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해도 부모 집 못 떠난다…미국 청년 3명 중 1명 ‘캥거루족’
미국에서 직장을 가진 청년층 상당수가 경제적 이유로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이 곧 경제적 독립으로 이어지던 과거와 달리 치솟은 집값과 임대료, 학자금 대출 부담이 청년층의 자립을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리얼터닷컴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와 함께 사는 25~34세 청년 가운데 약 70%가 직업을 가진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나 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청년 비율이 증가하는 이유가 단순히 실업 때문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안정적인 소득이 있어도 독립이 어려운 현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25~29세 성인 중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비율은 20.4%로 집계됐다. 이는 25년 전보다 약 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30~34세 연령층의 경우 부모와 동거하는 비율이 2000년 7.1%에서 지난해 12.7%로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원인으로 주택 가격 급등을 꼽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중위 주택가격은 43만 달러로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보다 34.4% 상승했다. 임대료 상승 폭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같은 기간 약 18% 오르며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을 키웠다.
학자금 대출과 자동차 할부금, 신용카드 부채도 독립을 늦추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젊은 세대는 주택담보대출보다 소비성 부채 비중이 높아 자산 형성이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부모 집에 산다고 해서 경제적 부담이 없는 것도 아니다.
퓨 리서치 센터 조사에 따르면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의 72%가 생활비를 분담하고 있으며, 65%는 식비·공과금 등 가계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또 46%는 임대료나 주택담보대출 상환에도 일부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부모 세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녀와의 동거가 길어지면서 은퇴 후 주택 규모를 줄이려던 계획을 미루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일부 가정에서는 3세대가 함께 거주할 수 있는 주택 수요까지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높은 주거비 부담이 지속되는 한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청년층 비율 역시 당분간 증가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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