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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시애틀 연재 에세이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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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장보기 - 익숙해진다는 것

에세이
작성자
KReporter3
작성일
2022-11-29 21:32
조회
397

38살, 박사 유학을 떠나다 (18화)

 

여행을 가면 그 나라 마트를 간다. 먹거리는 문화니깐, 마트를 가면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걸까. 처음 미국에 도착했을 때 바로 필요한 음식과 샴푸, 바디워시 등을 사러 타겟 (Target)에 갔다. 미네소타 미네애폴리스(Minneapolis)에 본사를 두고 있는 타겟은 미네소타 트윈 시티에서 대학 학부 생활을 했기에 친근하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정감 가는 곳이다. 그래도 1년 전, 오래간만에 미국에 와서 가게 됐을 때는 너무 신기한 게 많았다. 이곳은 단백 질바나 쿠키도 이렇게 다양하단 말이야?! 단백질과 다이어트 관련 과자와 음식이 즐비해있는 반면에 반대로 설탕이 가득 든 빵, 짠 과자, 음식도 많다. 처음에는 이런 것들이 하나하나 신기하고, 그동안 미국에서 새로 출시된 건강 스낵 브랜드들, 단백질 바 LARABar, RX Bar, Kindsnack, 그래놀라 등을 하나하나 다양하게 사보고 시식했다.

 

다들 그런다고 한다. 처음에 오면 궁금하고 신기하고 해서, 구경하고 많이 사본다고 한다. 마트를 가기 전에 구글에 검색을 해본다. 이건 어떨까, 저건 어떨지, 사보고 입맛에 안 맞기도 하고 맞기도 하고, 미국애들은 왜 이런 걸 제일 맛있다고 하는지 (특히, 트레이더조 판매 1위 아이템 Everything but the bagel sesame 시즈닝은 1년 전 구매했는데 아직도 줄지 않는다), 다른 입맛이구나, 하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사본다. 그리고 결국 지금은 미국 대표적인 한인마트인 H mart에서 한국 식자재를 사서 하루에 한 끼는 한식을 먹게 된다.

 

이곳에 오면 마트별로 나눠서 장 보게 되는 경우도 많다. 오늘도 소소한 재미로 장 보러 나갔다.

 

1. 코스트코 (Costco)

1.5-2주에 한 번씩 들리는 곳. 이곳은 구글에서 코스트코 가면 사야 할 것에 들어가는 리스트는 주유 (Gas). 무조건 주유를 하러 간다. 요즘 특히나 폭등한 휘발유 값으로 코스트코 주유소는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지만 가장 저렴한 곳이다. 주유를 하기 위해 회원권을 만드는 곳. 그 외 꼭 사는 건, 소고기 안심, 고기 퀄리티가 정말 좋다. 라스베이거스에 가면 들린다는 고든 램지 레스토랑에서 시켰던 것보다 코스트코 안심 사서 그릴에 구워 먹었던 것이 더 맛있었던 거 같기도 하다. 미국 레스토랑에서 조리를 하면 너무 짜서 덜 짜게! 'less salty' 말해줘야 한다. 코스트코 과일은 싱싱하고, 한국에 비해 그 가격이 놀라울 정도다. 블루베리 큰 한팩에 6불, 바나나 큰 한송이에 1.59불, 복숭아 12개 한 상자에 10불, 그리고 한국에서 냉동이 아니면 사기 어려운 블랙베리 등도 많이 있다. 아보카도도 이곳에서 자주 샀다. 양은 많지만, 그래도 과일이 싱싱해서 사놓는 곳. 또 화장지와 물도 이곳에서 커클랜드 (Kirkland) 브랜드로 구매한다. 이곳에서는 건강을 더욱 잘 챙겨야 하니깐, 영양제도 오자마자 많이 샀던 기억이 있다. 코스트코 한국 회원권이 있다면 international 회원권으로 모두 사용할 수 있는데 단지 번거로운 건 인터넷 구매가 안되고, 주유할 때 사람을 불러서 미국 회원권으로 찍어줘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신 회원가는 한국은 33,000원이라면, 미국은 60불이라는 것. 그래서 미국에 오기 전에 만들어서 오라는 얘기를 듣는다.

 

2. 트레이더조 (Trader Joe's)

미국에 여행 와서 꼭 들린다는 마트. 미국인에게도 사랑받는 마트다. 아기자기하게 귀엽고 트레이더조만의 물건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 와인 가격이 놀랍다. 와인도 트레이더조만의 색깔이 많이 있어서 Exclusive, Only Trader Joe's도 많다. 단지 내가 달라진 점이라면, 한국에서는 주중에 3-4일은 술과 함께하는 저녁 약속이었다면, 이곳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게 됐다는 점이다. 간혹 요리를 위해 화이트 와인 정도 사놓는다. 시즈닝도 많이 사고, 딥 (Dipping)도 처음에 다양하게 사보면서 맛봤던 기억이 있다. 치즈, 과자, 빵, 디저트 다양하게 사보고 먹어보고 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살 것만 사고 나온다.

