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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을 찾아서: 살며 사랑하며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

고물가 고유가 고금리, 삼‘고(高)’의 습격- 슬기로운 생활

작성일
2026-04-11 17:28

미국 생활 10년 차든, 40년 차든 요즘 장보기가 무섭다는 말씀들을 이구동성으로 하십니다. 마켓 카트에 계란 한 판, 우유 한 팩, 고기 조금 담았을 뿐인데 계산대 숫자는 어느새 100달러를 훌쩍 넘기기 일쑤죠. 고물가, 고유가, 그리고 고금리. 이른바 ‘3고(高) 시대’가 우리 한인들의 아메리칸 드림을 매섭게 몰아치고 있습니다.

팬데믹의 긴 터널을 지나면 따스한 봄날만 올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한인들이 누구입니까. 낯선 땅에 맨손으로 건너와 오일 쇼크와 리세션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자식들을 키워낸 ‘강인한 생존 DNA’를 가진 민족 아니겠습니까. 이 힘든 시기를 조금 더 슬기롭고, 마음 편하게 건너가기 위한 몇 가지 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1. 가계부의 재발견: ‘새는 돈’은 숫자로만 잡힙니다

미국 생활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나도 모르게 빠져나가는 ‘자동 결제’와 ‘구독 서비스’입니다. 예전에는 종이 가계부를 썼지만, 이제는 뱅킹 앱을 수시로 확인하며 우리 집 경제의 ‘기초 대사량’을 파크(Park) 해야 합니다.

  • 구독 다이어트: 보지도 않는 스트리밍 채널, 잊고 있던 멤버십을 과감히 정리하세요. 한 달에 10달러, 20달러가 모이면 일 년에 수백 달러의 비상금이 됩니다.
  • 외식보다는 ‘집밥의 정’: 가끔은 한국 식당에서의 외식이 큰 위로가 되지만, 빈도가 잦아지면 가계에 큰 부담이 됩니다. 대신 한인 마트의 세일 품목을 공략해 ‘오늘의 특식’을 만들어 보세요. 절약은 물론 가족 간의 대화도 깊어질 것입니다.
  1. 금리와의 전쟁: 빚은 줄이고 신용은 지키고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소식에 모기지 페이먼트나 신용카드 대금을 보며 한숨짓는 분들이 많습니다. 고금리 시대에는 ‘버는 것보다 안 쓰는 것’이, 그리고 ‘이자 비용을 줄이는 것’이 최고의 재테크입니다.

  • 고이율 부채부터 정리: 20%가 넘는 신용카드 이자(APR)는 가장 먼저 척결해야 할 적입니다. 여유 자금이 있다면 저축보다는 카드 빚을 먼저 갚는 것이 실질적인 수익률 면에서 훨씬 유리합니다.
  • 신용 점수 관리: 금리가 높을수록 신용 점수(Credit Score)의 가치는 빛납니다. 점수가 높아야 추후 재융자(Refinancing)나 꼭 필요한 대출을 받을 때 조금이라도 낮은 이율을 적용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1. ‘커뮤니티’라는 든든한 방패

미국 생활의 외로움과 경제적 압박을 혼자 짊어지려 하지 마세요. 우리에겐 한인 사회라는 끈끈한 네트워크가 있습니다.

  • 정보가 곧 돈: 어느 주유소가 저렴한지, 어떤 마트가 이번 주 세일을 크게 하는지, 정부의 에너지 보조금 혜택은 무엇인지 등 생생한 정보는 이웃과 교회, 지역 한인 커뮤니티에서 나옵니다.
  • 나눔의 경제: 아이들 옷이나 깨끗한 중고 가구 등은 로컬 한인 사이트를 통해 나누거나 저렴하게 구입해 보세요. ‘새것’만 고집하기보다 ‘가치’를 공유하는 문화가 절실한 때입니다.

 

경제 지표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 숫자가 우리의 삶을 옥죄는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기억하십시오. 비바람이 거세게 불 때 가장 위험한 것은 비에 젖는 옷이 아니라, 마음속의 희망이 꺼지는 것입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옆에 있는 가족들의 손을 한 번 더 잡고, "우리 잘 해내고 있다"며 서로를 격려해 주세요. 한국인 특유의 성실함과 지혜로 이 파고를 넘다 보면, 어느덧 바람은 잦아들고 다시 맑은 하늘이 찾아올 것입니다.

비싼 개솔린 값에 장거리 여행은 힘들지라도, 동네 공원을 산책하며 다니던 스타벅스 대신 집에서 내려온 텀블러 속의 커피 한 잔에서 행복을 찾는 '소확행'의 지혜가 필요한 2026년 봄입니다. 우리 모두 힘냅시다!

 

 

  • 글쓴이 LaVie
  • 전 금성출판사 지점장
  • 전 중앙일보 국장
  • 전 원더풀 헬스라이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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