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집값 떨어지자 “손해 보고라도 팔자”…매도자들 울상

시애틀 지역 주택시장에서 집을 산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집을 파는 매도자가 늘고 있다. 한때 매물이 나오기 무섭게 매수자가 몰리던 시장이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빠르게 식으면서다.
주택시장 조사기관 애텀(ATTOM)에 따르면 지난해 시애틀 지역 단독주택 매도자의 5%가 구입가보다 낮은 가격에 집을 팔았다. 전체 매도자 중에서는 소수지만 2022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었다. 콘도와 타운하우스는 상황이 더 심해 매도자의 약 10%가 손해를 보고 팔았다.
최근 시장에서 이런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 프리몬트의 타운하우스를 소유한 크리스타퍼 베일 씨 부부다. 부부는 지난해 94만5천달러를 주고 4베드룸 타운하우스를 구입했지만, 남편인 베일 씨가 지난 3월 애니메이션 제작사 드림웍스에서 해고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정규직을 구하지 못한 채 지출을 줄여야 했고, 결국 집을 매물로 내놓았다.
하지만 두 달 넘게 집이 팔리지 않자 부부는 압류까지 걱정하고 있다. 결국 지난 4월 구입가보다 4만달러 낮게 가격을 내렸지만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베일 씨는 “우리가 집을 알아볼 때만 해도 매물이 나오면 금방 팔렸고, 한 집을 두고 5~6명이 경쟁적으로 입찰했다”며 달라진 시장 분위기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실제 킹카운티의 단독주택 중간가격은 92만달러로 1년 전보다 7% 하락했고, 콘도는 51만5천달러로 6% 떨어졌다. 스노호미시카운티 역시 76만9천달러로 3% 하락했다. 반면 피어스카운티는 60만달러로 2%, 키샙카운티는 60만9천달러로 1.5% 올랐다.
매수세가 약해지면서 집을 팔지 않고 시장이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집주인도 많지만, 이사나 실직 등으로 매도를 미룰 수 없는 사람들은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 콘도 전문 중개인 제프 레이놀즈 씨는 “매도자들이 절박하다고 표현하기보다는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콘도 소유주들의 부담은 특히 크다.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관리비까지 오르는 데다 일부 건물은 유지·보수 문제나 소송 등의 이유로 일반적인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려워 매수자를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켄트에서 2024년 32만5천달러에 콘도를 구입한 조애나 해밀턴 씨도 올해 집을 팔면서 이 같은 어려움을 겪었다. 건물 수리를 위해 1만달러의 특별분담금을 낸 데다 매수자가 일반적인 대출을 받기 어렵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면서 매도를 서둘렀다.
3개월 만에 콘도를 구입가와 같은 32만5천달러에 팔았지만, 매수자의 클로징 비용 1만달러를 부담하고 특별분담금까지 낸 만큼 실질적으로는 손실을 봤다. 해밀턴 씨는 “출혈을 멈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6~8개월 더 기다렸다면 훨씬 더 많은 돈을 잃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높은 가격에 집을 산 사람들의 부담이 크다고 지적한다. 레드핀에 따르면 2022년 7월 이후 주택을 구입한 소유주가 손해를 보고 매도할 위험이 가장 높았다. 주택 가격이 급등하기 전인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구입한 소유주는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았다.
다만 현재 시애틀 주택시장을 과거와 같은 주택시장 붕괴 수준으로 보기는 어렵다. 전국적으로 지난해 5월 매물의 약 6%가 손실 매각 위험에 놓였는데 시애틀은 전국 중간 수준이었다. 2010년대 주택시장 침체기에는 전국 매물의 절반가량이 손실 매각 위험에 처했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 큰 차이가 있다.
주택 가치보다 대출금이 많은 이른바 ‘깡통주택’도 시애틀 지역에서는 제한적인 수준이다. 애텀에 따르면 시애틀·타코마·벨뷰 지역에서 주택 가치보다 대출금이 25% 이상 많은 주택담보대출은 전체의 2.5%에 그쳤다. 반면 주택 가치의 절반 이하만 대출금으로 남아 있는 주택 소유자는 43%에 달했다.
결국 최근 주택시장 변화의 가장 큰 부담은 높은 가격에 집을 산 뒤 충분한 자산가치를 쌓기 전에 집을 팔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레이놀즈 씨는 “매도자 입장에서는 시장의 바닥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것이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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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MarkHatfield/Getty Images/iStockphot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