 동기(Cohort)의 수가 적다. 또 모두가 함께  비슷한 과정을 거쳐가기 때문에 조금 더 단합이 되고, 학과에서도 함께 할 수 있는 자리 나 기회가 많다. 지난 금요일은 신입 기수와 함께 모이는 환영 자리를 브루어리 (Brewery)에서 가졌다. 

경영학이나 교육학에는 비교적 한국 유학생들이 많은 것 같고 심리학에도 있는 듯 하지만, 커뮤니케이션 과는 대부분 백인이 대다수이고 유학생들도 적은 편이다. 커뮤니케이션 학과답게 조금 더 끈끈하게 보이면서도 그 속에 들어가면 알게 모르게 드라마도 많다. 연구 프로젝트를 하기 때문에 조금은 학과에서 떨어져 있지만 친구들이 만나면 아낌없이 얘기해준다 (가십은 국경이 없이 재밌는 것). 학기가 시작되면 같이 모이거나 홈파티 등을 할 때가 있는데 학부생 때와는 다르게 집에서 요리를 해서 초대하거나 포트럭(Potluck) 파티를 하거나 밖에서 함께 모여 먹을 때도 있다. 오늘은 두 번째 학년 시작 전, 지난 1년간 함께 했던 친구들과의 음식 사진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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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처음 맞은 생일에 동기가 만들어준 당근 케이크. 먼 타지에서 홀로 와있다고 생일이 특별해야 한다며 케이크를 만들어줬다. 홈메이드 당근 케이크는 정성과 맛이 감동이었다. 그동안 사 먹어만 봤지 이렇게 당근 갈고 반죽해서 먹은 것은 처음이다. 베이킹은 미국에 와서 처음 해보게 되었기 때문에, 케이크에 들어가는 넛 머그 같은 재료도 만드는 기구도 낯설었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앞으로 생일날 케이크를 만들어줘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신 이곳에서 나는 케이크 대신 미역국을 끓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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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럭 파티를 할 때 주제를 만들어 파티를 연다. 이 날은 '나만의 샤퀴 테리 보드 만들기'다 (Charcuterie board). 치즈, 살라미, 너트 혹은 내가 좋아하는 대로 나무 보드 위에 올려가거나 가져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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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오리 다리 오븐 구이와 선인장 샐러드. 오븐에 하루 종일 구웠다면서 저녁에 오라고 했다. 기름이나 버터 없이 오리 다리에서 나오는 기름으로 통마늘 넣어서 굽고 다시 기름 발라서 굽고 하는 과정을 거치는 프렌치 요리라는데 이름은 모르겠다. 선인장을 사 왔다고 선인장의 가시를 떼어내고 데치고 잘라서 샐러드를 만들어서 같이 저녁을 준비했다. 선인장은 오쿠라처럼 미끄덕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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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에 있는 친구 부모님 댁에 놀러 갔을 때 치킨 바비큐와 베이크 포테이토, 샐러드. 아마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미국 음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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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특산 요리처럼 신시내티 (Cincinnati, 오하이오 주에 있는 도시)에는 칠리와 신시내티 스파게티가 있다고 한다. 1922년 그리스 이민자가 신시내티에 와서 만들고 레스토랑을 오픈해서 신시내티에 가면 꼭 먹어야 할 대표 음식이 되었다고 한다. 오하이오에서 석사를 마치고 온 동기가 만든 신시내티 칠리 스파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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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와서 라비올리를 함께 만들었다. 이탈리안식 만두라고 생각하면 될까. 수영장 옆에서 스파게티 Pool Party를 하려고 친구와 만들었던 라비올리. 학기 중에 주말이나 특별하게 보내기 위해 동기들끼리 수영장에서 바비큐나 햄버거 패티, 핫도그를 만들어서 함께 풀파티를 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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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와서 처음 해본 캠핑. 캠핑을 좋아하는 동기 따라 캠핑을 갔었다. 아침에 고요한 산에서 마시는 커피가 정말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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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에서 먹을 음식을 Meal plan에 따라서 가져오는데, 직접 만든 사워도우에 만든 샌드위치. 홈베이킹으로 만든 사워도우와 프레젤은 다른 어느 곳에서 파는 것과 비교되지 않는다. 이곳에서 수업을 할 때 스낵이나 빵을 가져오기도 하고, 미팅을 할 때 버터도 만들어서 가져오기도 한다. 

보통 3시간인 세미나 수업 중간에는 교수님들이 스낵을 가져오거나 동기들이 가져오는데 쿠키나 도넛, 머핀 등을 미국 사이즈만큼 가져오는 편이다. 수업 중간에 간식을 받으면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다. 



SxF_fkJMzr1_TqYF0VymzzFz-ic.png홈메이드 프레젤 (Pretzel)





f9HQKoJTkJ-oekP5PlOYgtL85Ek.png홈메이드 시나몬롤 (Cinnamon Roll)



미리 반죽된 도우가 아니라 처음부터 만든 홈베이킹. 미국 친구들은 시나몬과 프레젤을 참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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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든 치아시드 사우 도우를 선물로 가져다주기도 한다. 유칼립투스도 함께 줬는데 샤워기에 매달아서 놓으면 향이 좋다고 샤워할 때 쓰라고 줬다. 나중에 다른 친구가 집에 놀러 왔다가 한국에서는 이렇게 나무를 매달아 놓냐고 물어봤다. (아니야. 너네들이 나한테 알려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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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에서 온 동기들 중 히스패닉 동기들도 세 명 있는데, 직접 만든 멕시코 요리로 초대했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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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시즌에 쿠키 데코레이션 파티를 열었다. 저건 보통 너무 달아서 잘 먹진 않고 장식만 했던 기억이 난다. 진저 쿠키 버터 쿠키는 친구들이 집에서 직접 구워 왔고, 미리 만들어놓은 설탕 크림을 얹혀서 장식을 했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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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곳에서 첫 추수감사절을 보냈을 때 (Thanksgiving day), 연구 프로젝트 친구와 함께 만들었던 터키. 칠면조 오븐 구이는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그래서 통으로 굽지 않고 가슴살만 따로 떼어낸 터키를 사서 굽고, 야채도 함께 구워서 저녁을 준비했던 기억이 난다. 

함께 식사를 한다는 건 단지 배를 채우기 위하는 시간이 아니라 음식과 문화를 나누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다. 이제 곧 학기를 시작하면 모두가 뿔뿔이 흩어졌던 여름에 비해 함께 모일 자리가 더 많아진다. 벌써부터 캠퍼스에 사람이 많고 (이곳은 미국에서 학생수가 가장 많은 캠퍼스이다. 2022년 기준 79,232명의 학생이 다닌다), 당장 돌아오는 주부터 가을학기가 개강된다 ( 이곳은 유난히 가을 학기가 8월 중순에 빨리 시작된다). 매일매일 밀려오는 수업 리딩과 과제, 페이퍼 쓰나미 속에 함께 밥 먹는 동기들과 이야기도 나누면서 학기를 잘 견뎌낸다고 해야 할까. 이번 주부터 함께 파이팅!


 

이 에세이는 미국에서 커뮤니케이션 연구하는 박사과정 학생 Pause 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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