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솔린 차량 금지” 물거품 위기…WA 전기차 의무판매 근거 흔들

미국 연방의회가 최근 캘리포니아주의 ‘클린 에어 법(Clean Air Act)’ 면제를 철회하면서, 해당 기준을 따르던 워싱턴주의 전기차 의무판매 정책도 위기를 맞았다.
워싱턴주는 2022년 캘리포니아주의 기준을 모델로 삼아, 2035년부터 가솔린 차량의 신규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로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환경 규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 정책은 캘리포니아주의 연방 면제를 기반으로 한 만큼, 근거가 사라지면서 실행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 아래 공화당이 주도했다. 하원과 상원에서 면제 철회를 추진했으며, 민주당 소속 마리 글루젠캠프 페레즈(워싱턴주) 의원도 공화당 의원들과 함께 찬성표를 던졌다. 동부 워싱턴 출신 공화당 의원 댄 뉴하우스와 마이클 바움가트너도 이에 동참했다.
워싱턴주 정부는 이번 결정으로 미국 내 온실가스 최대 배출원인 교통 부문에서의 배출 저감 노력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더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1967년부터 연방정부보다 강력한 대기환경 기준을 설정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해왔으며, 이를 시행하려면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면제가 필요하다. 현재까지 워싱턴 D.C.를 포함해 16개 주가 캘리포니아의 무공해차(ZEV) 기준을 채택하고 있어, 연방 면제의 철회는 전국적 영향력을 갖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정책 논쟁을 넘어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한 이념 싸움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기후 변화 관련 정책을 “사기”라 칭하며 강하게 반대해왔다.
주 하원의 환경·에너지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 피츠기븐 의원(민주당)은 “이들은 ‘주 정부 권한’을 존중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이번 결정은 명백한 정치적 연막”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 측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존중하고자 전기차 의무화를 반대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밥 퍼거슨 워싱턴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법과 과학, 국민 의사에 모두 역행하는 조치”라며 “우리는 보다 건강하고 청정한 미래를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법정 다툼으로 번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미국의 기후 정책 방향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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