 

3. 홀푸드 (Whole Food)

이곳도 구경 가면 너무나 재밌는 곳. 진열도 깔끔하게 잘해놨고, 포장도 작게 되어 있는 물건도 많고 해서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기 쉽다. 처음에 과자부터 해서 요구르트 등 다양한 브랜드를 먹어봤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잘 가지 않지만, 최근에 다른 마트에는 다 갈아놓은 미국식 머스터드여서 홀푸드에만 파는 홀그레인 머스터드를 사러 갔었다.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이 있다면 혜택과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학생들은 1년 동안 무료로 프라임 멤버십을 쓸 수 있는데 그 이후는 유료로 전환된다. 지금은 잘 가지 않고 아마존을 쓸 일이 생각보다 적어서 지금은 회원이 아니고, 그래서 그런지 잘 안 가게 됐다.

 

4. Fry's/ Safeway/ Sprouts

미국의 마트들은 주마다 조금씩 다르긴 한데 이곳에는 프라이즈, 세이프웨이, 스프라우츠, 알디 등이 있다. 가장 자주 가는 곳은 프라이즈고, 평범한 식자재 마트이다. 오늘은 세이프웨이를 가서 머핀 굽는데 필요한 베이킹 소다를 샀고 다른 친구들은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샀다. 미국 마트니깐, 치즈, 빵도 사고 토틸라도 사고, 간혹 갈아 놓은 고기 (ground beef/turkey)를 사러 가기도 하고, 커피 크림을 사거나 미국 식자재를 사러 자주 가는 곳이다. 이곳에는 한국에서 미국 초밥 도시락 창업으로 유명한 스노우 팍스 (Snow fox)가 매장에 들어가 있다. 스프라우츠는 유기농이 많은 마트라고 하는데 잘 가지 않는다. 알디(Aldi)도 멀어서 가본 적은 없는데 보기 재밌는 곳이라고 들었다. 독일에서 가본 기억만 있고 미국에서는 가보지 않았다. 나중에 재미 삼아 가봐야겠다.

 

5. 월마트 (Walmart)

같은 물건이라면 다른 마트 가격이랑 비교했을 때 월마트가 가장 저렴하다. 없는 게 없을 정도로 큰 규모 월마트지만, 오는 사람들이 간혹 무서워 보여서 잘 가지 않는 곳이다. 오늘은 나 혼자 쇼핑 온 것이 아니고 친구들과 함께 왔기에 비교적 깨끗하고 큰 월마트를 찾아서 구경을 갔다. 셋 다 모두 미국 박사과정을 하고 있는 한국 유학생들인데, 친구 찬스를 쓰러 갔다. 이곳에서 한 친구가 박사 과정 중에 아기를 낳았고, 국가에서 매달 쿠폰이 나온다. 우유, 주스, 계란, 시리얼, 콩 등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오늘도 셋이 가서 오늘까지 써야 하는 쿠폰으로 2% Fat milk를 3통, 주스, 시리얼 등을 가져왔다.

 

6. H mart/ Asiana mart

유학생들 사이에서 이곳 생활에 만족한다는 얘기를 우스갯소리로 "이곳은 에이치마트가 있으니깐"라고 하기도 한다. 중서부 (midwest)나 옥수수밭이 즐비한 시골에 있는 학교를 가면 절대 있을 수 없는 마트니깐. 물론 옆동네 LA만큼 다양한 한인 마트와 반찬들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이 정도면 정말 만족한다. 이곳은 더운 여름냉면을 사러 가는 곳이고, 웬만한 한국 식자재는 다 있어서 향수병을 느끼지 않게 만들어 주는 곳이다. 이곳에 있는 파리바게트는 인기 절정의 프리미엄 빵집이다. 다른 작은 한인 마트도 있고 뚜레쥬르도 있는 곳이다. 이렇게 국가별 식자재를 파는 마트들이 종종 있다. 베트남/동남아 식자재를 파는 마트나 멕시칸 마트들인데 아직 가본 적은 없다. 이곳들도 나중에 재미 삼아 가봐야겠다.

 

7. Target

학기가 시작되면 학생들이 집에 필요한 소품이나 도구들을 사기 위해 많이 가는 곳이다. 예전부터 아기자기하고 괜찮은 디자인 소품들을 사러 가는 곳이다. 이곳의 PB제품 (Good&Gather, Smartly 등 45개 이상의 Private Brand/ 자체 브랜드가 있다고 한다) 도 괜찮다.

 

8. TJ maxx/ Marshall

브랜드 제품의 할인 마트라서 꽤 괜찮은 물건을 합리적인 가격에 득템 할 수 있는 곳이다. 두 곳은 TJX아래 같은 회사인데 향초나 목욕용품, 바디용품, 주방용품 등을 사러 이용한다.

 

이곳에서 장보는 건 일종의 소소한 재미다. 간혹 귀찮을 때도 있지만, 마트별로 특색이 있어서 필요한 걸 사러 나눠서 가게 된다. 처음에 왔을 때는 신기하고 궁금한 것도 많고 해서, 구경하고 사보고 했지만, 이제는 필요한 구매 리스트에 따라가게 되고, 살 것만 사고 나오게 된다. 장을 보면서 '아, 이곳 생활이 참 익숙해졌구나'라고 생각된다.


 

이 에세이는 미국에서 커뮤니케이션 연구하는 박사과정 학생 Pause 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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