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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없었던 尹 90분 '최후진술'…"빈총 들고 하는 내란 봤나"

정치
작성일
2026-01-14 07:45
조회
60

"근현대사 가장 짧은 계엄 내란으로 몰아…광란의 칼춤"

'계몽령' 주장도 되풀이…"비상계엄, 망국적 패악 호소"

"친위 쿠데타 어떻게 하는지 모르고 생각한 적도 없어"




결심공판 최후진술하는 윤석열

결심공판 최후진술하는 윤석열

(서울=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하고 있다. 2026.1.14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12·3 비상계엄 사태로 사형을 구형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최후진술에서 "비상계엄은 '망국적 패악'에 대해 국민들이 감시와 견제를 해달라는 호소였다"며 이른바 '계몽령' 주장을 되풀이했다.

국회에 투입된 병력은 비무장 상태에서 군중에게 폭행당하고, 국회의원은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본회의장에 들어가 신속히 계엄이 해제됐다며 "공소장은 망상과 소설", "이리 떼들의 내란몰이 먹이가 된 계엄령"이라고 강변했다.

윤 전 대통령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장장 90분에 걸쳐 최후진술을 했다. 14일 0시 11분께 시작한 발언은 오전 1시 41분까지 쉼 없이 이어졌다.

그는 2만자에 가까운 장문의 최후진술서를 준비했지만 문서를 읽다가도 즉흥적으로 발언하는 경우가 많아 최후진술은 다소 두서없고 장황하게 진행됐다.

발언 중 붉게 상기된 얼굴로 가끔 목청을 높였고, 격앙된 목소리로 비상계엄 선포를 거대 야당 탓으로 돌리는 대목에선 고개를 들어 방청석을 바라보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불과 몇 시간 계엄, 근현대사에서 가장 짧은 계엄을 내란으로 몰아 모든 수사기관이 달려들고 초대형 특검까지 만들어 수사해 임무에 충실했던 수많은 공직자가 마구잡이로 입건됐다"며 "숙청과 탄압으로 상징되는 광란의 칼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소장은 객관적 사실과 기본 법상식에 맞지 않는 망상과 소설"이라며 "저도 과거 26년간 수사와 공판을 담당했지만 이렇게 지휘체계도 없이 중구난방으로 여러 기관이 미친 듯 달려들어 수사하는 건 처음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계엄령을 두고 "이리떼들의 내란몰이 먹이가 됐다"며 "대통령으로서 국가비상사태를 국민에게 알리고 이를 극복하는 데 나서주십사 호소하고자 계엄을 선포했다"는 '계몽령' 주장을 이어갔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거대 야당의 줄탄핵, 예산삭감 탓으로 돌리며 "감사원장 탄핵 발의가 안 되면 계엄 선포도 하지 말자고 이야기했다"고도 주장했다.



내란 우두머리 결심공판 중 웃음 보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결심공판 중 웃음 보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변호인들과 대화하며 웃고 있다. 2026.1.13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그러면서 "비상계엄 같은 국가긴급권은 대통령이 배타적으로 행사하는 헌법 권한이고, 실체와 절차적 요건 구비 요건 판단 역시 대통령 전속 권한"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당시 군경의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투입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주장하며 "폭동 자체가 없었다. 국헌문란 고의도, 폭동한다는 인식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 경비와 질서 확보를 위해 투입된 소수 병력 중 일부는 비무장 상태로 담벼락 아래 앉아 있고 일부는 빈 총만 들고 마당에 수천명 군중에 둘러싸여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면서 "국회의원 체포가 누구네 집 애 이름 얘기하듯 나오는 거냐. 체포하면 그다음은 어떻게 할거냐"라고 말했다.

당시 "누구도 국민을 억압하거나 국회의원의 의사일정을 방해하지 않았고 본회의에 출석하고자 하는 의원들은 대부분 들어갔다"며 "새벽 1시 3분께 190석 찬성으로 계엄 해제가 요구됐다. 신속하게, 아마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의결됐다"고 말했다.

국회 경찰 투입을 두고는 "김용현이 제 방에 오지 않았다면 조지호나 김봉식이 이런 식의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지 않았을 텐데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김 전 장관 탓으로 돌렸다.

그는 "계엄 선포 당일 저녁 6시 넘어서 잔치국수 한 그릇을 먹고 앉아있는데 김용현이 와서 '경찰이 몰려오는 인파 질서 유지하게 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며 "그래서 전화를 하려다 저도 할 일이 없어서 얼굴도 볼 겸 경찰청장, 서울청장을 불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위 쿠데타 시도라는 특검팀 주장에 대해 "친위 쿠데타를 기획했다면 계엄 선포일을 다른 날로 잡았을 거다. 국회 회기 중이고 평일이어서 즉시 본회의가 열릴 수 있는데 바보가 아닌 이상 왜 이날 하겠느냐"고 강변했다. '친위 쿠데타를 어떻게 하는지 알지도 못하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는 주장도 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사태의 후폭풍을 오롯이 감내해야 했던 국민에 대한 사과 한마디는 결국 꺼내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최후진술이 종료된 뒤 변호인단이 취재진에 배포한 최후진술서에도 그러한 표현은 보이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에 속한 김홍일 변호사는 최종의견 진술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둘이서만 계엄을 의논했을 뿐 친위 쿠데타라 할 수 있는 어떤 준비도 하지 않았고, 내란죄의 행위 주체인 조직화한 다수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해온 곽종근 전 육군특전사령관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증언에 대해서는 "명백한 허위"라고 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의 최후진술이 길어지며 윤갑근 변호사를 비롯한 일부 변호인들이 조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특검팀은 "공직 엘리트들이 자행한 헌법질서 파괴행위를 전두환·노태우 세력에 대한 단죄보다 더 엄정하게 단죄해야 한다"며 13일 오후 9시 35분께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이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 일원인 유정화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현시점에서 '사형'은 법리가 충분할 때 나오는 결론이 아니라 법리가 불안할 때 호출되는 상징"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already@yna.co.kr


연합뉴스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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