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석방 명령도 무시”…ICE 구금 논란에 미 사법부 ‘격앙’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강화 속에 연방 이민당국이 법원 석방 명령을 따르지 않고 구금자를 계속 억류한 사례가 잇따르면서 미 사법부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미 캘리포니아 동부지방법원의 트로이 넌리 수석판사는 최근 석방 명령 이후에도 구금자를 계속 억류한 데 대해 법무부 변호사 조나단 유(Jonathan Yu)에게 벌금 250달러의 제재를 부과했다. 연방 판사가 정부 측 변호사를 공식 제재하는 것은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넌리 판사는 결정문에서 “법원의 명령이 반복적으로 이행되지 않았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해당 구금자는 석방 이후에도 여권과 운전면허증 등 개인 소지품을 돌려받지 못한 채 거리로 내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안은 최근 이민자 구금 정책 변화와 맞물려 법원과 행정부 간 긴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미 국토안보부는 지난해부터 체포된 이민자 전원에 대해 ‘의무 구금’ 원칙을 확대 적용하고 있으며, 이는 과거 국경에서 체포된 일부 사례에 한정됐던 정책에서 크게 강화된 것이다.
이로 인해 기존에는 보석 심리를 통해 석방 여부를 판단받던 이민자들이 연방 법원에 인신보호청원(habeas corpus)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구제를 요청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동부지방법원에 접수된 관련 청원은 올해 들어 2천700건을 넘어 전년 대비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법원은 상당수 사건에서 구금의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석방을 명령하고 있으나, 일부 사례에서는 행정부의 이행 지연 또는 불이행이 문제로 지적된다. 넌리 판사는 “구금 대상이 아닌 사례가 다수”라며 “적법 절차에 따른 심리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사법 시스템 전반에 과부하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일부 연방법원은 이민 관련 사건 급증으로 ‘사법 비상상황’을 선언하기도 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 인권단체는 현행 정책이 적법절차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국토안보부는 “모든 법원 결정을 준수하고 있으며, 최종 판단은 상급 법원에서 가려질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련 쟁점이 연방 항소법원을 거쳐 결국 연방대법원 판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Copyright@KSEATTLE.com
(Photo: Los Angeles Tim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