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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로 간 백미와 현미 - 프롤로그

에세이
작성자
KReporter3
작성일
2022-11-01 14:43
조회
194

프롤로그 | 시애틀로 간 백미와 현미 (1화)

 

10편의 글을 어찌어찌 쓴 다음 프롤로그를 적는다. 글을 시작하기 전에 프롤로그를 먼저 써 두었었다. 책을 어떻게 시작할지 몰라 끄적끄적 해 둔 것이었다. 그 노트에 몽글몽글 말랑말랑이라는 말이 적혀 있다. 그때 적어둔 글을 다 버린다 해도 아쉬울 게 없었는데, 몽글몽글 말랑말랑이라는 말 만은 다시 쓰고 싶었다. 문법에 맞거나 맞지 않거나 상관없었다. 그게 내가 백미와 현미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말이니까. 몽글몽글 말랑말랑 복슬복슬 동글동글 오동통통한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시애틀에 가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2년 안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면, 3년 안에는 갈 수 있지 않을까. 한... 4년 안에는?

나를 응원하고, 그간의 기억을 갈무리하기 위해 이 글을 시작했다. 이 글이 누구에게 도움이 될까, 처음에는 재미있을 줄 알았던 얘기들이 그저 일기장에나 적을 소소하고 별 볼일 없는 이야기 같아서 몇 번이나 글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때로는 자꾸 남들에게 뭔가 가르치려고, 개를 그렇게 키우면 안 된다고 훈계를 하게 되는 것 같아 머뭇거려지기도 했다. 그러니까 글이 재밌지가 않고 주장만 펼치는 건 아닌지 나 스스로 불편해졌다고 할까. 그래도 늘 열 명 남짓의 독자들이 ‘좋아요’를 눌러주는데 힘을 얻어 조금씩 조금씩 써 나갔다. 마감 기한이 있어야 쓸 것 같아서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 마감일에 목표를 맞췄다. 마감일이 일주일 늦춰졌는데, 글은 거기서 멈춰서 더 나가질 못했다. 억지로 억지로 여기까지 끌고 와 마감일을 몇 시간 앞두고 보니 다시 아쉬움이 커진다.

오늘은 입에 담기도 조심스러운 비극이 벌어진 이튿날이다. 보잘것없는 글을 내면서 그 일을 언급해도 되는지 의심하게 되지만, 세상을 사랑하는 일이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슬픈 일을 슬픈 일이라고 말하는 것, 그렇지만 슬퍼하는데 그치지 않고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 밝히고 해결하려 애쓰는 것. 할 말을 찾으려고 애쓰는 것. 사소한 평화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모두가 평화롭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애를 써야 하는지, 그 일을 소홀하게 여기지 말자고 덧붙일까 말까 하는 말을 여기 붙인다.



 

이 에세이는 배우 서기 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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