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백만장자 소득세’ 추진 가속…주지사 “서명 준비돼”

밥 퍼거슨 워싱턴주지사가 연소득 100만달러를 초과하는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소득세 도입을 공식 지지하며, 내년 입법이 이뤄질 경우 법안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퍼거슨 주지사는 23일 기자회견에서 일부 민주당 주의원들이 추진 중인 이른바 ‘백만장자 소득세’ 방안에 대해 지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해당 안은 연간 조정총소득(AGI) 100만달러 초과분에 9.9%의 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으로, 워싱턴주 인구의 0.5% 미만이 과세 대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예상 세수는 연간 약 30억달러다.
다만 이 세수는 즉시 반영되지 않고, 2029년부터 주 재정에 유입될 것이라고 퍼거슨 주지사는 설명했다. 그는 같은 날 2025~2027 회계연도 후반부를 겨냥한 추가 지출 계획도 공개하며, 현재 주 재정에 23억달러 규모의 재정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퍼거슨 주지사는 소득세 도입에 대한 조건도 제시했다. 그는 새 세금이 저소득·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워킹 패밀리 세액공제(Working Families Tax Credit)’ 확대에 사용돼야 하며, 소상공인에 대한 세금 경감 조치와 함께 K-12 공교육 지원 확대, 판매세 인하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퍼거슨 주지사는 “연소득 100만달러 미만 주민에게 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은 지지하지 않는다”며 과세 기준을 헌법에 명시하고, 물가상승률에 연동하는 방안에도 열려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소득세 도입이 장기적으로 주 재정을 안정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퍼거슨 주지사는 “추가적인 세금 인상이나 지출 삭감을 피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법적·정치적 논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퍼거슨 주지사는 “법안이 통과돼 서명 단계에 이르면 두 가지는 확실하다”며 “법적 소송이 제기될 것이고, 결국 유권자 판단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주 대법원이 과거 소득세를 위헌으로 판단한 전례에도 불구하고, 이번 과세 방식은 법원에서 유지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워싱턴주에서는 2년 전 소득세 도입을 금지하는 주민발의안이 통과됐고, 유권자들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소득세 도입안을 부결시킨 바 있다.
공화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원 공화당 예산 담당인 트래비스 쿠투어 의원은 “법적 판례와 최근 주민발의 결과를 무시한 비현실적인 제안”이라며 “지출 구조를 개혁하는 대신 증세로 문제를 덮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소득세가 향후 더 광범위하게 확대될 가능성도 우려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와 진보 진영은 환영 입장을 밝혔다. 조 피츠기번 하원 다수당 원내대표는 “재정 현실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공공서비스 축소를 막기 위한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퍼거슨 주지사는 이날 진보 진영이 제안해온 자산세(wealth tax)와 관련해서는 기존의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자산세가 법적 불확실성이 크고 세수 확보 시점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대규모 도입에는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시애틀시의 급여세(payroll tax)를 모델로 한 주 단위 과세안에 대해서도 “선호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워싱턴주 의회는 내년 1월 12일부터 60일간의 정기회기에 들어갈 예정이며, 고소득자 소득세 도입 여부가 최대 쟁점 중 하나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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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Jacquelyn Jimenez Romero/Washington State Standar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