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4%가 기준선?…미국인들, 더 높은 이자 찾아 은행 옮긴다

미국인들이 한 번 개설한 은행 계좌를 장기간 유지하는 대신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금융기관을 적극적으로 찾아 자금을 옮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예금금리 연 4%가 은행을 갈아탈지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으로 부상하면서 전통적인 은행들의 고객 유지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레딧 원(Credit One) 뱅크가 지난 4월 미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은 다른 은행으로 자금을 옮길 만한 최소한의 조건으로 연 4%의 연간수익률(APY)을 꼽았다. 이는 현재 이용 중인 은행의 금리가 4%로 떨어지면 무조건 계좌를 옮긴다는 의미가 아니라, 더 높은 금리를 찾아 은행을 옮길 경우 최소 연 4% 수준의 수익률은 제공돼야 한다고 본다는 뜻이다.
미국의 평균 예금금리가 0.38% 수준에 머무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적극적으로 비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예금액이 2만5천달러라면 연 4%와 0.38%의 금리 차이로 발생하는 이자 수익 차이는 연간 약 900달러에 달한다.
실제로 젊은 세대일수록 금리 차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Z세대 응답자의 약 3분의 2는 더 높은 예금금리를 받기 위해 최근 1년간 저축금액 일부를 다른 은행으로 옮겼다고 답했다. 반면 베이비붐 세대에서 같은 행동을 했다는 응답은 10명 중 3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모바일뱅킹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스마트폰으로 쉽게 금융기관을 비교하고 자금을 옮길 수 있지만, 지점 이용을 선호하는 고령층은 은행을 바꾸는 데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신 중이거나 출산을 앞둔 응답자들의 금리 민감도는 특히 높았다. 이들 가운데 10명 중 7명가량은 최근 1년간 더 높은 금리를 찾아 저축금을 다른 은행으로 옮겼다고 답해 전체 평균인 48%를 크게 웃돌았다. 또 이들 중 3분의 2 이상은 현재 은행이 예금금리를 1%포인트 낮출 경우 즉시 다른 은행으로 옮기겠다고 답했다.
다만 금리 인하가 곧바로 대규모 계좌 이탈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은행이 예금금리를 1%포인트 낮출 경우 즉시 은행을 바꾸겠다는 응답은 5명 중 1명에도 못 미쳤다. 대신 응답자의 약 3분의 2는 금리 인하를 계기로 다른 은행의 조건을 비교하고 더 나은 선택지를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당장 계좌를 해지하지 않더라도, 금리 인하가 고객의 이탈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금리 외의 조건도 은행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두 은행의 예금금리가 같더라도 한쪽 은행이 월 이용료를 없앤다면 더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는 은행으로 옮길 수 있다고 답했다. 이는 단순히 금리만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수수료 등 전체 금융 조건을 따져 은행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저축예금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를 보유한 미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예금금리와 계좌 이동, 금리 인하에 따른 행동 변화, 은행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비금리 요인 등을 조사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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