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마블 전성기 끝났나…'앤트맨3'까지 연이은 흥행 부진 왜

작성자
KReporter2
작성일
2023-03-19 12:52
조회
394

익숙지 않은 세계관과 캐릭터·OTT 시리즈로 쌓인 피로감이 원인

가오갤3·더 마블스 등 차기작에 타격 줄 가능성 높아

마블 스튜디오

'토르: 러브 앤 썬더'('토르 4'),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블랙 팬서 2')에 이어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앤트맨 3')까지. 마블 스튜디오에서 내놓은 히어로물 세 편이 연달아 흥행 부진을 겪고 있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7월과 11월 개봉한 '토르 4'와 '블랙 팬서 2'는 각각 누적관객수 271만 명, 210만 명으로 막을 내렸다. 각 시리즈의 전편인 '토르: 라그나로크'(485만명), '블랙 팬서'(539만명)보다 현저히 낮은 성적이다.

올들어서도 지난달 15일 선보인 '앤트맨 3'는 한 달 동안 154만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최근 하루 관객수는 1천명도 채 되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국내에서 개봉한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 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134만 명) 이후 9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블 영화의 흥행 부진에는 '아이언맨'부터 '어벤져스: 엔드게임'까지 10여년에 걸쳐 구축된 세계관에 비견될만한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 디즈니+ 시리즈로 확장된 콘텐츠로 인한 피로감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마블 스튜디오가 이런 상황을 타개하지 못할 경우 올해 개봉을 앞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 '더 마블스'의 흥행도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 평론가 평가도 최악 '앤트맨 3'…매력 없는 빌런에 돌아선 관객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로튼 토마토 평점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로튼 토마토 평점

[로튼 토마토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앤트맨 3'는 평론가 평가에서도 MCU 사상 최악의 점수를 받았다.

미국 비평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이 작품의 신선도 지수는 47%다. '이터널스'(2021)와 함께 MCU 작품 중 최저점을 기록한 것이다. 평론가들의 참여로 이뤄지는 신선도 지수는 60점 이하일 경우 '썩은 토마토' 등급을 받는다. MCU 작품 중 이 등급을 받은 작품은 '이터널스'와 '앤트맨 3'뿐이다.

가장 큰 문제는 MCU '최강 빌런' 타노스를 대체할 새 악당으로 관심을 모았던 정복자 캉(조너선 메이저스 분)이 기대만큼의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주 생명체의 절반을 죽여서라도 세상이 유지되면 된다'는 신념을 통해 관객에게 철학적 질문을 던졌던 타노스와 달리 캉은 그저 강력한 힘을 가진 인물로만 묘사된다. 또 시간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그 능력마저 앤트맨(폴 러드) 가족과의 대결에서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주인공인 앤트맨이 아닌 캉에 더 무게를 실어 시리즈의 기존 팬을 사로잡지 못했다는 점도 또 다른 이유다 이번 작품에서 앤트맨은 캉의 존재를 부각하기 위한 조연으로 전락했다. 그 과정에서 시리즈 특유의 B급 감성과 유머 코드도 희미해지면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 OTT 시리즈로 확장된 세계관에 '부담'…"진입장벽 높아져"




디즈니+ 제공

디즈니+ 제공

[디즈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마블민국'(마블과 대한민국을 합친 신조어)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구가했던 마블 히어로물은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마블 스튜디오에서는 이후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2021)을 통해 새로운 히어로를 내세우고, 마동석이 출연한 '이터널스'(2021)에서는 어벤져스의 뒤를 이을 새 히어로 집단을 선보였지만 두 작품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새로운 빌런을 내세운 '앤트맨 3'도 마찬가지다.

김성수 평론가는 "페이지 5로 들어간 마블의 세계관을 알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며 "이전 작품은 오랜 기간 사랑받은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했기에 몰입할 여지가 많았지만, 새로운 인물들은 아직 낯설게 느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극장용 영화 외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리즈 작품이 끊임없이 나오면서 대중의 피로감이 누적된 탓도 있다.

마블 스튜디오가 속한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지난 2년간 OTT 플랫폼 디즈니+를 통해 '완다비전', '팔콘과 윈터 솔져', '로키', '호크아이' 등 총 7개의 MCU 오리지널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들 시리즈의 내용은 신작 영화에도 일부분 반영되는데, 이는 곧 세계관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봐야 할 작품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앤트맨 3'의 경우 앞서 공개된 시리즈 '로키'에서 정복자 캉이 '계속 존재하는 자'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했다. '더 마블스'에는 시리즈 '미즈 마블'의 주인공 카멀라 칸(이만 벨라니)이 나올 예정이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디즈니+ 시리즈까지 봐야만 영화를 더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부분들이 생기다 보니 진입장벽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 한 작품만의 실패가 아니다…"다른 마블 작품에 영향 줄 것"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 걸린 '토르: 러브 앤 썬더' 포스터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 걸린 '토르: 러브 앤 썬더' 포스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러한 마블 스튜디오 작품의 연이은 흥행 실패는 해당 작품뿐 아니라 추후 개봉할 마블 스튜디오 작품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개봉 예정작으로는 오는 5월과 11월 개봉 예정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와 '캡틴 마블' 후속작 '더 마블스'가 있다.

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는 "MCU 작품은 한 작품의 평점이 다음 영화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며 "같은 시리즈가 아니더라도 전체 작품이 소위 '한 통 속'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작품에 대한 혹평과 저조한 성적이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새로운 관객을 모으지 못하도록 만들며 타격을 준다는 것이다. 특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나 '더 마블즈'처럼 해당 시리즈의 팬을 보유한 작품보다는 새로운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신규 시리즈의 경우 그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마블은 최근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스티븐 연의 출연 소식이 전해진 '썬더볼츠', 마허셜라 알리가 주연을 맡은 '블레이드' 등의 신작을 계속해서 내놓을 예정이지만 지금으로서는 이들 작품이 흥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연합뉴스 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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