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정보

우리 아이, 치과 첫 방문 시기

작성자
KReporter3
작성일
2022-10-26 15:53
조회
785

언제 치과를 처음 가셨나요?

시애틀 닥터오의 치과 스토리

여러분은 언제 처음 치과를 가셨나요?

저의 첫 치과 방문은 11살 때였습니다. 엄마의 육안으로 확인했을 때, 충치일 것 같은 색깔, 즉 갈색, 검은색, 등등 평범하지 않은 색이 입안에 발견됐을 때, 처음 치과를 방문했습니다. 다행히 X-ray 상으로 숨겨진 충치가 발견되지 않아 치료는 때우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만, 치과 의사가 되고 보니 저의 첫 치과 방문은 많이 늦었다는 판단이 됩니다.

한국이 가난했던 시절, 치과를 간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사치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이제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한국 어디를 간다 해도 먹을 것이 없어서 굶을 정도의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국민 GDP 성장과 함께 더 많은 가공음식의 섭취로 인해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치료는 사치가 아닌 필수가 된 시대가 온 것입니다.

치과 첫 방문은 언제가 좋을까요?

아이의 첫니는 생후 6개월에 솟아납니다. 이때가 아아의 치과 첫 방문 시기입니다. 모유나 우유는 균을 증식시키기에 아주 좋은 영양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가 없는 아기라도 입 안에는 이미 자기의 때를 기다리고 있는 균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치아가 나기 전에도 하루에 한두 번씩 아이의 잇몸을 젖은 거즈로 닦아내듯이 마사지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생후 6개월이 된 털이 보송보송한 아이를 데리고 치과 병원에 가면 나이 드신 치과의사들은 갓난애가 충치도 없는데 왜 데려왔느냐고 핀잔의 눈빛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예전 사고방식에 갇혀 있거나, 현시대를 이해하지 못하시는 분이기에 피해야 합니다. 현대 치과 상식을 지닌 치과 의사라면 아이를 잘 데려왔다며 부모를 칭찬할 것입니다.

갓난아기의 입안에도 위험한 세균이 있나요?

네. 있습니다. 양육자들의 입에서부터 새 살림 차린 충치균들 되시겠습니다. 완벽하게 차단하기는 힘들지만, 유치가 다 생성되기 전인 생후 36개월 전까지는 아기들 입에 뽀뽀를 금지합니다. 물론 그 이후에도 구강 위생에 자신이 없다면, 안 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양육자들, 특히 조부모님들의 구강 건강이 좋지 못하다면 정기적인 치과 방문을 강권드립니다. 정기적인 스케일링이 양육자 구강 내의 증식 균을 죽이고 충치와 잇몸치료를 통해 구강 내 유해균의 전염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아기 일 때 치과를 방문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첫째, 부모가 아이를 양육하는 동안 치아 건강을 잘 유지하겠다는 일종의 약속 의식입니다. 이 의식에 치과 의사가 함께 하여 증인이 되는 것이지요. 아이의 건강과 직결된 의식이다 보니 백일잔치나 돌잔치보다 치과 첫 방문 의식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백일잔치와 돌잔치는 문화이기도 하지만, 외형적인 모습이 드러나기 때문에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부모나 조부모의 만족을 위해 또 타인을 눈을 의식해서 치러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가 첫니가 나왔을 때 아이를 데리고 처음 치과를 방문하는 일에는 타인을 의식하는 의도나 자기만족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첫 치과 방문으로 이어진 치아 건강은 성인이 된 자녀에게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될 것입니다. 자신의 진정한 건강을 생각했던 부모를 생각하며 ‘내가 이렇게 사랑받는 아이였구나.’를 예상치 못하게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치과 첫 방문 사진을 찍어놓으세요. 큰 기념이 됩니다.)

둘째, 치과 의사에게 어릴 적 충치가 덜 생기게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조언들을 듣고 삶에 실천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충치균에 최적화된 가공음식들이 많아 이유식을 하는 시점부터 충치균을 입주시킬 준비를 너도나도 앞다투어 잘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양육자들의 입에서 온 균들이 이미 활동이 시작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치과를 처음 방문한다면, 실제적으로 아아의 구강 건강을 위한 올바른 습관에 영향을 끼치고 더불어 부모도 함께 치아 건강에 대한 정보를 듣고 함께 건강할 수 있습니다.

셋째, 아이가 치과 가는 것을 삶의 일부라고 여겨 성인이 되어서도 치아를 잘 관리하도록 좋은 습관을 유지하게 할 수 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 치과에 대한 기억이 좋지 않은 이유는 이미 너무 늦었을 때, 치과에 갔기 때문입니다. 첫 치과 방문이 검진이 아니라 발치나 충치치료였다면 커다란 트라우마로 남습니다. 열 번의 치과 방문 중 한 두 번이 주요한 치과 치료라면, 아이의 정신적 외상은 그리 크지 않을 것입니다.

영구치가 나오는 데 왜 유치에 신경을 써야 하나요?

유치가 있는 동안 함께 자라던 충치균이 새 영구치가 났다고 해서 사라질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유치에 충치가 있었다면, 영구치 또한 충치균의 공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유치는 영구치의 자리를 보전하는 공간 유지 장치입니다. 유치에 충치가 많아 일찍 발치를 했다면, 영구치의 자리가 확보되지 못해 부정교합 혹은 덧니(뻐드렁니)는 불 보듯 뻔합니다. 이런 경우, 교정하는데 더 오랜 시간과 더 많은 금전 소비가 예약되어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여러분의 치아 상태는 지금 어떻습니까? 부모님과 함께 간 첫 치과 방문을 떠올려보세요. 현재 치아 상태와 관련이 있으신가요? 백 프로 관련이 있다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됩니다.

내 아이 혹은 여러분의 치과 방문이 늦었다고 해서 우울해하지 마시고, 충치의 여부에 상관없이 가까운 치과에 내원하시기 바랍니다. 박명수 씨 말대로 ‘늦었다고 생각됐을 때는 이미 늦었다’고 해서 안 가실 건가요? 늦어도 가야 하는 곳이 치과입니다. 아무쪼록 치과 방문에 열을 내시어 아이든 부모든 남녀노소 모두 함께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이 에세이는 브런치 작가 시애틀 닥터오 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시애틀 닥터오 님의 치과 스토리를 더 읽고 싶다면: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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