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따라 보험료 차이?”…워싱턴주 주택보험 격차 전국 3위

워싱턴주에서 히스패닉계 주민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주택 소유자들이 백인 주민이 다수인 지역보다 평균 18% 높은 주택보험료를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재해 위험과 주택 노후도 등 지역별 위험 요인을 반영한 뒤에도 격차가 상당 부분 남아 보험료 산정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연맹(CFA)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히스패닉계 주민이 다수인 지역의 주택 소유자는 백인 거주 지역보다 평균 30% 높은 주택보험료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흑인 주민이 다수인 지역도 백인 지역보다 평균 16% 높았다.
워싱턴주에서는 히스패닉계 주민이 다수인 우편번호 지역의 보험료가 백인 지역보다 평균 18%, 연간 278달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 대상 17개 주 가운데 플로리다와 뉴욕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격차다. 워싱턴주는 흑인 주민이 다수인 우편번호 지역이 많지 않아 흑인과 백인 지역 간 격차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주택의 노후도와 밀집도, 환경적 위험, 보험 청구 빈도 등 보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반영하면 격차는 줄어들었지만 사라지지는 않았다. 조정 이후에도 히스패닉계 지역은 11%, 흑인 지역은 10% 높은 보험료를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글러스 헬러 CFA 보험담당 국장은 “주택 소유를 둘러싼 시장이 진정으로 불공정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보험료 급등의 부담이 과거 인종차별적 주거 정책인 레드라이닝의 영향을 받아온 지역에서 특히 크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주 보험감독관실도 보고서 결과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보험감독관실은 동일한 보장에 대해 흑인과 히스패닉계 지역 주민들이 상당히 높은 보험료를 부담한다는 분석은 보험료 산정 방식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보험업계는 지역별 보험료 차이가 실제 위험도 차이를 반영한 결과라며 반박했다. 전국상호보험회사협회는 우편번호별 가격 산정이 지역별 재해 위험과 같은 측정 가능한 요인을 반영한다며, 우편번호를 보험료 산정에서 배제할 경우 위험도가 낮은 지역 주민들이 위험도가 높은 지역의 비용을 떠안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은 자연재해 증가와 건축비 상승으로 주택보험료 자체가 급등하는 가운데 나왔다. 대출정보업체 렌딩트리에 따르면 미국의 주택보험료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46% 상승했다.
CFA는 보험사들이 보험료 산정 모델이 특정 인종 집단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도록 하는 한편, 보험료 산정에 활용하는 지역 단위를 우편번호보다 확대하고 보험 거래 관련 세부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워싱턴주도 관련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주 의회는 2024년 보험사가 신용기록과 기타 보험료 산정 요인을 활용하는 방식이 인종·민족별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약 50만달러의 예산을 배정했다. 관련 보고서는 내년 여름 제출될 예정이다.
워싱턴주 보험감독관실은 보험료가 인종이나 사회경제적 지위를 사실상 대신하는 특성이 아니라 실제 위험에 근거해 산정돼야 한다며, 보험사의 가격 책정 관행과 알고리즘에 편견이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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