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값 더 오른다” 불확실성 속 가계 지키는 생존 전략은?
식료품 가격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미국 가계에 또 한 번의 물가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팬데믹 시기의 공급망 교란으로 이미 가격이 오른 상태였지만, 최근엔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과 대규모 이민자 추방이 농업을 비롯한 식품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식료품 가격의 미래를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불안과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특히 기존에 식품 부족을 경험했거나 불안장애를 겪는 사람들에게는 현재 상황이 더욱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지만, 개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은 한정적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상황에서 우리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식품 낭비를 줄이는 것이다. 가족이 실제로 소비할 수 있는 만큼만 구매하고, 냉장고와 찬장의 재고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식재료가 상하기 전에 활용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특히 딸기나 연한 잎채소처럼 쉽게 상하는 식품은 먼저 소비하고, 사과나 단단한 채소류는 그 뒤에 섭취하는 방식이 권장된다. 대형마트에서 한꺼번에 많은 양을 사는 대신, 필요한 시점에 소량만 구매하는 식습관도 도움이 된다.
팬트리에 보관하는 식품의 경우, 관세 인상으로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품목에 한해 일부를 미리 사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바닐라, 메이플 시럽, 커피 등의 품목은 상황에 따라 가격이 급등할 수 있어 적절한 선에서 비축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다만, 팬데믹 당시 지나친 사재기를 경험했던 소비자라면, 이번에는 그 충동을 되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한 소비자는 “팬데믹 때 비축한 땅콩버터를 최근에야 다 먹었다”며 웃었다.
간단한 식단 계획도 유용하다. 반드시 복잡한 계획이 아니어도, 저녁 식사의 남은 음식이나 냉장고 속 신선식품을 고려한 일주일 단위 식단표는 음식 낭비를 줄이고 예산을 절약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직접 기르는 것도 하나의 해법이다. 다만 정원이나 텃밭이 없는 상태에서 새로 시작한다면 초기 비용이 상당할 수 있다. 씨앗이나 모종 구매뿐 아니라 흙, 물, 식물 지지대, 필요 시 온실 설치 등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자리를 마련해둔 상태라면 토마토, 허브, 샐러드 채소, 오이, 마늘, 라즈베리 등 수확량이 높고 시장에서 비싼 품목 위주로 재배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최근 가장 관심을 받는 품목 중 하나는 바로 달걀이다. 치솟는 달걀 가격 탓에 직접 닭을 키우려는 가정도 늘고 있지만, 이는 단순한 경제 논리로 접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닭장을 마련하고 사료, 깔짚, 물·먹이 용기, 겨울철 난방 장비, 병아리 사육 공간까지 준비해야 할 것이 많으며, 장기적인 돌봄이 필수다.
한때 닭을 키웠던 한 주민은 “닭 사육은 재미있고 달걀 맛도 훌륭하지만, 결코 저렴하진 않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외에도 전통적인 소비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장을 보기 전 할인 전단지를 확인하고, 구체적인 구매 목록을 작성해 충동구매를 줄이는 것이 기본이다. 마트 멤버십을 활용하고, 식료품 구매에 혜택을 제공하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실질적인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단위 가격 비교를 통해 할인 품목이라 해도 실제로 더 비싼 경우를 구분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름 있는 브랜드 제품보다 품질이 유사한 자체 브랜드 상품을 선택하면 가격 부담을 낮출 수 있으며, 대용량 구매는 소비량을 고려한 경우에만 유리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것이다. 가격이 급등한 식품 중 일부는 일정 기간 동안 소비를 줄이거나 아예 구매하지 않는 선택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평소 즐겨 먹는 아보카도가 과도하게 비쌀 경우, 잠시 구매를 중단하고 대체 가능한 식품으로 균형 잡힌 식단을 구성할 수 있다.
식료품 가격 상승은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가계의 일상과 직결된 현실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불안에 휘둘리기보다는, 변화된 환경에 맞춰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소비 전략을 세우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작은 실천들이 모이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일상에서 일정 수준의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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