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중 관세 일시 완화에도…시애틀 소상공인 “90일 유예로는 부족”
미국 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던 고율 관세를 일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하면서 시애틀 지역 소상공인들이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90일이라는 짧은 유예 기간에 대해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월 14일(수)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45%에서 30%로 낮추기로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조치를 "관계 재설정(reset)"이라고 표현했지만, 현지 중소기업들은 실질적 도움이 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시애틀 퀸앤 지역에서 18년째 보드게임 전문점을 운영 중인 블루 하이웨이 게임즈(Blue Highway Games)는 대표적인 피해 사례다. 직원 8명과 부부 공동 대표 체제로 운영되는 이 매장은 90% 이상의 제품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업체 공동 대표 킨드라 윌리엄스는 KOMO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45% 관세는 마치 쓰나미처럼 다가왔다”며 “30%로 완화됐다고 해도 여전히 위기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매장은 별도 창고 없이 모든 재고를 매장에 진열해 놓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관세 부담으로 인해 이미 재고는 30% 이상 줄어든 상태다. 킨드라는 “콘텐츠 확장판이 필요한데 물량이 없다”며 “빈 선반을 보며 어떤 게임을 들여올 수 있을지 매일 고민한다”고 말했다.
공급망 불안정과 가격 상승 우려도 여전하다. 조시 윌리엄스 공동대표는 “최악의 상황을 예상해 대비하기도 어렵다”며 “90일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다시 정책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보통 대형 유통업체들은 지금처럼 관세가 낮을 때 대량으로 물량을 확보해 저장할 수 있지만, 우리 같은 소상공인은 그럴 여력이 없다”며 “휴가철 재고 확보도 보통 9월에 시작하는데, 마침 그때 관세 유예가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 입장에서 90일은 준비 기간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킨드라는 “이번 완화 조치로 연말 대목의 타격은 일부 줄일 수 있겠지만, 소규모 업체들은 여전히 영향권 안에 있다”며 “지역 주민들이 사랑하는 동네 가게를 먼저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블루 하이웨이 게임즈는 아직 제품 가격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이는 이전에 확보해둔 재고와 지역 유통업체들이 과거 가격 기준으로 공급하는 제품 덕분이다. 그러나 해당 재고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 향후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부부는 가격 인상 외에도 유료 행사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비용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종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그들의 가장 큰 바람은 “예측 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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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Port of Seattle)