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단속에 악용될라"…렌턴시, 미 서부 최초 감시 카메라 봉쇄

워싱턴주 렌턴시가 개인정보 침해와 이민 단속 활용 우려가 제기돼 온 차량번호판 자동인식 카메라(ALPR) 23대를 모두 물리적으로 가리기로 했다. 미국 서부 지역에서 지방정부가 플록 세이프티(Flock Safety) 카메라 전체를 덮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렌턴시의회는 지난 3일 회의에서 플록 카메라 23대에 덮개를 설치하는 방안을 찬성 6표, 반대 1표로 통과시켰다. 카메라는 이미 지난 5월 4일부터 작동이 중단된 상태이며, 렌턴 경찰은 플록 시스템과 별도로 다른 차량번호판 인식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플록 카메라의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논란 속에서 나왔다. 지난해 워싱턴대 연구진은 렌턴을 포함한 주내 여러 기관의 플록 시스템에서 보안 취약점이 발견됐으며, 연방 국경순찰대가 렌턴의 카메라 데이터에 접근한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워싱턴주 의회는 차량번호판 인식 기술의 사용 범위를 제한하는 법을 마련했고, 밥 퍼거슨 주지사는 지난 3월 관련 법안에 서명했다. 새 법은 ALPR을 중범죄·중경죄 수사와 도난 차량 및 실종자 수색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이민 단속이나 낙태·표현의 자유 등 보호되는 활동을 추적하는 데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렌턴 경찰은 법 시행을 앞두고 카메라를 일시 중단한 뒤 지난 4월 재가동했지만, 시의회는 주민들에게 충분한 공지가 없었다는 지적 속에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다시 작동을 중단시켰다.
카르멘 리베라 시의원은 “카메라는 이미 작동하지 않고 있어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며 “카메라를 가리는 것은 주민들의 우려를 듣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간단한 조치”라고 말했다.
반면 존 슐트 렌턴 경찰서장은 플록 카메라가 범죄 해결과 공공안전 강화에 도움이 된다며 지속적인 사용을 주장해왔다.
이번 결정에 따라 렌턴시의 카메라 23대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가려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비슷한 조치를 취한 오하이오주 데이턴과 일리노이주 에번스턴, 위스콘신주 베로나에서는 검은색 쓰레기봉투를 이용해 카메라를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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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KING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